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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미니’는 사람 잡는 차?

잦은 고장에 애프터 서비스 거의 없어…‘억울해 자살’ 소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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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0호 김진성⁄ 2010.03.08 15:17:33

BMW의 ‘미니’ 라인업은 얼마 전에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서 ‘사회 초년생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수입 중고차’로 선정될 만큼 인기가 좋다. 감각적인 디자인과 고급 자동차의 대명사인 BMW가 만든다는 점이 젊은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인기 요소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막상 이 차를 타는 소유주 중에는 고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차량을 인도받은 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고장 때문에 실제로 몰고 다닌 기간은 7개월밖에 안 된다는 사람, 신차를 구입한 지 3년밖에 안 됐는데, 그사이 차량 결함으로 9번이나 수리를 받았다는 사람 등 미니는 높은 인기를 좇아가지 못하는 품질과 후속관리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 중 시동 꺼져…“무서워서 타겠나” 2007년형 미니 컨버터블을 구입한 권 모 씨(32, 여)는 차를 산 직후부터 지금까지 3년 간 차 때문에 들인 시간과 돈을 생각하면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다. 새 차가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현상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됐다. 몇 번을 참고 넘어갔던 권 씨는 결국 지난해 8월 자신이 차량을 구입한 미니 전시장을 방문했으나, 수입사의 대답은 ‘아무 이상이 없다’뿐이었다. 하지만 권 씨의 차량은 얼마 후 다시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멈춰버렸다.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겪은 권 씨는 다음날 서울 답십리의 서비스센터에 갔으나, 책임자는 “여기서 달리면서 시동이 꺼지게 해보라”는 황당한 주문을 할 뿐이었다고 권 씨는 전했다. 그녀는 이날 아무 성과 없이 발길을 돌렸다. 올해 초에 2009년 1월식 미니를 인도받은 김 모 씨(남, 35)는 차를 본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덜덜거리는 디젤 소리 때문에 답십리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겼고, 대리기사가 몰고 오던 차가 길에서 멈춰버린 것이 지난달 8일. 그날 이후 김 씨는 아직까지 자기 차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니의 성능 결함 때문에 불만을 쏟아내는 이들은 권 씨와 김 씨뿐이 아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 설치된 미니 관련 카페에는 성능과 애프터 서비스(AS)에 대한 항의 글이 매일 끊이지 않고 올라온다. 어떤 사람은 차량을 인도받은 지 하루 만에 서울 강변북로에서 차가 멈추는 위험천만한 일을 겪었고, 또 다른 소유주는 지난해 9월 말 인도받은 차량이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수리센터에 입고돼, 지금은 아예 지난해 12월 받은 대차를 4개월 가까이 몰고 있다고 했다. 수입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자살 시도한 경우도 최근 도요타가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으면서 차량 안전은 물론 애프터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미니의 수입사인 도이치 모터스 측의 애프터 서비스 태도는 고객이 볼 때 ‘차 팔았으니 볼일 다 봤다’는 식이라는 평가가 많다. 앞에 든 권 씨는 답십리 서비스센터의 부지점장부터 도이치 모터스의 대표까지 모두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났지만, 그들은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다’ ‘논의된 적 없다’고 하더니 결국 마지막엔 “2007년 모델의 중고차 값으로 차량을 팔아주고 위로금을 주겠다”는 선에 머물렀단다. 권 씨는 여태까지 차량 이상에 대한 항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중고차 값에 차를 팔아주겠다는 도이치 모터스 측의 태도에 화가 나 일언지하에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혼자서 도이치 모터스를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펼치기 시작했다. 권 씨는 이 과정에서 원형탈모가 생길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얼마 전에는 도이치 모터스 대표와 통화를 마치고 실신하기까지 했다. 결국 권 씨는 “다음 생애에는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어리석은 죽음이 나처럼 힘 없는 사람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 시도까지 했다. 다행히 가족에게 발견돼 봉변은 면했지만, 손상된 위장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하다. 그동안 도이치 모터스 측의 태도로 젊은 여성이 혼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2월 8일 서비스센터에 자신의 미니를 맡긴 김 씨는 도이치 모터스를 상대로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 씨가 도이치 모터스의 애프터 서비스에 가장 분개하는 부분은 이들이 중간에 계속 말을 바꿨다는 점이다. 김 씨는 카페에 올린 글에서 “대리기사가 운전하고 오는 도중 차가 멈춘 이유에 대해 처음에는 ‘우리가 수리하던 중 냉각수의 연결고리를 잘못 건드려서 그런 것’이라더니, 나중에는 ‘우리 잘못이 아니라 온도조절장치의 고장’이라고 하더라”며 “새 차로 교환해줄 수는 없고 엔진도 새 엔진 대신 부품 교환으로 해결하겠다면서도 대차를 빌려주는 신경을 자기들이 써주고 있다며 생색을 내더라”고 도이치 모터스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소비자 불만에 대한 반응을 듣기 위해 은 3월 4일부터 도이치 모터스 측에 전화를 걸었고, 도이치 모터스 측은 “고위 관계자가 곧 답변 전화를 해줄 것”이라고 했지만, 여러 차례의 전화접촉에도 불구하고 하루(만 22시간)가 지난 원고 마감 때까지 전화는 오지 않았다. 자동차의 안전과 관련된 서비스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 이렇듯 중요한 자동차 안전 서비스에 대해 도이치 모터스가 가진 생각은 소비자들이 갖는 기대치에 분명 미흡해 보인다. 도이치 모터스는 최근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와 현대자동차의 자발적 리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게 미니로 골머리를 앓는 소유주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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