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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삶의 에너지 응축한 현란한 선의 유희 - 이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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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4호 편집팀⁄ 2009.06.30 17:19:10

신항섭 미술평론가 인간의 삶의 동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건강한 신체이다. 신체가 강건하면 그를 집으로 삼는 정신 및 감정 또한 건강하게 마련이다. 예술이란 정신 및 신체의 조화로써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렇다. 예술은 신체적인 행위를 통해 구체화되며, 그 신체적인 행위를 주도하는 것은 정신이고 감정이다. 이렇듯 신체를 사역하는 것은 정신 및 감정이지만, 이는 신체를 통해 존재할 수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우리를 감동의 세계로 이끄는 아름다운 예술의 꽃은 강건한 신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두식의 작업은 삶의 에너지로 넘친다. 그러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시각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무엇보다도 활기차게 전개되는 동적인 선과 강력한 원색적인 색채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뿜어내는 에너지는 감성을 자극하고 정신을 긴장시킨다. 구상이냐 추상이냐, 혹은 아름다우냐 추하냐, 그리고 그 내용은 무엇이냐의 문제를 떠나, 강렬한 시각적인 이미지가 감정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렇듯이 그의 그림은 감상자에게 거기에 반응하고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각적인 여유를 두지 않을 정도로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일종의 미적인 쾌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을 통해 그처럼 강렬한 인상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원색적인 색채 이미지와 활기찬 선의 흐름은 감상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그러나 미적인 감동은 시각적인 자극만으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조형적인 요소가 적절히 조합되어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미적 감흥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의 그림에서는 열정적인 삶의 에너지가 유달리 강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의식적인 사고 및 행위의 결과인가, 아니면 그 자신의 내부에 잠재된 삶의 열정과 에너지가 무의식적으로 그림을 통해 표출되는 것일까? 그의 일상적인 삶을 지켜보면 결코 의식적인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선천적으로 열정의 화신과 같은 왕성한 활동력과 체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화가와 대학 교수 외에도 한국미협 이사장을 지냈는가 하면, 홍익대 미대 학장을 역임하였으며, 뒤늦게 일본 교토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뿐만 아니라, 미술 외적인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 수면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을 만큼 시간을 쪼개어 쓰고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지치는 기색이 없다. 하지만 작업량은 그 누구보다도 적지 않다. 화가야말로 본업이라는 직업정신에 투철하다.

그가 그림에 얼마나 투철한지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씨를 쓰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손에서 붓을 놓지 않는다 함은 항시 그림을 그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의무감에서든 또는 어떤 동기에 의해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충동이나 미적 감흥이 일어날 경우에는 거기에 즉시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태도이다. 그러고 보면 그는 천상 화가일 수밖에 없다. 직업정신에 투철한 진정한 프로인 것이다. 그의 그림은 바로 이와 같은 타고난 삶의 열정과 강인한 체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그의 작업은 조형적인 아름다움 및 의미 내용을 천천히 음미하기보다는 감성적인 접근이 용이한지 모른다. 그의 그림에는 그처럼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까닭이다. 발랄하고 경쾌하게 움직이는 선의 형태 및 흐름이 그러하고, 격정적인 원색 이외에도 다양한 색채가 만들어내는 점이나 색반이나 색면 그리고 여러 가지 자연물상의 형상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처럼 다양한 이미지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조형적인 논리는 일목요연하다. 오랜 동안 동일한 패턴의 작업을 지속하면서 단지 조형적인 변주를 통해 표현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이는 그림에 대한 확고한 자기 신념의 증표이다. 그에게 그림은 일상적인 사건의 하나에 불과한지 모른다. 다만 정해진 하루의 일과처럼 기계적인 행위의 결과로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경건한 의식과 같은 무게로 진행된다. 그리고 어떤 일, 어떤 상황에 있거나 항상 열린 감성으로 세상과 마주함으로써 일상적인 사건들이 그림의 내용과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형태로 연관성을 갖는다. 일상적으로 보고 느끼며 생각하는 것들이 작품 제작을 위한 동인이 되고 때로는 제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같은 일상적인 일들에 의해 자극되는 미적 감흥 또는 창작 충동은 엄격한 내적 질서를 따른다. 그의 그림에는 인물을 비롯하여 누드·새·물고기·잠자리·자전거 따위의 다양한 물상이 전제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크로키의 이미지를 넘지 않는 최소한의 형태에 한정한다. 그러기에 추상적인 이미지가 주도하는 상황에 아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추상에 대립적인 이미지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시각적인 긴장과 활기를 불어넣는 미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두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동대학원 회화과 졸업 일본 교토 조형예술대학 박사(예술학) 개인전 57회 주요 국제전 / 단체전 1974 제1회 서울 비엔날레(국립현대미술관) 1983 한국현대미술전(도쿄 미술관 외 4개 도시 순회전) 1984 CAGNES 국제회화제(Cagnes, 프랑스) 1987 상파울로 비엔날레 (브라질) 1988 한·중 현대회화전(국립역사박물관, 대만) 1995-98 한국현대미술순회전(이탈리아·독일·헝가리·터키·폴란드·스위스·루마니아·영국·오스트리아·프랑스·벨기에·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튀니지·아일랜드) 1996 FIAC(프랑스) 2000~01 아시아 평화미술전(도쿄) 2001 MANIF SEOUL 2001(예술의전당) 2002 이두식, Okano Koji 2인전(도쿄) 2003 제1회 베이징 비엔날레 (중국) 2003 중국 항주 금채화랑 초대전(金彩畵廊, 中國 杭州) 2004 SFAF전(예술의전당) 2005 KCAF(예술의전당) 2006 문신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문신미술관) 2007 갤러리 아트도롬 초대개인전 (독일 포르세하임) 2008 이두식 드로잉 개인전(노화랑) 2009 노신 미술대학 초대 개인전 ‘동방추상 이두식 교수 초대전’(중국 심양) 제17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서울미술협회 이사장 홍익대학교 미술대 학장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 교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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