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는 경사진 곳을 편리하게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기계장치다. 계단을 오르기 부담스러울 때도 에스컬레이터만 있다면 편리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편리한 에스컬레이터에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에스컬레이터의 디딤판과 디딤판 사이의 높이는 약 20㎝로, 보통 15㎝ 정도인 일반 계단 높이보다 훨씬 높다. 어린이나 노약자가 이렇게 높은 계단 사이를 걷거나 뛸 경우 넘어질 위험이 크다.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중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다가 발생하는 사고가 89%를 차지한다. 그만큼 에스컬레이터 위에서 움직이면 위험하다. 에스컬레이터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나는데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때는 두 줄로 타고, 반드시 레일을 잡으라”는 안전수칙이 계속 방송됨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이 이를 거의 지키지 않고 걸어 올라가거나 뛰어 내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빨리 움직이려는 사람 눈에는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느리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높이라도 에스컬레이터는 계단 숫자가 적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는 도중에 빨리 걸어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항상 문제가 되는 한국인의 조급증 탓이다. 한쪽으로 걷고 뛰면 계단 충격 10배 이상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승강기 검사 및 관리에 관한 운용요령’은, 에스컬레이터 이용 때 손잡이 즉 핸드레일을 꼭 잡아야 하며, 디딤판 위에서 뛰거나 장난을 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선 이동하지 말라는 경고다. 특히 두 사람이 나란히 타게 돼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쪽으로만 사람들이 뛰어 내려가면 발판 한쪽에만 큰 충격을 주기 때문에 고장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뛸 때 디딤판에 가해지는 충격은 같은 체중의 사람이 서 있을 때보다 최대 10배 이상 높다. 이 같은 충격이 반복되면 발판을 연결하는 부분이 고장 나고 체인도 늘어나게 된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이 이용하면서 동시에 한쪽 편(왼쪽)으로만 사람들이 뛰어다니거나 걸어 오르내리는 한국의 에스컬레이터가 특히 위험하고 고장이 잦은 이유다. 난간을 붙잡지 않고 타거나 몸이 불편한 이용자가 에스컬레이터를 타다가 오작동이 일어나면서 사망 또는 하반신마비 같은 ‘한국형’ 대형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다. 따라서,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는 반드시 정지 상태에서 타고, 난간을 붙잡아야 한다. 더욱 적극적으로는 건강을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있어도 계단을 이용하는 ‘운동’도 추천할 만하다. 움직이는 계단인 에스컬레이터는 특히 한국에서 대형 사고를 일으킬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에스컬레이터 등 승강기 안전 이용 방법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동영상 등 홍보물을 제작하고 KTV(한국정책방송), 지하철·철도공사 등과 연계해 역사 안에서 무상 공익광고를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 안전수칙에 대한 어린이 대상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며 “에스컬레이터 난간 잡고 타기 등 올바른 이용 방법을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바른생활’(구 도덕) 및 ‘생활의 길잡이’(구 사회) 과목에 수록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교과서엔 ▲에스컬레이터 난간 잡고 타기 ▲에스컬레이터 안전선 안에 바로 서기 ▲에스컬레이터에 물건 올려놓지 않기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올바른 승강기 이용법 6가지가 실렸다. 또한 어린이가 스스로 승강기를 올바르게 이용하는지 점검하는 실천학습도 교과서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