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특히 사랑하는 ‘어린 왕자’(생텍쥐페리 지음)에서 어린 왕자는 자신만의 별을 가꾼다. 어린 왕자는 소설 속에서 자기만의 별을 가꾸지만, 현실의 인터넷에서도 자기만의 별을 ‘분양’받을 수 있다. 바로 별을 소재로 하는 친구 맺기 사이트(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 ‘스타플’(www.starpl.com)에서다. 작년에 스타플을 오픈하여 지난 10개월 동안 회원 14만 명을 모은 위콘커뮤니케이션즈의 윤경석 대표(41)를 만나 ‘별 분양 사업’을 하게 된 경위를 들어보았다. -스타플에 대해 소개한다면…. “역사부터 소개하겠다. 2009년 베타(시험) 서비스를 거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는 10개월 남짓 됐다. 서비스 제공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현재 가입자는 14만 명이며, 하루 접속자 숫자는 5000~7000명가량이다. 특히 방문자 대비 가입자 비율이 40% 가까이 나타나 비슷한 형태의 다른 사이트보다 높은 편이다. 스타플이 단기간에 14만 명가량의 가입자를 보유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인 공간’을 가입자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기존 친구 맺기 서비스 제공업체가 실생활에 접목이 안 되는 사이버 공간을 가입자에게 제공했다면, 스타플은 미 해군 관측소가 1940년도부터 지금까지 100만 번 이상의 천체 관측을 통해 얻은 10억 개 이상의 ‘별’을 가입자에게 제공한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전체 가입자의 75% 이상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접근법도 스타플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특히 자기 스스로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기존의 SNS 서비스와는 달리, 별을 ‘선물’하는 개념을 함께 도입해, 혼자 가입하는 사람보다 여럿이 함께 가입하는 비율이 높은 점도 스타플이 주목받는 이유다.” “각자 자기 별 분양받아 친구들과 운영하는 감성충만 서비스이기 때문에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가입하는 사용자 많아.” -서비스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10년 넘어 하고 난 뒤, 막연히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해야 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접근할지, 아니면 감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고민이 계속됐고, 결국 ‘감성으로 방향을 잡으면 더 많은 이들이 찾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문제는 ‘웹 서비스에 감성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였는데, 미국으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불현듯 별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랴부랴 비행기 안에서 아내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아이디어를 설명했더니, 아내가 ‘좋다’고 해 개발을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 별은 인종과 나이·성별에 관계없이 감수성을 자극하는 소재가 된다. 특히 서양에선 별자리에 관련된 다양한 신화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우주와 별을 사람의 태생과 밀접하게 보는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타플이 해외에 진출할 때도 접점을 만들기 쉬울 것으로 본다.”
-스타플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별 지도를 제작했던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타플에서 제공하는 10억 개에 달하는 별과 관련된 정보를 추려내 이를 별 지도로 옮기는 작업에만 9개월 가까운 기간이 걸렸다. 스타플을 개발하는 데 걸린 기간이 모두 합해서 2년가량인데, 9개월 동안 별 지도 제작에 매달릴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고생 끝에 만든 별 지도는 지금 스타플의 메인 페이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스타플의 전체 제작기간도 다른 사이트보다 오래 걸린 편이다. 다른 SNS 업체는 페이지 위주로 운영되는 반면, 스타플은 별 지도와 페이지가 함께 운영된다. 따라서 사이트 제작 과정에서 최소 3번 정도는 기존 작업을 뒤엎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산고를 겪었다.” -스타플이 기존 SNS 업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스타플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인기 좋은 것은 ‘키워드 서비스’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키워드를 통해 친구로 등록하면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키워드 서비스는 ‘나의 관심사가 무엇인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게 하는 통로’이며 ‘나를 담는 그릇’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키워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는 스타플과 기존 SNS의 차별점을 부각시키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키워드 서비스를 도입하고 사용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저절로 키워드를 통한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이 형성됐다. 현재 스타플에 등록된 키워드는 6000개가량인데, 최상위 사용자들은 평균 12개 정도, 상위 10% 사용자는 7~8개 정도의 키워드를 활용한다. 또한 세 명 이상이 공통되는 키워드를 등록해 사용하고 있다면 그 키워드가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만드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직접 작성한 기록과 다양한 키워드를 이용해 나만의 일대기를 꾸밀 수 있는 ‘타임 라인’과 간편하게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한 줄 기록’도 많은 사용자가 쓰고 있다. 특히 타임 라인은 ‘내 별에 나만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로 사용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이용자 백만 명 넘으면 소셜 게임업체와 함께 미국으로 진출할 터” -SNS 시장의 현황과 전망은 어떠한가? “미투데이·트위터 같은 단문 형태의 마이크로 블로그가 유행하고 있지만, 길이의 한계가 항상 아쉽게 느껴지고, 결국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로 이동하기 위한 하나의 플랫폼 형태로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화제가 됐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은 트위터를 통해 책 발간 소식이나 짧은 감상평이 올라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찾아봐야만 했다. 또한 길이의 한계 때문에 트위터를 ‘자기 것’이라고 느끼는 사용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전반적인 흐름으로 볼 때, 앞으로는 정보와 네트워크 사이의 비교우위를 따지게 될 텐데 후자가 유력하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SNS 사이트) 방문자 수가 구글 방문자 수를 넘어섰다. 이는 사람들이 정보를 수집할 때도 단순 검색 정보가 아닌 네트워크 구조를 한 번 거친 정보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네트워크 안에서 키워드에 대한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또한 외국에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감성적인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인 정보 제공 위주의 페이지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에 힘입어 그래픽을 풍부하게 넣을 수 있고, 감성적 요소도 원하는 만큼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런 특징이 한국 SNS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타플의 사업계획은? “국내 가입자 100만 명을 넘기는 것이 1차 목표다. 해외에서 성공을 거뒀던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가 모두 한국에 진출한 뒤 큰 재미를 못 본 상황에서 ‘100만 가입자’라는 수치는 굉장한 숫자다. 지금 당장은 멀게 느껴지지만, 몇 년 안으로 이 목표를 이룰 것이다. 일단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인터넷의 본고장에 가서 미국 이외의 다른 시장 진출 가능성도 확인할 것이다.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자동번역 기술을 활용해 과거의 펜팔처럼 국내 사용자와 해외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이미 스타플을 써본 많은 이들이 ‘빨리 해외에 진출하라’고 재촉한다. 하지만 스타플 혼자서 독자적으로 진출하기보다는 ‘소셜 게임업체’와 함께 나가는 쪽으로 고려 중이다.” -앞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경영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역경에도 불구하고 쓰러져가는 회사를 선택과 집중으로 일으켜 세운 잡스처럼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영자가 됐으면 좋겠다. 직원이 20명 남짓인데, 팀장들에게 최대한 많은 권한을 주고 나는 큰 결정만 한다.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직원과 나 사이에 신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직원을 믿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만족이다. 우리 직원은 이곳에서 일하는 것을 자신에게 다가올 기회에 대한 투자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일을 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고, 회사를 설립한 뒤 지금까지 이직자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애사심도 좋다. 직원들의 이런 열정이 표출된 덕인지, 최근에는 외부로부터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의 계획에 따르면 지금은 투자 기간인데, 직원들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