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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한 시대의 획을 이어가는 전통서각의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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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3호 편집팀⁄ 2009.11.10 11:51:48

광주전남본부 김영만 기자 한국 전통서각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서각인 송산(松山) 고호균의 서각전이 11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 간의 일정으로 가수 조영남의 노래로 유명한 화개장터가 연접한 하동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열린다. 서각은 글자를 목판이나 석고·기와 등 다양한 소재를 선택하여 서예적인 멋과 운도(運刀)에 의한 각적(刻的)인 미, 색을 입힌 회화적인 미, 그리고 공예적인 미를 가미시켜 가히 종합예술로 불리고 있다. 특히 목판에 각자(刻字)한 판각본은 서고 자체를 판목 위에 뒤집어 붙이고 한 자 한 자 정성껏 새겨서 인출(印出)해내는데, 판목(板木) 또한 매우 잘 다루어야 한다. 전통서각의 경우 대부분 목판을 사용하고 있으며, 서법의 범주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한국현대서각협회가 창립되면서 조형미를 가미한 예술적 감각의 서각 작품들이 선을 보이게 됐고,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이라는 두 갈래의 서각협회가 양존하게 됐다. 이후 양 협회가 하나로 합치며 한국서각협회라는 단일화된 사단법인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시(詩)와 서(書)의 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전통서각과 다양하고 자유로운 조형 기법을 바탕으로 한 현대서각은 서로의 작품성을 그대로 유지하며 서각계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는 영호남을 경계로 그 특성이 나눠지기도 하는데, 영남은 전통서각이, 호남은 현대서각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 영남 지방 전통서각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 송산 고호균이다. 송산의 작품은 다른 전통서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형미를 곁들인 작품들도 종종 선보인다. 전통을 거스르지 않는 각법으로 자연과 형상을 담은 입체미를 갖춘 현대서각까지도 아우르고 있어, 영남은 물론 호남 지방까지 많은 문하생을 두고 있다. 송산의 작품세계 송산의 작품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그의 성품을 닮았는지 선이 굵은 각법(刻法)은 날렵한 손놀림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반에서 시골 토담 장독대 맛이 난다. 이 또한 성품 탓이리라. 일부러 멋 부리지 않은 곳에 더 커다란 후광이 비치고 마음이 끌리듯, 송산의 넉넉한 인품과 정스러움은 작품에서도 마음자락이 만들어낸 요산요수(樂山樂水)의 벅찬 이미지를 문자로 각으로 완성해낸다.

송산의 작품을 대하면, 터진 나무 살갗 표면에 사람의 손때가 잠깐 스쳐갔나 싶더니, 물때가 골 깊게 새겨 있고, 차 그릇 실금처럼 깊어가는 세월이 담겨 있다.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을 사람의 체취와 손길이 세월의 정감(情感)으로 남아 있다. 인공의 환경을 피해 자연의 미와 어우러지는 사실주의, 곧 전통주의가 송산이 추구하는 작품세계다. 때문에 송산은 현대서각이 주를 이루는 서각환경에서도 전통서각을 고집한다. 암각화부터 시작된 글의 역사를 소중히 생각하고 그 형상을 유지한 각의 세계를 열어가는 가장 한국적인 세계를 송산은 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송산의 각은 되돌림이 없다. 당연히 잔손질도 없다. 물 흐르듯 유연하고 겨울바람처럼 날카로운 각법이 단 한 번 나무 표면을 스치며 시냇가와 골짜기를 만들면 그대로 대자연이 되고 선비의 품성이 되는 작품을 만난다. 결코 화려하거나 호들갑스럽지 않은 아름다움이 은근으로 이어지는 가장 한국적인 미와 정신을 각으로 형상화한다. 전통서각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글과 각이 한 작품에 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인 문인사상(文人思想)과 관련이 깊다. 서각이 장인의 범주에서 예술로 정착한 이후 조형미를 강조하는 현대서각이 등장하며 각종 공모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송산은 학식이나 사상 등이 투영된 글을 조형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강하게 거부한다. 시와 서예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각으로 승화시키는 전통서각을 고집하고 있다. 즉, 시(詩)·서(書)·각(刻) 일체사상이 작품 전면에 깊게 깔려 있는 송산의 작품세계는 문인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뜻이다. 송산의 작품은 더 이상 무생물이 아니다. 송산의 작품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만큼 오랜 세월이 생명으로 움튼다. 후원(後園) 깊숙한 별당(別堂)에 앉아 수많은 시간을 담아내던 단아한 찻잔, 높은 산 노송에만 둥지를 튼다는 학 한 마리, 차(茶) 그릇 표면에 패인 골 따라 새겨진 여인의 정념(情念), 그 잔해(殘骸), 닦고 또 닦아도 지워지지 않을 깊은 흔적과 생명이 작품 속에서 되살아난다. 한국의 맥을 이어 한 시대의 획을 이어가는 전통서각의 성찰. 한국 전통서각의 큰 뿌리로 자리하고 있는 송산의 이번 전시회는 작품을 통해 글과 서각의 관계를 파악하는 동시에 동양의 시(詩)·서(書)·각(刻 ) 일체사상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산(松山) 고호균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3회 대한민국 서각대전 특선·우수상 전라남도 미술대전 특선 2회 남도서예문인화대전 특선·삼체상·우수상 개천미술대상전 특선·우수상 경상남도 미술대전 특선 3회 경상남도 서예대전 특선 4회 전라남도 광양평생교육관 서각 강사 한국미술협회 중앙회원 한국서예협회 회원 한국서각협회 회원 하동미협 사무국장 대한민국 서각대전 초대작가 경상남도 서예대전 초대작가 전라남도 미술대전 추천작가 남도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 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초대작가 인사동 중앙미술관 초대전 마산 3.15아트센터 초대전 국회의장실 작품 소장 송산공방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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