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151 천태운⁄ 2009.12.28 14:43:23
최근 유선통신 1위 사업자인 KT의 ‘아이폰’ 돌풍으로 국내 이동통신의 최강자인 SK텔레콤이 추격당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하나카드 지분을 인수하고 ‘모바일 신용카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이동통신 단말기를 이용한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모바일 신용카드란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정보를 삽입해 고객이 플라스틱 카드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카드 관련 업무를 보는 것은 물론, 카드사의 각종 이벤트나 공지사항도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카드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2월 14일 이사회에서 신주인수 방식으로 하나카드(주) 지분 49%(5764만7058주)를 4000억 원에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하나금융지주(51%)에 이어 하나카드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취득 예정일은 금년 2월 25일이다. SK텔레콤의 증자 참여 뒤 하나카드의 지분은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와 49%이며, 하나카드 이사회는 양사에서 선정한 4명씩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취득을 계기로 T 캐쉬(Cash) 등 기존 모바일 결제 사업에 더해 미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정보통신 기술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차원의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 기회를 갖게 됐다. SK텔레콤은 고객 위치정보 활용(타겟 광고), 모바일 인터넷 활용, 한 개 USIM 칩에 다양한 모바일 카드 발급 등 모바일 신용카드의 장점을 앞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지분 참여를 통해 하나카드의 기존 플라스틱 카드 사업 외에 모바일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여 통신·금융 컨버전스 서비스 시장을 본격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거래 때 복잡하고 번거로운 정보 입력 및 인증 절차를 단순화하고, 신용정보 유출 등 불안 요인을 감소시키는 한편, 모바일 신용카드 이용 때 PIN 입력 프로세스를 삽입해 분실 시 플라스틱 카드보다 보안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모바일 신용카드는 고객이 카드 이용내역·잔여한도·포인트 적립 등 신용카드 결제 정보는 물론 은행계좌·멤버십 등 정보를 실시간 조회하고, 구매이력과 위치정보를 활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의사 결정정보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신용카드 결제 전후 과정에서 쿠폰·광고·멤버십·마일리지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모바일 신용카드가 활성화되면 고객은 휴대폰으로 쿠폰 등 다양한 정보와 혜택을 제공받고, 가맹점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등 정보를 바탕으로 집객과 매출 증대 효과를 올릴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사는 소액 결제 증가 및 가맹점 확대로 인해 결제 금액 증가와 플라스틱 카드 관련 발급 시간 단축, 제작·전달·교체 등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SK텔레콤 측은 설명했다. SK의 경우 2400만 명에 달하는 SK텔레콤 고객과 3000만 명의 OK Cashbag(오케이 캐쉬백) 회원, 온라인 쇼핑 11번가, SK브로드밴드의 IPTV 등을 통해 확보한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 고객을 모바일 신용카드 사용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는 처음이 아니다. 기존 모네타(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모바일 뱅킹, 소액 결제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미미했다”며 “모바일 신용카드를 사용하려면 가게마다 이를 읽을 수 있는 RF 리더기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동글’이라는 단말기를 비치하고 물건 구입 시 휴대폰을 통해 카드 이용내역 및 한도, 청구금액, 카드 정보 등의 조회는 물론 현금 서비스, 카드론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SK텔레콤 인력의 하나카드 파견 규모는 하나카드의 필요 인력 현황과 SK텔레콤 내부의 인력 선정 결과 등을 고려하여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하나카드 지분 인수는 하나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신용카드의 확산 및 차세대 결제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나카드와의 우호적 파트너십 체제로 양사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통신·금융 컨버전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 BC카드 지분 인수 위해 우리은행·신한카드·농협 등과 물밑 접촉 한편, 경쟁사 KT는 이미 지난해 신한카드와 ‘신한 KT 모바일카드’를 공동으로 설립했으며, BC카드 인수를 추진 중이다. KT는 BC카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우리은행·신한카드·농협 등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BC카드 인수를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SK텔레콤은 기존에 모바일 결제 사업을 해왔는데 이번에 하나카드 지분을 인수하면서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