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을 통해 많이 듣고 보는 국회의원이지만, 정작 우리는 그들에 대해 어느 정도나 알고 있을까? 뉴스와 기사, 언론의 생중계 등을 통해 국회의원의 활약상을 접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 그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내기엔 역부족이다. 국민의 세금을 받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대한민국의 입법부를 이끌어가는 국회의원에 대해 일반인들이 한 번쯤은 가져봤음직한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지방 지역구 B 의원, 본의 아니게 ‘두 집 살림’ 비례대표 C 의원은 365일 열공 또 열공 방만 배정받고 의원회관에 전혀 안 나오는 의원도 국회의원이 되는 길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방법, 둘째는 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방법이다. 국회 입성 경로에 따라 그들이 선택하는 의정 활동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우선, 지역구가 있는 선출직 국회의원은 ‘국회상주형’과 ‘지역관리형’으로 분류된다. 국회 재입성을 노린다면, 지역 민심에 귀를 기울이며 지역관리를 하는 일이 필수다. 하지만 소속된 상임위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거나 당직이라도 맡는다면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서울을 지역구로 하는 재선 A의원은 전형적인 ‘국회상주형’이다. A 의원은 18대 국회 개원 이래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지켰다. 그는 6시 퇴근 후 지역 사무소에 도착, 지역 현안을 보고받고 10시쯤 집으로 향하는 생활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가 상임위에서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탓에 국회 사무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지역에 신경 쓰는 시간이 줄어 퇴근 후에도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주말에는 쉬면서 체력을 챙기곤 했으나, 최근에는 주말까지 반납했다. 6월 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지방자치단체장 출마를 결심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국회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 이런 강행군 속에서 속이 타는 사람은 부인이다. 자식들은 장성해 분가했고, 유일한 동거 가족인 남편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취침 때 뿐이다. 그래도 A 의원의 부인은 남편의 보약을 챙기고 틈틈이 문자를 보내는 등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A 의원의 보좌관은 바빠진 일정 때문에 의원 부부가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런 만큼 서로를 더 챙기면서 금실이 신혼 시절 못잖게 좋아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지역관리형’으로 분류되는 초선의 B 의원은 경상남도가 지역구인 탓에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가족들은 경남 지역구에 살지만, 국회 출근을 위해 B의원 홀로 서울에 집을 얻었다. B 의원은 일주일 중 4일은 서울에 거주하고, 주말을 포함한 3일을 지역에서 보낸다. 4일은 ‘기러기 아빠’ 내지는 ‘홀아비’ 생활을 하는 것이다. B 의원의 보좌관은 “지역구가 먼 의원들은 서울 근처에 방을 얻을 수밖에 없다”면서 “부인이 올라와 함께 지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원들도 있어 홀아비 냄새가 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B 의원은 3일을 지역구에서 보내지만, 지역구에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지역에 할애한다. 비행기를 타거나 KTX를 이용해도 환승시간이나 교통 사정 때문에 서울과 지역을 오가는 데만도 왕복 9시간이 걸린다. B 의원의 보좌관은, 이런 생활을 오래 하면 몸이 축나기 마련이지만 이렇게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민심과 당심을 모두 얻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초선인 까닭에 재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고, 결국 지역구 관리와 소속 정당 관리 모두가 필수라는 것이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C 의원은 지역구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나 자신의 전문 분야에 집중한다. 지역구 의원들보다 제약이 덜한 까닭에 전폭적으로 일에 매달릴 수 있다는 C 의원은 1년 365일 포럼이나 공청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렇듯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두문불출해 의정 활동이 베일에 싸인 의원도 있다. 상임위원회나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 외의 곳에서는 행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의원도 여럿 있다. 실제로 다선의 D 의원과 E 의원 등 몇몇 국회의원은 18대 국회 개원 이래로 계속 의원회관 사무실 문을 굳게 닫아놓아 취재차 방문한 기자들을 헛걸음시킨다. 의원 1인 연봉 1억1300만원에 보좌진 연봉 3억 원 의원실 유지비·여행비 합치면 의원 1인당 기본이 6억 2008년 4월 9일 총선에서 당선된 299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임기 4년 동안 어떤 대우와 특권을 누리며 생활할까? 보통 사람들의 큰 관심거리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월급일(세비 수령일)은 매월 20일이고, 월 평균 급여액은 941만9730원이다. 여기에는 일반수당 520만 원과 입법활동비·급식비·가계지원비 등의 수당, 정근수당과 명절 휴가비가 포함돼 있는데, 이를 연봉으로 계산하면 1억1300만 원 가량 된다.
