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실업통계에는 들어가지 않는 ‘예비 실업자’를 포함하여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는 사람이 3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실상 실업자’는 2009년 11월 말 현재 329만9000명으로 2008년 293만2000명보다 12.5%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사실상 실업자’에는 공식 실업자 81만9000명, 통학하는 취업 준비생 23만8000명, 통학하지 않는 취업준비생 32만3000명 등이 포함됐다. 이 통계에서 보듯 취업이 어려운 때다. 기업에서는 신규 채용을 줄이고, 매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하려는 신규 구직자들은 쏟아져 나온다.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때 구직자들은 ‘아무 곳이나 들어가자’는 심리가 생기기 쉽다. 하지만 아무 데나 들어가려는 구직자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다. 취업은 어려운 숙제다. 어느 직장에 취업하느냐에 따라 향후 인생이 달라진다. 취업에도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취업 포털 스카우트의 조형래 부사장과 함께 취업의 기술을 2회에 나눠 파헤쳐본다. 취업에는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어떤 기업에 가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내가 가고 싶은 기업을 목표로 잡는 일은 구직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자 출발점이다. 구직 활동 전에 결정해야 할 4가지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기업의 규모 및 종류다.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공기업인지, 외국계 기업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대기업이라면 영어 말하기, 인·적성 검사, 프레젠테이션 면접, 그룹 토론 면접 등을 준비해야 한다. 공기업이라면 관련 필기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는 스펙과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으므로, 무조건 ‘대기업 아니면 안 된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규모보다는 근무 환경이 내게 맞는 기업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
두 번째는 업종을 정하는 단계다. 건설업·식품업·관광업·정보통신업·방송업·컴퓨터업·광고업 등으로 불리는 것이 업종이다. 나의 전공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업종은 앞으로 내가 다룰 상품·서비스·콘텐츠와 관련되므로 ‘내가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분야’를 골라야 한다. 가장 고민해야 할 단계이기도 하다. 세 번째 단계는 직종 결정이다. 직종이란 재무·마케팅·인사·구매·비서·기획·디자인·개발 등으로 나뉜다. 직종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내가 선택한 직종의 ‘직무기술서’를 구해 보는 것이 좋다. 한국직업정보시스템을 이용하면 직무기술서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렇게 3단계를 거치고 난 뒤에는 반드시 종이에 펜으로 기록해야 하는 일이 있다. 가고 싶은 기업의 규모와 종류, 내가 관심을 갖는 업종과 직종에 대해 쓴다. 그리고 각론으로 연봉 수준은 얼마인지, 이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 일을 하려면 어떤 기술·지식·성격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 또 어떤 흥미를 가진 사람이 적합한지를 종이 위에 정리한다. 그러면 이제 나의 구직 목표 설정은 마무리됐다. 이후 단계는 내가 관심을 갖는 기업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업 소개를 읽어본다. 지난 채용 공고나 회사가 밝힌 인재상, 직무 소개 등의 자료를 찾아 읽어본다. 관심 기업은 인터넷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채용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기업 홈페이지에서 눈여겨봐야 할 내용은 기업의 인재상은 어떤지, 보통 채용은 언제 이뤄지는지, 또 어떤 직무들을 모집하는지 등이다. 10~20개의 관심 기업에 대해 일자리 정보를 정리해놓으면 내 취업 목표가 설정된다. 그 다음, 신문기사 등을 통해 내가 관심을 가진 ‘일’에 대하여 구체적인 정보를 획득하고 선배 등을 통해 실제적인 직업 정보를 얻는 데 집중한다면 첫 번째 활동은 준비 완료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일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줄 직업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진지하게 결정을 내린다. 진로에 대한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이런 목표가 있고 없고에 따라 취업 성공률은 크게 달라진다. 갈 길을 정해놓고 달리는 사람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사람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나에게 맞는 직업·적성을 잘 모르겠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알고, 이런 일을 할 곳을 찾아보면 어렴풋이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흔히 노동부의 ‘워크넷’이라면 채용정보 제공 사이트 정도로 알고 있지만, 자세히 들어가보면 취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워크넷의 상위 메뉴 중 ‘직업상담·지원’을 클릭 후한 직업심리검사로 들어가면 직업선호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 검사를 마치면 나의 흥미·성격·생활사 등에 맞는 직업을 지정받을 수 있다. 본인이 평생 좋아할, 성격에 맞는 직업을 지정받을 수 있는 귀중한 사이트다. 이렇게 지정받은 직종을 바탕으로 하여 세부 정보를 알아본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커리어넷’에서 다양하고 전문적인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연령별로 검색하도록 사이트가 구성돼 있다. 대학생·성인 메뉴로 들어가면 직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내가 평소 흥미를 느꼈던 직업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일자리 전망은 어떤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신문기사를 열람할 수 있다. ‘커리어넷’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러고 난 뒤, 채용정보 제공 사이트에서 직접 기업의 채용공고를 검색하면 된다. 잡코리아·스카우트 등의 사이트가 대표적인 채용 포털이다. 채용 포털 검색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 규모가 아니라 직종·업종 위주로 검색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인터넷에 의존해 구직 활동을 하는데, 올바른 방법인가?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에서 ‘이태백’이란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십대에 퇴직한다는 뜻으로 ‘이퇴백’이란 말도 생겨났다. 요즘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뛰어야 취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채용 포털에만 의존한다. 너무 쉽게 채용공고를 내놓은 회사를 고르고, 입사지원 버튼을 누르고는 “오늘 구직 활동 끝”이라고 외친다. 채용 포털에 나오는 채용 공고는 ‘Open Job’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수의 사람에게만 공개되는 채용 공고는 ‘Hidden Job’이라 한다. 많은 사람이 보지 못 하게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숨겨져 있는 채용공고가 좋은 것은 경쟁률이 낮다는 점이다. 대학생이라면 ‘Hidden Job’은 캠퍼스에 숨어 있다. 바로 학교의 취업정보실(인재개발원)이다. 이곳은 자기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취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도 4년 동안 이곳의 서비스를 단 한 번도 받지 못 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많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인턴 사원을 모집하고, 인턴 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대규모 공개 채용보다는 대학을 찾아가 소수의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즉, 다른 대학 학생에게는 제공되지 않고 우리 학교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채용 정보가 있다는 소리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내 이력서를 내보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교수님, 선배님, 교육에서 만난 강사님, 인재개발원의 직업상담 선생님 등이 모두 나의 취업을 도와줄 사람들이다. 채용공고만 찾을 게 아니라, 인사 담당자와 헤드헌터들이 나를 찾게 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채용 포털에서 잡 서치만 할 게 아니라, 내 이력서를 올리고 인사 담당자들이 내게 연락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헤드헌팅 사이트에도 이력서를 올려보는 게 좋다. 물론 헤드헌팅이란 경력자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최근에는 신입 인력을 대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니 모든 가능성을 두들겨라. 커리어 케어·엔터웨이·에이치알코리아 등이 대표적인 헤드헌팅 사이트다. 취업이 어려운 때일수록 ‘손가락으로 하는’ 구직 활동보다 ‘발로 뛰는’ 구직 활동의 성공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