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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에 ‘올인’ 청와대 3인방 역할 분담

박재완 ‘세종시 내용물에 초점’, 박형준 ‘정치권 아우르기’, 이동관 ‘대국민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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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47호 심원섭⁄ 2009.12.07 14:06:02

이완구 충남지사가 12월 3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해 전격적으로 지사직을 사퇴하는 등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여야 또는 여여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정치권의 기류가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난기류 속을 헤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 수정안을 성공시키기 위한 청와대 수석 ‘3인방’의 물밑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관심을 끈다.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박형준 정무·이동관 홍보수석 등이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11월 27일 ‘국민과의 대화’ TV 토론에서 세종시 수정안 관철 의지를 천명하는 등 집권 이래 최대의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마당에 이 문제를 해결할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청와대 핵심 3인방이 직접 나서는 이유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한 이상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의 잘 조율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박재완 수석은 이 대통령이 TV 토론에 이어 영호남을 직접 돌며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것과는 별개로 치밀하게 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정운찬 국무총리가 12월 중순경 세종시 수정안을 내보일 예정인 가운데, 정책 조율은 박 수석이 오래 전부터 맡아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청와대 안에서 세종시 수정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2월 이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박 수석이 이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요지의 보고를 공식적으로 함으로써 불거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의 ‘생뚱맞은’ 세종시 수정론 주장에 당시 맹형규 정무수석을 중심으로 한 정무 라인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불과 20%대인데 정치권에 논란을 일으킬 새로운 이슈를 제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며 반대하면서 청와대 안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시장 재직 시부터 세종시 수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이 대통령이 박 수석의 보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청와대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수정안과 관련된 논의를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박재완, 오래 전부터 부처이전 백지화 구상 깊숙한 토론 끝에 국정기획수석실은 수정안을 마련하는 한편, 오래 전부터 여권 핵심부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에 가장 큰 난관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무수석실은 박 전 대표 측을 설득키로 하는 등 업무를 분담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박 수석은 국정기획수석실을 위주로 지난 6월을 전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공대 및 연구소 유치+교육과학기술부 이전+일부 기업 유치’를 골자로 하는 세종시 1차 수정안을 마련해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에 들어갔다. 즉, 중이온가속기·기초과학연구원 등 3조5000억 원이 투입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세종시의 핵심으로 삼고, 여기에 KAIST 등 대학과 관련 연구소, 기업 연구소 등을 유치하는 과학교육중심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리고 박 수석은 행정부처는 과학과 교육이 중심인 만큼 교육과학기술부만 이전하고 나머지 부처 이전은 백지화하는 안을 마련하는 등 꽤 오래 전부터 총리실의 세종시기획단·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과 물밑 조율 작업을 벌여오면서 세종시에 채워 넣을 내용과 개념을 만드는 데 주로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박 수석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달 중순 세종시 수정안을 내보일 예정인 가운데 정책 조율과 관련해 오래 전부터 나름대로 안을 마련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 수석은 11월 30일 세종시 수정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 형성을 위해 박형준 정무수석 및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과 함께 대전을 방문하여 한나라당 대전·충남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12명과 가진 만찬간담회 자리에서 “국가와 충청을 위해 더욱 나은 대안을 만들 것”이라며 “세종시 원안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 박형준, 매일 여의도 오가며 정치권 인사 만나 앞서 박 수석은 11월 12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수정 추진과 관련해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의 세종시법은 수도권 인구 분산, 국가 균형발전, 해당 지역 발전의 목적을 이루는데 법 자체가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손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정면돌파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어 박 수석은 “세종시는 정치적 복선 없이 선의로 추진하고 있다”며 “선의와 신뢰를 조화롭게 절충할 수 있는 대안이 없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해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음을 시사하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박 수석은 9월 20~26일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미국 방문에서 주요 수행원 명단에 포함됐으나, 세종시 문제 등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 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수석은 당시 미국 방문에서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 유엔총회 등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출장 가기 불과 며칠 전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국내 현안을 처리하느라 청와대 근무 1년 7개월 만에 맞은 첫 해외출장 기회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의 해외출장 수행원에 포함됐던 참모가 실제 출장길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태국 방문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당시 대변인)이 국내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성남 서울공항까지 갔다가 다시 청와대로 돌아왔던 전례가 있어 두 번째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수석과 이 수석의 출장 포기는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중요시하는 이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현재 청와대 불자(佛者) 참모들의 모임인 ‘청불회’ 12대 회장을 맡고 있다. 박형준 정무수석의 경우는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의원들을 포함해 정치권 설득 임무가 주어져 있다. 