국회의원은 또한 국회 의원회관 내에 82.5㎡(25평) 정도 크기의 사무실을 제공받고, 자신의 의정 활동을 보조할 보좌진을 꾸릴 수 있다. 보좌진은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1명, 6급 비서 1명, 7급 비서 1명, 9급 비서 1명, 여기에 2명의 인턴을 채용할 수 있고, 지역구 사무실에 상주하는 직원까지 합하면 대략 10여 명 안팎으로 꾸려진다. 이들 중 국가가 임금을 지급하는 정규직 직원은 보좌관·비서관·운전기사·비서를 포함한 6명과 국회 인턴 2명. 이들의 연봉과 국회의원의 연봉을 합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한 의원실에서 제공한 2009년 공무원 보수지급기준에 따르면, 4급부터 9급에 해당하는 보좌진은 많게는 6400만 원, 적게는 25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국회 인턴 2명의 월 급여액은 110만 원 정도 되기 때문에 이들의 연봉은 약 1320만 원 정도이다. 구체적으로는 9급(7호봉) 비서가 2554만 원, 7급(7호봉) 비서 3317만 원, 6급(11호봉) 비서 3845만 원, 5급(24호봉) 비서관 5546만 원, 4급(21호봉) 보좌관 6464만 원이며, 이를 합산하면 3억830만 원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본인의 연봉을 합치면 한 해 약 4억 원 가량이 인건비로만 들어가는 셈이다. 이 밖에, 매월 국회의원 의원실에 지급되는 경비는 사무실 운영비 50만 원, 차량 유지비 35만8000원, 차량 유류비 95만 원, 공공요금 91만 원, 사무용품비 25만 원, 여기에 정책개발비 등을 포함하면 월 740만 원 정도이다. 1년치를 계산해보니 8900만 원 가량 되는데, 인건비까지 모두 합치면 5억 원 가량이다. 특히 국회의원은 한 해 두 차례 해외시찰을 나가는데 국고 지원을 받고, KTX 및 국유 철도와 선박은 물론 항공기 사용이 무료이기 때문에, 이를 포함하면 국회의원 한 명당 한 해 동안 들어가는 돈은 어림잡아 6~7억 원에 이른다. 즉, 국회의원 299명에게 지급되는 한해 국민 세금은 약 2000억 원에 달한다. ‘주량 측정불가’부터 ‘한 잔도 못해’까지 다양 술 마시는 기회·자리 많기 때문에 ‘주당 의원’ 되려면 소주 5병, 폭탄주 10잔은 기본 통상적인 국회의원들의 ‘방학’은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인 8월이다. 작년에는 미디어법 처리로 경색된 정국에다, 10월 재보선 및 2010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치 지형이 요동을 쳐, 의원들은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특히 민주당 등 야당이 당직자들을 인천공항에 보내 해외로 떠나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잡아내겠다고 벼르면서 여당과 야당 의원 사이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의원 중 일부는 남몰래 여행을 감행하기도 했다.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한 의원은 “그동안 가족에게 소홀했던 것을 만회할 기회라고 생각했다”면서 “가족에게 했던 약속도 있고 함께 보내는 시간에 주위의 눈치를 보고 싶지 않아 사비를 털어 해외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국회의원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 구설수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비밀로 부치는 게 보통”이라면서 “그렇게 막아도 갈 사람은 다 갔다 오더라”고 말했다. 이처럼 의원들은 대부분 일 년에 한 번뿐인 호기를 맞아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오지만, 사정에 따라 이를 포기하고 국내 여행을 떠나는 의원도 종종 있다. 또한 몇몇 의원은 상황이 여의치 않자 휴가를 반납하고 지역구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국회의원의 주량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국회의원 중에는 몇 가지 술을 섞은 폭탄주 몇 잔쯤 가볍게 마시는 의원에서부터 술이라면 한 잔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여성 의원까지 주량이 각양각색이지만, 결론적으로 국회의원 중엔 ‘주당’이 많다. 실제로 각 정당이나 의원 개인이 마련한 회식 자리에 참석해보면 술이 빠지지 않는다. 엄청난 양의 술을 먹고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국회에서 주당으로 불리려면 대략 소주 5병에 폭탄주 10잔은 기본이다. 의원들이 주당으로 꼽은 한 야당 의원의 주량은 ‘측정 불가’이다. 이 의원은 “의원들끼리 사적으로 만나 야당이 처한 현실을 토로하다 보면 술이 저절로 넘어간다”면서 “지난 한 달 동안 20일은 술을 마신 것 같다”고 실토(?)했다. 때때로 술자리에 자신이 아끼는 값비싼 위스키를 챙겨오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지역구 양조장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가져와 홍보하는 의원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여러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데, 일주일 중 4일은 술자리가 있는 것 같다”며 “지역구를 방문할 때 더 많은 술을 마시게 된다. 주민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선 ‘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