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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先대입제-後공교육’ 원칙 재확인

“대입은 입학사정관제 적극 활용”…곽승준·정두언 사교육 대책 재조명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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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4호 박성훈⁄ 2009.06.30 17:02:00

청와대에서 사교육비 완화, 공교육 정상화, 입시과열 문제 해결 등의 교육개혁 의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사교육 병폐와 입시 위주 관행이 팽배한 교육제도를 전면 개혁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지휘봉을 잡은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14개 주요대학의 총장과 만나 “대학입시제도가 잘 확립돼야 초·중·고교 교육이 정상화된다”며 ‘선(先) 대입제도 확립, 후(後) 공교육 정상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런 이 대통령은 두 달이 지난 6월 24일에도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 교육감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공교육 살리기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때 “현재와 같은 대학입시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초·중·고 교육은 변할 수 없다”는 주문이 반복된다. 같은 말을 공식적으로 반복한 것은 이 대통령의 공교육 개혁의지를 드러낸다. “청소년들 입시 압박 없이 대학 들어가는 게 내 소망” 이 대통령은 교육감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입시에 시달리지 않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며 “학생들이 사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점수 위주의 교육 관행을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각 대학들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하여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입학사정관은 전직 총장들을 중심으로 선발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의견도 덧붙였다. 서울대 등 국립대도 성적 위주의 선발보다 지역과 계층별 할당을 높여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간간이 “가난한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지 못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멈춰져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어려운 학업을 이끌어 가도록 주변에서 도와준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할 때 선생님이 길에서 장사를 하던 자신을 야간 고등학교에 가게 해준 일, 자주 들렀던 청계천의 헌 책방 주인이 책을 주면서 “대학 입학금은 합격한 이후에 걱정하지 왜 지금부터 걱정하느냐”고 조언한 일,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도록 환경미화원 자리를 소개해준 재래시장 상인 등의 이야기였다. 이 대통령은 “이분들이 내 인생의 큰 교훈이 되었다. 어렵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가난의 대물림이 이어지지 않도록 대학 당국과 시도 교육감들이 힘과 의지를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현행 입시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면 서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사교육의 병폐를 제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교육을 안 받아도 대학 가고 취직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자신의 국정철학이 집권 2년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이 대통령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과부에 “사교육비 안 줄이고 뭐했나” 질책 이 대통령은 6월 23일 국무회의에서도 사교육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교육비 절감안을 마련하라고 엄중히 지시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서민들과 약속한 것 중 하나가 사교육비 줄이는 것이었는데 교과부는 뭘 했느냐”는 질책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떨어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교육비를 줄이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들이 안 보인다” “교과부가 좀 더 단호하게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등 지적을 쏟아냈다고 회의 참석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사교육을 없애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게 제대로 안 되는 것은 교육 관련 단체들의 의견이 강하기 때문이라는데 장관도 (영향을 받아) 그러느냐”고 했다. 또 “과거엔 없는 사람들도 공부만 열심히 하면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을 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었지만, 사교육 부담이 커지면서 점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서민계층이 체감할 확실한 로드맵을 갖춘 사교육비 경감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서민 부담을 줄이려면 사교육을 없애는 일이 매우 중요한데 뭘 하느냐. 학원 로비의 힘이 센 모양”이라면서 “(정권 출범) 1년이 넘었는데 지금은 사교육을 잡는다고 해도 우리 딸도 안 믿는다”고 지적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언성을 높이거나 특정인을 질책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평소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 대목일 수 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4월에도 대입제 개혁 ‘속도전’ 주문 다시 4월 대학총장과의 만남으로 돌아오면, 당시 이 대통령은 “대입 정상화에 대해 오랜 시간을 갖고 신중히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것은 과거 1960년대, 70년대 지식정보화시대 이전의 속도”라며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개혁의 속도를 높일 수 있고, 또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시개혁에 있어서 속도전을 주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교육개혁을 위한 실천방안으로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정착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려면 입학사정관이 자신 있게 입시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한 입학사정관의 전문적 결정은 학교가 존중하고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대를 예로 들며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학생의 대학 성적이 더 우수하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며 “전직 대학총장에게 업무를 맡기는 식으로 입학사정관의 권위를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공개했듯 정부는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려고 한다”며 “대학도 이런 자료를 토대로 전권을 갖고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 학생선발에 있어서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다시 힘받는 미래기획위 ‘사교육 대책’ 이에 따라, 일각에선 지난 4월 학원 심야교습 제한 등을 골자로 한 대통령 직속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국회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사교육 대책안이 다시 힘을 받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학원 심야교습 금지 법제화 등이 담긴 미래기획위원회의 교육 개혁안이 좌초된 이후 이렇다 할 사교육비 절감 대책을 교과부가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취지의 비판이라는 시각이다. 당시 곽승준 위원장과 정 의원이 제시한 사교육 대책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이 같은 강력한 사교육 대책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도 생겼다. 원안의 내용은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외고 입시에 내신 반영 전면 금지 ▲외고 입시 학교장 추천제 폐지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 ▲문과·이과·예체능 계열별로 대학 전공에 상관없는 과목의 내신 반영 및 수능 과목 제외 등이다. 여기에 방과 후 학교의 민간위탁 운영 및 평가 강화, 교원 평가제 실시 등이 포함됐고, 불법ㆍ고액 과외에 대한 신고포상제 및 세무조사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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