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부품 및 시스템 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돼 국내에 공급되는 일부 에스컬레이터 제품의 경우 품질이 낮고 성능이 불안정해 제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한국의 현행법 안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 법적인 품질규제 조항이 없어, 제품 성능에 대한 제한 없이 무방비 상태로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국산을 중심으로 한 외국산 에스컬레이터 제품이 넘쳐나는 이유는 국내 승강기 산업의 과도한 경쟁과 저가 수주 때문이라는 게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지적이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 제작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으로 원가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는 에스컬레이터 제작을 중단하고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저가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산 수입품의 경우 국내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을 의무가 없어, 품질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국내 생산의 채산성이 맞지 않아 중국에서 90% 이상을 수입해 들여오는 실정이지만, 중국산에 대한 인증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저가로 들여온 중국산 승강기가 인명사고를 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산하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가 조사한 2004~2008년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2005년 9건, 2006년 20건, 2007년 43건, 2008년 108건 등 모두 229건으로 매년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전체 승강기 사고(407건) 중 절반 이상이 에스컬레이터 사고다. 사회 전반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것도 원인이지만, 안전점검 대책을 마련하고 에스컬레이터 소유 업체와 유지보수 업체는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점검과 교육 강화로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