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로 위축된 시장 심리로 올해 초 수요와 공급 모든 면에서 침체된 상태로 출발한 상가 시장이 2분기 이후 계절적 영향,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시중 부동자금의 증가,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등 호재가 겹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대폭 상승했고, 이에 힘입어 공급량도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에 용산 재개발 등 정치적·사회적 이슈가 겹치면서 상가 시장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늘어났다. 이와 관련, 2009년 상반기 상가시장의 주요 이슈들을 살펴본다. 용산 재개발 참사로 세입자에 대한 권익의식 증가 지난 1월에 용산 재개발 지역에서 있었던 참사는 상가 권리금과 재개발·재건축 세입자 대책에 큰 화두를 던졌다. 이후 상가 세입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으로 휴업보상비를 기존 3개월분에서 4개월분으로 상향조정하고, 조합원 분양 후 잔여 상가에 대한 우선분양권을 제공하는 방안이 제시되어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휴업보상금이 여전히 상가 세입자의 점포 이전을 위한 비용으로 턱없이 부족하고, 우선분양권에 대한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탓에, 앞으로의 추가 대책이 주목되고 있다. 상업용 건축물 거래량 증가 및 건축허가량·착공량 증가세 전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침체되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09년 1/4분기 이후 거래량 증가와 건축허가·착공 건수의 증가 등 수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지난 3월 큰 폭의 거래량 증가를 보여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다만, 이들 수치가 과거의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지역적인 편차가 크다는 점, 건축 허가 건수에 비해 착공 건수가 눈에 띄게 적다는 점에서 하반기 상가 시장을 긍정적으로만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각종 제도 변경 2009년 상반기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는가 하면, 비주거용 부동산 실거래가 기준 과세와 같은 시장에 부정적인 정책도 발표되었다. 먼저, 토지거래 허가제와 관련하여 전국적으로 토지거래 허가구역이 대폭 해제되었고,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 내 토지거래 허가대상 면적이 크게 완화되었으며, 상가의 최초 분양시에는 토지거래 허가 절차가 배제되었다. 또한 도심 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리모델링 가능 연한과 증축 가능 면적 및 용도 완화, 층수 증가 허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건축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발표되어 노후 상업시설의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으며, 대규모 점포 내 판매시설 의무면적비율 완화와 용도 다양화를 내용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로 업종에 대한 제한이 많았던 재래시장과 중대형 상업시설의 활용도도 높아지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에는 비주거용 부동산의 실거래가 기준 과세 계획이 발표되어 과세 형평성과 실효성 면에서 시장의 우려가 표출되기도 했었다. 도시형 생활주택 제도 시행 지난 5월 4일부터 서민과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계 법령이 시행되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번 도시형 생활주택 제도의 시행에 의한 주택법 시행령 등의 개정에 따라, 기존에는 주택법상의 까다로운 제한으로 용도변경이 어려웠던 상가 건물들이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용도변경이 수월해져 상가 상층부의 이용이 다양화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판교 근린상가 큰 손 유입으로 잇따른 통매각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판교 상가 시장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다. 판교 근린상가인 스타식스 게이트와 로데오가 개인투자자에게 통째로 매각되었고, 스타식스 코어와 에메트타운 등 발 빠르게 공급에 들어간 상가들도 높은 계약률을 보였다. 2009년 하반기에 판교 지역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가 입주 예정에 있고, 6월 중순부터 정부의 상업용지 전매 허용 등 상가 공급을 자극하는 호재도 있어, 2009년 하반기에는 판교지역 상가 공급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자영업자 수 회복세로 상가 시장 수익률 제고 한국은행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25%나 인하했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인하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되는 효과를 가져왔고, 경기불황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던 상가 시장에도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일 수 있었던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고, 오히려 금리 인상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 변화에 따른 상가 시장의 대응이 주목된다. 2009년 2월 정부 통계에 따른 전국 자영업자 수는 555만8,000명으로 2000년 2월의 552만4,000명 이래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계절적인 영향으로 2009년 5월 579만1,000명까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30만 명 이상 적은 숫자이다. 상가 시장의 최종 소비자인 자영업자 수의 감소는 임차수요의 감소와 상가의 수익률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장기화될 경우 상가투자에 대한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송파 가든파이브 개장 연기 청계천 이주 상인을 위해 조성한 가든파이브는 지난 4월 개장 예정이었으나, 7월로 1차 개장을 연기한 이후, 오는 9월로 한 번 더 개장이 연기되었다. 가든파이브는 코엑스몰의 16배에 달하는 대형 복합 상업시설로서 높은 분양가로 인해 특별분양 대상인 청계천 이주 상인들에게 외면을 받아 왔다. 6월 초 시행사인 SH공사는 분양 조건과 분양 대상자의 범위를 완화하고, 다점포 공급 및 기준 면적 초과 공급 등의 조건을 걸고 3차 특별분양에 들어갔으나, 정상 개장을 위해 필요한 70%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 분양률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 정상적인 개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