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는 체지방의 측정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번호에는 그 방법들 중에서 흔히 사용되는 WHR 측정법과 BMI 측정법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여기에서 먼저 체질에 따른 3가지 대표적인 비만 형태를 다시 짚고 넘어간다. 오른쪽의 3가지 체형에서 각각 옆으로 나열한 그림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의 모양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지방이 몸 안에 쌓이게 되는데, 지방이 쌓이는 신체의 부위도 체형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생기는 변화이다. 특히 피하지방이 축적되면 피부의 모양이 물결 모양으로 들어간 모습, 즉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변하면서 피부 색깔도 누렇게 변하는데, 이 같은 현상은 여성 호르몬이 많이 감소된 때, 과체중, 운동 부족인 사람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미용성형에서 흔히 쓰이는 지방제거 시술은 일시적인 효과만 줄 뿐이며, 지방이 다시 생겨날 수 있으므로 평소 체지방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여성의 매력도와 성인병 위험도를 나타내는 WHR
WHR(Waist-Hip Ratio, 허리-엉덩이 비율)은 허리 둘레를 히프 둘레로 나누어 얻은 값인데, 원래 건강 정도를 알아내는 지표로 사용되어왔다. 이 WHR을 측정하여, 지방이 쌓이는 부위가 주로 상체 쪽인지 하체 쪽인지 구분할 수 있으므로 신체 형태에 따른 구분이 가능하며, 동시에 비만의 척도로도 사용된다. 이 수치가 커질수록 하반신보다 상반신에 지방이 더 많이 쌓여 있다는 의미이다. WHR의 비가 0.9 이상이면 사과형 비만, 즉 상반신 비만의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있다. WHR, 즉 허리와 엉덩이의 비율은 사춘기까지는 0.9 정도이나, 이때부터 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체형이 빠르게 변하여 엉덩이가 넓어지고 가슴이 커진다. 따라서 WHR도 0.7 정도로 작아지게 된다. 미국에서 조사된 보고서를 보면, 미스 아메리카들의 WHR은 0.72~0.69 사이였다. 성인용 잡지 <플레이보이>가 선정한 미인들의 WHR은 0.71~0.68 사이였다. 이처럼 0.7 정도가 매력적인 비율이라고는 하지만, 이 WHR만으로 건강과 매력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이며(오른쪽 위 그림), 어디까지나 측정 요소들의 한 가지 조건에 불과하다. 참고로, 여성의 허리 둘레가 35인치 이상이면 건강위험인자가 매우 증가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체중에 따른 4가지 WHR 수치와 여성의 신체 모양
A : 평균 미달 체중 B : 평균 체중 C : 평균 초과 체중 WHR 수치로 나타낸 여성의 매력도(미국) 여성 평균 0.67~0.8 서양배형 체형 0.7~0.8 사과형 체형 0.9~1.0 매력적 여성(여론조사) 0.67~0.72 WHR이 나타내는 의미 ① 신체의 매력 정도를 표현한다. ② 생식기능의 상태를 표현한다. ③ 성인병의 위험도를 표현한다. ④ 장기적인 건강 위험성 지표가 된다. WHR이 높은 경우의 위험도 -육체적인 건강 ①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진다. ② 임신율이 낮아진다 ③ 난소암·유방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④ 심장 질환과 당뇨병의 발생 빈도가 높다. ⑤ 담낭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다. ⑥ 폐 기능이 감소한다. -졍신적인 건강 ① 성기능이 약화된다. ② 불안감이 증가한다. ③ 우울증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특히 WHR이 높아질수록 거기에 반비례하여 여성의 신체 매력도는 떨어지므로, 얼짱·몸짱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에서 WHR의 조절은 현대 여성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BMI로 질병에 걸릴 확률 예측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는 카우프지수(Kaup's Index)라고도 하는데, 다만 카우프지수는 유아의 균형 체격과 영양 상태를 판정할 때 쓰는 지수이고, BMI는 주로 청소년과 성인에게 적용된다. BMI는 몸무게와 키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이며,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즉, BMI의 값을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BMI = 체중(kg)/신장(m2) 예를 들어, 키가 160cm이고 몸무게가 55kg인 사람의 BMI는 55÷(1.6×1.6)≒21.5가 된다. BMI로 구획 분류한 비만등급표를 지난호에 이어 오른쪽에 다시 한 번 소개한다. 성인의 체중은 여성이 18세, 남성은 20세에 완성되는데, 그 이후에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체내 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50세 이후에는 체중이 늘지 않아도 근육이 줄어들면서 체내 지방이 증가한다. 따라서 이 BMI 지수를 이용하여 질병에 걸릴 확률, 특히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예측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75세 이하의 남녀 모두 이 지수가 높아질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 및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지수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도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BMI가 18 미만인 경우에 여성은 영양부족이 와서 무월경이 시작될 수 있다. 또한 27 이상인 경우에는 고혈압·당뇨병·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BMI가 26인 사람은 21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은 8배, 남성은 4배에 달하고, 담석증·고혈압이 발생할 확률도 2~3배나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키와 몸무게를 이용한 계산 방법인 이 BMI는 우리 몸안의 지방분포율을 나타내는 데에는 불충분하다. 따라서 주로 키와 비교하여 몸무게가 어느 정도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이용되고 있다. 한편, 지난 10년 사이에 한국 남성의 평균체중은 2.6kg, 여성은 1.6kg씩 늘어나 남녀 평균 모두 ‘과체중’ 등급으로 올라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과 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이 1997~2007년 사이에 모두 6회에 걸쳐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5420명을 대상으로 10년 동안의 비만 변화를 조사했더니, 남성의 평균체중은 1997년의 66kg에서 2007년에는 68.6kg으로 늘었다. 여성도 1997년에 54.9kg이었던 평균체중이 10년 만에 56.5kg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BMI도 남성은 1997년 22.9에서 2007년에 23.9로, 여성은 같은 기간에 22.3에서 23.0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BMI 등급에서 남녀 평균 모두 ‘과체중’에 올랐다. ‘과체중’ 다음 등급은 ‘비만’이므로 ‘비만주의보’가 울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