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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D-30, ‘천안함 변수’에 판세 요동

‘북풍’ 안보 이슈 급부상 조짐…선거정국 초대형 이슈로 굳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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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7호 심원섭⁄ 2010.04.26 15:54:35

6.2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월 26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고가 선거정국을 지배하는 초대형 이슈로 굳어가고 있다. 천안함 사망자들에 대한 장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선거 분위기가 전국적 애도물결 속에 묻힌데다, 민·군합동조사단이 사고 원인을 ‘외부충격’으로 잠정 결론 지으면서 국민의 이목은 충격의 주체 규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 개입설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가안보 문제가 지방선거의 초대형 이슈로 부각되면서 정치권이 일거에 ‘북풍’(北風) 속으로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있다. 일단 여야 정치권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고 희생자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는 조문 무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병국 사무총장은 “지방선거 일정은 진행하되 차분하고 엄숙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도 “실종자 수색과 희생자 장례문제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전은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여야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조문정국 속에서 이벤트성 행사나 대외행보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정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을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규정했지만, 여야 지도부는 섣불리 북한을 겨냥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북한의 개입을 확증하는 증거물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북풍을 유도하려 했다’는 역풍을 우려해 예단을 피하고 있고, 민주당은 북한 개입론이 여당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의 개입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물이 제시될 경우, 정치권은 ‘안보정국’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여야 공히 지방선거 대책을 재정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만약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 정부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안보야말로 국가의 기본이자 기반이 만큼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보수층 결집 우려 ‘북풍 경계령’ 내려 그러나 민주당은 이 경우 백령도 근해에서 군의 초계함이 피격당할 정도로 정부의 안보와 위기대응 체제가 허술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북풍의 차단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개입이 드러난다면 국가안보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반증이고 이는 정권 차원에서 중대한 위기”라며 “그 점을 철저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이러한 분위기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선거의 판도를 좌우했던 북풍 공방이 재현된다면 세종시 수정, 한명숙 전 총리 무죄판결 등의 파급력은 극히 미미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 문제로 연결되면 보수층이 결집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천안함 침몰사고 ‘북한 개입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황장엽 암살조’ 검거사건까지 터지면서 대북 안보 이슈가 보수층의 결집을 유발하고 ‘정권 심판론’을 희석시키는 등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북풍 경계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일단 천안함과 관련해서는 원인이 무엇이든 안보무능의 결과라는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등 정부 여당이 정치적 의도로 북한을 활용하려 한다는 논리로 차단에 나서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21일 MBC 라디오에 나와 천안함 사고의 북한 연루설과 관련해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속셈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원인 규명과 책임 문제도 있지만 안보체계 부실에 대한 정비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그 파급력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과거처럼 북풍에 휘둘릴 국민이 아니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대북 관련 이슈가 부각되더라도 그것이 국민에게 심리적 불안요소가 되거나 정치적 의사를 바꿀 만큼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대북 대응기조를 놓고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어, 속내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이강래 원내대표가 회의 석상에서 “조사 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확증되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정부 여당의 프레임에 야당까지 휩쓸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 핵심 당직자는 “이미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면에서는 대북 문제에 대해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자꾸 북한을 편든다는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천안함 사고 원인을 밝혀줄 함미가 인양된 뒤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해 “사고 원인에 대해 외부충격으로 모아지고 있고 기뢰 가능성보다는 어뢰 가능성이 크게 나오는 것 같다”고 처음으로 ‘어뢰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기뢰보다는 어뢰로 많이 가 있는 것 같다. (어뢰) 발사체가 누구냐에 대하여 북한 관련설 등 여러 의혹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조사 결과 북한의 소행으로 확증되면 북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북한 개입설을 처음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결과적으로 천안함 인양을 계기로 어뢰 공격설에 무게가 실리자 사고 후 북한 개입설을 가급적 배제하려는 태도를 바꾼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자는 원론적 차원”이라면서도 “(북한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는 소리를 안 들으려는 차원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당내에선 이번 사고가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감안, 미리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여야, 국방위서 ‘천안함 침몰’ 놓고 시각차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한나라당은 북한 연루설이 입증될 경우 대북 강경대응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보수진영이 구멍 난 안보태세의 책임을 전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북풍’ 차단에 나서는 등 천안함 침몰사고를 바라보는 여야 간 시각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북한 소행 시 유엔 안보리 회부 고려’라는 발언을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꼬집으면서 “국방부는 유엔 헌장에 규정된 자위권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군은 군사적인 응징·보복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리고 김무성 의원은 “지난 10년 정권의 안보불감증이 오늘의 사태를 불렀고, 우리 군의 나사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우리 바다가 적의 땅굴처럼 된 것과 같은 상황이자 미국의 9.11 테러와 비견되는 안보상황으로, 정치권은 정파 차이를 넘어 온 국민이 뭉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같은 당의 김동성 의원은 즉각 취할 수 있는 대북 조치로 휴전선에서의 대북방송 재개,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항 불허 등을 제시했고, 같은 당 김옥이 의원은 DMZ 내 전광판 복구 및 국방백서의 주적 개념 부활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국방장관의 지난 16일 담화문을 보면 지난 정권의 잘못된 안보태세를 정비했다고 들릴 수 있다”며 “이지스함·독도함은 누가 만들었고, F-15는 언제 도입됐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의 서종표 의원은 “일부 정치권이 과거, 전임자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며 “모든 권한에는 책임이 따르며,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시정하지 않으면 유사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 결코 남의 탓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같은 당의 문희상 의원은 “‘야측이나 좌파 인사들이 북한 편들기에 앞장선다’는 기류와 ‘정부와 보수 언론이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기류가 존재한다”며 “안보에 여야가 없으며 오직 진상규명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장관은 “저도 여러 대통령이 재임하는 동안 군 생활을 했고 군도 60여 년을 거쳐 오늘에 이른 것”이라며 “따라서 누구의 책임이라기보다 모든 국민이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천안함 침몰사고가 일단 초대형 악재임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관련 여부 등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면 크게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을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보수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북풍’을 경계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극도의 민심이반을 초래해 정부여당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함 사고의 진상규명 여하에 따라 대북 안보 이슈, 이른바 ‘북풍’이 가시화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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