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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2천억 카드 장터 코스트코, 누가 잡나

5년 만의 공개입찰에 삼성·신한·현대·비씨 카드 4사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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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2호 김진성⁄ 2010.03.22 15:45:18

삼성카드가 장악하고 있던 1조2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면서 신용카드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계 대형 할인마트 체인점인 코스트코 홀세일(이하 코스트코)이 10여 년 간 독점 제휴를 맺었던 삼성카드와의 계약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공개입찰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은 저마다 치밀한 전략을 세워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 연간 1조2000억 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약속의 땅 코스트코에 입성하는 카드업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유통업계와 금융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국가 1카드’ 코스트코 경영전략이 시장 달군다 코스트코의 경영전략 중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1국가 1카드’ 전략이다. 코스트코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1국가당 단 1종류로 한정해 해당 카드사 외의 다른 신용카드로는 결제가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처음 코스트코가 영업을 시작한 2000년부터 삼성카드가 계약을 맺어 10년 간 독점체제를 유지해왔다. 코스트코는 삼성카드를 대상으로 2003년과 2005년 두 차례 계약을 체결했다. 처음 공개입찰을 시행한 2003년에는 LG카드와 삼성카드가 경합을 벌인 끝에 삼성카드가 독점계약권을 따냈고, 2005년에는 별도의 입찰 없이 5년 간 계약이 연장됐다. 코스트코와 삼성카드의 계약은 오는 5월이면 만료된다. 코스트코가 올해 다시 공개입찰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카드사 4파전의 승자는 누구? 코스트코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입찰에 응한 카드사는 기존의 독점계약권을 유지하려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신한카드·비씨카드 등 총 4개 업체다. 국내 유수의 카드사들이 전국에 7개 매장 밖에 없는 창고형 할인매장의 독점계약권을 따내기 위해 이렇게 애쓰는 가장 큰 이유는 코스트코의 2009년 매출액이 1조 2000억 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유통업계에서 대어급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1조2000억 원의 연매출액은 현재까지 코스트코와 독점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삼성카드의 2009년 신용판매 취급 매출인 38조9000억 원의 3.08%를 차지할 정도의 규모다. 다른 할인매장 업체들보다 매장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회원들의 구매력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신용카드사들은 대규모로 물량을 판매하는 코스트코의 판매전략에 따라 고객들의 신용카드 결제 액수가 크다는 점, 그리고 독점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특히 코스트코 고객 중에는 대량구매를 하는 법인회원이 많고, 카드 결제 규모가 크다. 코스트코와 독점계약을 체결하면 고객들의 주 사용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카드사들이 코스트코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다. 입찰에 응모한 카드사들은 저마다 ‘코스트코의 최고 파트너는 나’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우선 신한카드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 1450만 명이라는 회원 수를 가장 큰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카드가 “회원들의 월 평균 카드 사용 금액이 타 카드사보다 많다”는 점을 내세운다면, 비씨카드는 타 카드사보다 법인고객이 많아 대량구매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 어디까지 내려가나 카드사들이 코스트코라는 대어를 물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이런 경쟁에 따라 카드 결제 수수료를 통한 수익은 오히려 다른 할인업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현재 삼성카드와 코스트코가 맺고 있는 계약에 따르면, 가맹점 수수료율은 0.7%에 불과하다. 최소 1.6%에서 최대 1.9%에 달하는 다른 대형 할인업체와의 가맹점 수수료 계약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는 코스트코의 경영전략에 따른 것으로, 단일 카드와 독점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수수료율을 다른 업체보다 낮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 코스트코와 계약을 체결하려는 카드 4사들은 지난번 계약에서 삼성카드가 맺었던 0.7%보다 더 낮은 가맹점 수수료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입찰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가맹점 수수료를 아예 0%로 제시한 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정작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가 아무리 낮게 책정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다. 1회 평균 결제 금액이 25만 원이 넘는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사정이 더욱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유통업계와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코스트코의 이번 공개입찰에 대해 ‘코스트코의 경쟁업체인 이마트를 위해 삼성카드가 제휴 카드를 발급하면서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삼성카드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만료돼 입찰을 하는 것일 뿐 코스트코와 우리 사이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강한 어조로 업계의 소문을 부정했다. 당초 코스트코는 독점 카드사 선정 결과를 3월 셋째 주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코스트코가 과연 어떤 카드사에게 1조 원 이상의 시장을 안겨줄지 카드업계와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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