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와 같은 사례는 비단 조 씨뿐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다. 현재 조 씨를 비롯해 각처의 많은 식당이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고자 너무 많은 메뉴를 구성하고 분식집인지 백반집인지 쌈밥 집인지 정체 모를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너무 많은 메뉴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 씨가 창업한 사무실 상권이라면 무엇보다 점심에는 빠른 주문과 신속한 서빙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메뉴가 너무 많이 나열돼 있으면 어긋나버리기 십상이다. 오히려 고객들에게는 어느 메뉴를 선택해야 하는지 혼란을 주게 된다. 이런 고민을 주는 음식점이라면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너무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메뉴마다 맛을 내기도 어렵다. 다양한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은 창업자의 마음은 이해되나, 모든 것이 과하면 안 하느니 못한 법이다. 단일화·전문화된 메뉴 선정하여 통일감 이뤄야 조 씨의 경우 점포 주변이 사무실 상권이기 때문에 타 상권보다 유리한 조건이라 볼 수 있다. 창업 당시엔 직장인들을 겨냥해 다양한 메뉴의 밥집으로 아이템을 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입맛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점포들의 포진 상태를 보니 주로 고기집·주점·커피전문점 등이 있다. 저마다 자신들의 주 메뉴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고객들은 혼란스럽지 않다. 이에 반해, 너무 많은 메뉴의 조 씨 점포는 전문성 경쟁에서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과감한 메뉴 변경을 권한다. 기존 메뉴 체계에서 닭요리 전문점으로 변경해 점심+저녁 두 가지 시간대 모두를 공략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다. 점심엔 닭곰탕(4000원)과 양이 많은 특곰탕(5000)으로, 저녁엔 닭볶음탕(2인분 기준 1만5000원)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닭곰탕은 닭 뼈를 우려내고 닭고기를 넣어 판매하면 되는데, 테이블마다 파·소금·후추·양념 등을 갖추면 된다. 밑반찬도 김치와 깍두기 정도의 간단한 준비로 끝난다. 퇴근 후 술 한 잔 즐기는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 메뉴로 안성맞춤인 닭볶음탕은 닭과 감자·양파·청양고추 등의 신선한 야채를 양념만 해서 테이블에 올려주면 고객이 알아서 먹기에 간단하다. 닭볶음탕으로 뭔가 허전하다면 당면 등의 사리와 식사 후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을 추가하면 된다. 위와 같은 방법만으로도 ‘닭요리 전문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는 “한때 유행했던 다(多)메뉴 창업은 전문화가 대세인 요즘 소비자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며 “음식점 창업 시 주변 상권 입지 및 그에 따른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해 전문화가 가능한 메뉴를 엄선하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고객을 사로잡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