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경기 안성 스테이트월셔 골프장 비리와 관련해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잡고 있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을 금명간 소환해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금품이 오갔는지, 그리고 대가성 있는 자금인지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여의도 정치권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김기동)는 최근 공 의원을 소환 조사하기 위해 그동안 확보한 증거자료를 정리하는 등 준비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12월 중순께 공 의원을 소환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국회 회기 중 현역 의원에 대한 강제 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 공 의원 측과 소환 방법 및 일시 등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달 내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문제 등 정국 현안이 산적해 있고 임시국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찰은 다소 난감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공 의원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조건을 전제로 주말 혹은 야간에 소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에 의하면 공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은 모두 세 가지다. 우선 평소 친분이 있던 스테이트월셔 공 모(구속) 회장으로부터 검찰은 “7월 공 의원과 중국에 함께 갔을 때 (공 의원에게) 2700만 원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 중이다. 공 회장의 이 같은 진술은 검찰이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 중 공 회장이 공 의원과 중국 술집에서 찍은 사진을 근거로 추궁하는 과정에서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공 회장한테 구체적 진술 확보해 검찰은 해당 의원들의 불법 행위를 규명할 수 있는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계좌추적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거액의 뭉칫돈이 수시로 입출금된 사실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공 의원이 운영하는 한나라당의 연구단체 ‘위기관리포럼’에 공 회장이 거액을 지원한 사실도 확인하고, 해당 포럼이 불법 정치자금을 유포하는 창구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왔다. 이 같은 검찰의 수사는 계좌추적 중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골프장 전동카트 제작업체 C사 영업총괄사장과 공 회장, 공 의원 사이에 의심스런 금전 거래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업체를 압수수색하는 등 결국 공 의원의 다른 의혹들을 들춰내는 쪽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전동카트 납품업체 C사의 서울 서초동 지사와 충남 당진 본사를 비롯해 관련 업체 등 5~6곳에 수사관들을 파견, 회사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으며, C사가 스테이트월셔 골프장에 전동카트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공 의원에게 뒷돈을 줬는지를 공 의원이 소환될 경우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공 의원이 납품 과정에 개입해 공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다음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C사 사무실과 김 사장 자택을 압수수색, 수사에 필요한 파일을 확보했으며, 현재 압수한 자료를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검찰은 공 의원 외에 보좌관 A·B등의 계좌에서 수천만 원의 뭉칫돈도 확인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여 돈의 성격과 조성 경위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보좌관은 공 회장이 한나라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정보위원회 상임위원,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부터 친분이 두터웠으며, 이들 보좌관들은 공 회장과 어울려 다닐 당시 보좌관 월급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의 돈을 유흥비와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검찰은 공 회장의 진술과 관련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현역 여당 국회의원 1~2명에게 실제로 금품이 전달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골프장 인허가와 관련해 줄줄이 수사선상 올라 검찰은 최근까지 안성시와 경기도의 지역 공무원, 환경부 등 중앙 부처 공무원에 대한 수사에 집중해, 사건 초기 공 회장과 은행대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대우자동차판매㈜ 장모 팀장을 구속했다. 그리고 검찰은 공 회장에게 직접적인 편의를 제공한 공무원에 대한 수사에 돌입하여 11월 15일 안성시의회 전 의장 김모 씨를 구속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 지역 내 거물급 인사로 분류되던 행정안전부 한모 국장도 체포해 11월 21일 구속했으며, 따라서 공 회장의 로비 루트도 일정 부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한 국장이 2007년 4월께 골프장 인허가 관련 담당 부서에 전화해 관련 서류를 신속히 처리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 관련 부처 관계자를 중심으로 로비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골프장 건설 당시 도청 기획관리실장이었던 한 국장의 입김이 직접적으로 닿는 위치에 있었던 안성시 부시장 역임 A·B 씨, 그리고 당시 실질적으로 골프장 인·허가에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도시계획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현 행안부 차장 C 씨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망을 좁혀가던 검찰은 지난달 27일 공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동희 경기 안성시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골프장 건설 당시 한강유역환경청 국장을 지낸 환경부 동 모 과장도 전날 소환해 조사를 벌여 금명간 구속 여부를 결정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공 의원은 최근 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체불명의 허위·날조된 제보가 언론과 검찰 주변을 종횡무진 질주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테러를 당하고 있는 심정”이라며 무고함을 호소했다. 또한 공 의원은 “물론 내 부덕의 소치라 당과 국민에게 최근 회자되는 여러 의혹들에 대해 무척 송구스럽다”면서도 “현재 언론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공 의원은 “약 한 달 전만 해도 내가 모 골프장의 인허가 비리와 대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듯 보도가 나가다 최근 그와는 상관없이 또 모 회사들과 불법 정치자금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공 의원은 “이미 3주 전에 검찰에 이런 의혹과 무고에 대해 판단해 달라고 소를 제기했다”며 “내가 떳떳하지 못하다면 이런 제소를 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각종 의혹들이 사실이 아님을 거듭 강조해, 어떻게 결말이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