따라서 박 정무수석은 거의 매일 여의도를 오가고 있으며, 그의 수첩에는 한나라당 의원을 그룹별로 조찬·오찬·만찬 등으로 만나는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정무수석도 최근까지는 ‘친박계 진영 의원들을 감정적으로 자극하지 마라’, ‘정치적·소모적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에 따라 주로 주류 의원들을 접했으나, 앞으로는 친박계 의원들에게도 각별히 공을 들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협조 없이는 국회에서의 관련 법 통과가 어렵기 때문에 주호영 특임장관과 호흡을 맞춰 일을 분담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12월 3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방침에 반발하여 지사직을 전격 사퇴한 이완구 충남지사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지난주 초에 박 정무수석을 보내 “직접 만나 얘기하자”고 설득했으나, 이 지사는 “이미 결심을 굳혔다”며 뜻을 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완·박형준 각종 수뇌부 회의 참석 그리고 박 정무수석은 11월 30일 대전·충남 당협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통일 이후까지 생각하여 원안보다 나은 대안을 만들 것을 지시해 충실히 노력하고 있다”며 “감정까지 겹쳐 충청 여론이 녹록치 않지만 사심없이 충청과 나라 발전 관점에서 세종시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만큼 충청 지역의 생각도 바뀔 것으로 희망을 갖고, 당협에 진솔히 전달하고 이해를 구하려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앞서 박 정무수석은 11월 12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 번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 ‘원안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대선 공약 약속과 국정 책임자로서의 책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정무수석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후보 선대위 대변인 등을 맡으며 이 대통령을 보좌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4·9 총선 당시 친박계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으며, 총선 패배 두 달 후인 6월에 수석급인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컴백했다. 박 정무수석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하며 정부의 홍보정책을 체계화해 정권 초기의 정책 혼선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최근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중도실용 및 친서민 정책을 입안해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지난 9월 청와대 개편 당시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이처럼 박재완·박형준 두 수석은 당청 간, 당정 간 고리 역할을 맡은 이유로, 11월 8일 세종시 해법을 찾기 위해 비공개로 모인 정 총리,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 당정청 빅3 회동을 비롯한 각종 수뇌부 회의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오고 있다. 한편,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많이 나오는 등 세종시 수정 작업의 내용이 잘못 알려져 있다는 청와대의 판단에 따라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대국민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이동관 홍보수석의 어깨는 누구보다 무겁지만, 현재까지는 나름대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수석은 11월 초에 야당이 ‘이 대통령은 총리 뒤에 숨어 있다’고 지적하자 “청와대나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를 피하거나 뒤에 숨거나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지금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무엇이 충청도민을 위해 합리적이고 이익이 되는 방안인지 논의가 이뤄질 뿐 아니라 연구도 진행되고 있고, 여론수렴 과정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그리고 이 수석은 “정부가 하는 일인데 대통령 안 따로 있고 총리 안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정부 방안이 마련되면 적절한 시기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수석은 “총리실에서도 내부적으로 연구 검토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느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생각보다 빠른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정면돌파로 많은 공감대 얻기도 그리고 이 수석은 “충청도민의 이해뿐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무엇이 도움이 될지 숙고하고 경청하고 논의를 모아가는 단계에 있다”며 “정치적 이해에 바탕한 담론만 무성해서는 안 된다. 실질적이고 실증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 적지않은 공감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수석은 이 대통령이 지역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이번주에 영·호남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과 관련하여 “이 대통령이 금주에 영·호남을 방문해 자연스럽게 지역 여론을 수렴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수석은 “일방통행식·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정치공세”라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근저에는, 최근 언론에서 여러 어젠다를 한꺼번에 대응한다는 지적도 있었고, 철도노조 파업에 원칙적 대응을 하는데 대해서도 강경대응 아니냐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수석은 “우리의 기조는 열린 자세로 여론을 수렴하고, 소통하고, 또 국민 의견을 경청하되, 원칙에 관한 것은 남북문제, 사회 문제가 됐든 어긋나면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쉽게 말해 불필요한 강경일변도의 드라이브도 하지 않겠지만 원칙 없는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과의 대화도 굳이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방식을 취하지 않고 타운홀 방식의 미팅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토론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혹시라도 밀어붙이기식이란 이야기가 나올까봐 그런 것”이라며 “심지어 현장을 연결해 뒤에서 피켓 들고 있는 모습까지 나오면서 연기군수의 질문도 받았다”고 주장해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 수석은 “앞으로 초안이 마련되고 최종안이 제시됐을 때 적절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초안이 마련되면 그 뒤에 충분히 충청도민을 비롯해 여야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당내 일부의 이견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보기획관실과 대변인실을 통합해 신설된 홍보수석으로 발탁된 이 수석은 1957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도쿄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을 지냈으며, 한나라당 경선 당시 캠프 공보특보로 활약했다. 이 수석은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대변인을 맡았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계속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며 청와대의 ‘입’ 역할을 해왔으며, 공직자 재산공개 과정에서 강원 춘천시 땅과 관련해 농지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었다. 이를 무마하는 과정에서 언론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며 퇴진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특유의 돌파력으로 이런 난관을 돌파하고 대통령의 인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재완·박형준·이동관 수석들의 잘 조율된 역할분담이 제대로 돌아갈 경우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세종시 문제를 보다 쉽제 풀어 나갈 수 있겠으나, 그렇치 않고 ‘3박자’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엇나갈 경우 자칫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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