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51 천태운⁄ 2009.12.28 14:52:59
경쟁 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1위 기업을 자랑하던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시티은행과 AIG그룹 그리고 제너럴모터스가 대표적인 예다. 선두 기업은 기존 시장을 방어하는 전략을 펼쳐 1위 자리를 지키려 하지만, 2등 기업은 1등 기업이 키워놓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1위를 넘본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업체의 양대 산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이다. 양사는 가전·통신 분야에서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2009년 3분기까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해 저력을 보였다. LG전자는 2009년 2분기에 최초로 분기 매출 14조 원을 돌파했고, 3분기에도 역대 최대인 13조899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연결기준) 2조4388억 원으로 2008년의 총 영업이익 2조1330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최근 LG전자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막할 3D(입체)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LG전자는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12월 15일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서초 R&D(연구개발) 캠퍼스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3D TV 및 3D 방송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3D TV의 원년이 될 2010년을 겨냥한 이번 전략적 제휴는 양사가 기술 개발과 마케팅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3D TV와 3D 콘텐츠의 시너지’라는 강력한 경쟁력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국내 3D TV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3D TV 관련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지난해 8월 3D LCD TV를 출시했고, 스카이라이프도 신년 1월 3D 전문 채널 시험방송 개시를 목표로 지난해 10월부터 24시간 시험 송출에 나서는 등, 양사는 국내 3D TV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LG전자와 스카이라이프는 향후 ▲3D TV 및 3D 방송 관련 제품 및 기술 표준화 ▲3D 콘텐츠 제작 및 해외시장 보급 ▲3D TV와 3D 방송 복합상품 판매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47인치 LCD TV 제품(모델명 47LH503D)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에는 42·47·55·60·72인치 등 다양한 3D TV 라인업을 구축하고, 150인치 대화면을 자랑하는 3D 프로젝터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백우현 사장은 “내년부터 우리나라와 북미·유럽 지역에서 3D TV 주도권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2011년부터는 중남미·아시아에서도 3D TV 제품을 대거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내놓은 지난 3분기 세계 TV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LCD TV 시장점유율은 10.7%(401만 대)로, 8.7%(325만 대)에 머무른 소니를 2%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LCD TV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TV 왕국 소니를 제친 바 있다. LG전자는 한국 시장을 시작으로 북미·유럽 등 해외 3D TV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 LG전자는 2010년 글로벌 시장에서 40만 대의 3D TV를 판매하고, 2011년에는 판매량을 340만 대로 크게 늘려 ‘세계 1위 3D TV 브랜드’로 자리잡는다는 목표다. 특히 LG전자는 국내외 소비자 조사 결과, 전체 소비자의 58%가 3D TV 구매를 원하며, 3D 콘텐츠를 시청한 소비자의 경우 75%가 재시청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3D TV 시장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비스 차별화와 수익 증대를 원하는 방송사들의 3D 방송 추진과 3D 블루레이 플레이어, 3D 게임기, 3D 카메라 등 주변기기의 출현도 세계 3D TV 시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2010년에 한국·북미·유럽 지역에서 3D TV 주도권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의 3D 중계를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2011년부터는 중남미·아시아 등에도 3D TV 제품을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는 세계 3D TV 시장 규모가 ▲2010년 11억3,600만 달러에서 ▲2011년 28억1600만 달러 ▲2012년 46억4400만 달러로 급성장하고 ▲2015년에는 158억2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3총사 아시아 1위
LG전자는 1958년에 ‘금성사’로 출발해 국내 최초의 라디오·냉장고·흑백TV 등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선 디지털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1959년에 한국 전자산업의 태동으로 불리는 국산 라디오를 시장에 선보였고, 1962년 11월에는 미국에 라디오 62대를 수출했다. LG전자는 그 후 선풍기·전화기·냉장고·세탁기·에어컨·카세트 녹음기·전자레인지 등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한국의 대표 전자업체로서 입지를 넓혀왔다. 창업 당시 300명이던 LG전자의 직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8만4000명에 달하며, LG전자가 진출한 나라도 165개국이나 된다. 1959년 5000만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9조 원으로 늘었다. LG전자는 ▲홈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 ▲홈 어플라이언스 ▲에어컨디셔닝 ▲비즈니스 솔루션 등 총 5개의 사업본부를 기반으로 철학과 기반이 담긴 제품을 생산하여 세계인의 생활 속에 다가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4일 중국경영관리연차총회가 발표한 ‘올해의 최고 기업’에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중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LG전자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 조사 전문업체 ‘TNS(Taylor Nelson Sofres)’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력 경제지 <미디어(Media)> 잡지가 최근 공동 발표한 ‘아시아 톱 1000 브랜드 2009’에서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분야 모두 1위를 석권해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3관왕을 기록했다. TNS와 미디어는 호주·인도·태국·싱가포르·중국·일본·한국·홍콩 등 주요 아시아 10개국 고객 대상 인터뷰를 통해 매년 아시아 톱 브랜드를 선정하고 있다. LG 세탁기와 냉장고는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으며,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 일본 업체에 밀려 4위에 그쳤지만 올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 LG전자는 ‘아시아 톱 브랜드 20’에서도 지난해 18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꾸준히 추진해온 현지화 노력의 결실로 해석된다. 현지 특성에 맞는 마케팅에 주력 LG의 현지화 전략은 생산·인적자원·전략·제품을 모두 현지의 기후와 관습, 소비자의 생활습관 등에 맞춰 바꿔 나가는 데 있다. 특히 현지인들의 감성을 공략하여 그들의 문화를 LG 제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현지법인마다 현지에서 채용한 인재들로 구성된 R&D센터를 갖추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품 개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조류독감에 민감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을 감안해 바이러스 퇴치 에어컨을 내놨다. 또한 에어컨과 천장 부착형 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인도 소비자들의 생활습관에 착안해 리모컨 1개로 두 제품을 동시에 조작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등 현지 특성에 맞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싱가포르·필리핀 등에서 ‘헬스 플러스 캠페인’을 확대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최근 급속한 도시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아시아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헬스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프리미엄 마케팅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아시아 시장 전체 가전 매출 중 헬스 기능이 강화된 프리미엄 제품의 매출을 20% 이상 신장시킨다는 것이 목표다. 남영우 LG전자 아시아지역본부장 사장은 “불황 속의 브랜드 신뢰도 상승은 더욱 의의가 크다”며 “아시아 지역의 고객 특성을 반영해 헬스 기능이 더욱 강화된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고객만족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