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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D-100] 5대 관전 포인트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 ‘미래권력’ 전초전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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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58호 심원섭⁄ 2010.02.22 16:10:28

오는 6월 2일 치러질 지방선거는 향후 정치의 중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與野)는 물론 여여(與與) 계파 간의 많은 갈등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야당이 규정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과 함께 2012년 대선과 총선의 전초전 의미를 갖는데다, 세종시 수정안 논란의 향방, 그리고 차기를 꿈꾸는 대선 후보들의 부침 등 다양한 정치적 함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번 선거에 무게를 더한다. 다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이다. 1. ‘태풍의 눈’ 세종시 여파는 어느 정도일까? 세종시 수정안 논쟁은 충청권뿐 아니라 기업·혁신도시가 예정된 비수도권까지 집어삼킬 전국적 이슈로 떠올라 ‘지방선거=세종시 평가’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와 여당은 끌면 끌수록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와 상관없이 선거 지형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행정 효율성을 고려한 ‘백년대계론’을 앞세우고, 야당은 ‘역차별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권 내 친이-친박계 간 첨예한 갈등 속에 세종시 논란이 지방선거에까지 이어져 최대 변수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꼭 100일 남긴 2월 22일 현재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지역별 여론의 흐름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수도권은 찬성이, 충청·호남권은 반대 여론이 각각 높고, 영남권은 찬반 여론이 혼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도권은 한나라당, 충청과 호남은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도권에선 일단 ‘수도분할 불가’ 논리가 먹혀들면서 여권의 서울시장·경기지사·인천시장 수성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지만, 역사적으로 지방선거가 ‘정권 중간심판’의 성격을 띠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종시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세종시 수정안 논란으로 현 정권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충청권에서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이 지역 단체장을 거의 휩쓸다시피 한 한나라당의 패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전과 충남·충북 3곳에서 모두 승리했지만, 지난해 이완구 충남지사가 수정안 추진에 불만을 품고 전격적으로 지사직을 사퇴할 만큼 여론이 악화돼 있어 한나라당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따라서 민주당과 선진당은 이 지역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으나 변수가 없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현 시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충청권을 필두로 한 세종시 민심의 변화 여부다. 만약 충청권에서 수정안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 한나라당은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선전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이나 선진당은 상대적 약세 내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2. 야당의 정권심판론 먹힐까?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지난해까지 치러진 4차례 재보선에서 어김없이 정권 견제·심판론이 제기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 이어 처음 치러지는 전국단위의 선거인 만큼 여당으로서는 정권 전반기에 대한 ‘종합평가’를 받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전국단위 선거의 결과에 따라 지방권력의 재편은 물론 2012년에 치러질 차기 대선구도의 윤곽도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낼 것인 만큼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당이 승리하면 정부는 집권 후반기에 안정적인 국정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정권 재창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엔 역으로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G20 정상회담 개최 등을 강조하며 ‘국정 안정론’을 내세워 이번 선거에서 지방권력을 수성함으로써 4대강 사업 추진 등 현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4대강 사업 추진 등 정부 독주에 대한 ‘심판론’으로 맞서 지방권력을 확보하고 차기 정권 탈환의 디딤돌을 놓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6월 2일 지방선거의 승패는 여권의 ‘국정 안정론’과 야권의 ‘견제론·정권심판론’에 대해 민심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민심 향방의 가늠자로는 여야는 물론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계의 내홍으로까지 번진 ‘세종시 수정’ 논쟁이 꼽히고 있어, 만약 정부 여당의 세종시 수정 추진이 중도 좌절될 경우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극도로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친이·친박계 간 알력이 당의 단일선거체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될 경우 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내홍을 겪을 개연성도 있는 등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한나라당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3. ‘선거의 여왕’ 박근혜는 선거지원을 할 것인가? 박근혜 전 대표는 4년 전인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로 전국 각지를 누비는 가운데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 유세에서 얼굴이 칼에 찢기는 ‘테러’를 당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깨어나자마자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로 열세에 놓였던 대전시장 선거 양상을 뒤집어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와 함께 그의 대중적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당시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서울 25개 구청장 모두를 싹쓸이한 것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230곳 중 155곳을 석권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어떤 식으로든 올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여권 주류와 첨예하게 맞선 박 전 대표가 당을 위해 전국을 누빌지가 큰 관심거리다. 물론 세종시 문제가 지방선거의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해 온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지방선거 지원 활동에 나설 명분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이른 시일 내에 수정안의 ‘포기’ 또는 ‘불발’로 귀결되고, 지방선거 참패를 피하기 위해 박 전 대표의 유세를 원하는 당원들의 요구가 강해진다면 명분을 갖고 지원에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한 세종시 수정안 문제가 친박계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박 전 대표가 지난 2008년 4.9 총선 당시 당 지도부의 거듭된 지원유세 요청을 거부하면서도 일부 친박계 후보에게는 자신과의 인연을 강조한 영상 메시지를 보내 간접지원을 한 적이 있어, 친박계 후보만을 대상으로 ‘간접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 남북 정상회담 변수는 없나?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가운데, 끊임없이 제기되는 남북 정상회담도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남북 간 물밑 접촉 얘기가 많이 돌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되면 그 폭발력은 자연스럽게 국내외 정세에 큰 여파를 던질 게 분명하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지거나 회담 일정 및 방식이 확정되면 그 파괴력은 무시하기 어려우며, 더욱이 세종시 논란과 맞물려 행정수도 이전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만약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한국의 보수 정권이 처음 벌이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아무리 정치적 의도를 갖지 않는다 해도, 선거를 앞두고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되거나 회담이 성사되면 선거 쟁점이 되는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방선거 전에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개최 일정이 극적인 모양새를 갖춰 발표될 경우 정치권은 이를 둘러싸고 첨예한 논란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지방선거 직전인 5월 23일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라는 점도 표심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5.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변화는 없는가? 이명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6월 지방선거가 단순히 지방권력의 재편을 넘어 집권 후반기 국정장악력을 판가름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 취임 직후 2008년 4월에 치러진 18대 총선 이후 첫 전국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차기 대선구도와 연결되기 때문에, 여권을 비롯한 기존 정치지형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을 비롯해 4대강 살리기, 정치개혁 등 각종 국정과제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남은 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여권의 정책 추동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네 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1998년 당시 여당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수도권을 석권하고 야당인 한나라당이 영남권을 고수한 사례가 집권 여당이 그나마 선전한 유일한 전례로 남아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낼 경우 이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집권세력은 남은 임기 동안 확실한 국정주도권을 쥘 수 있음은 물론, 향후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50%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내면 현 정부는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순항을 계속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세종시 논란이 6월까지 마무리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런 선거 결과가 나온다면 이 대통령에게는 여론과 정치권 설득을 위한 ‘천군만마’를 얻는 양상이 된다.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 방식에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취임 이후의 성과나 평가와 무관하게 선거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야 하고, 결국 집권 후반기의 변화된 정치환경 속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국주도력이 약화되면 각종 국책사업 및 개혁 작업의 추진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인적쇄신 가능성으로까지 연결되면서 정국이 혼미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게 여권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경제위기 관리체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대통령’을 지향하는 이 대통령의 위상과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가 이 대통령의 스타일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오는 11월에 개최되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중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남북관계 등도 집권 후반기 ‘레임덕’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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