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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후반기 국회 ‘새판짜기’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자리 놓고 여야 치열한 물밑경쟁
한나라, 친이·친박 안배가 관건…민주,‘3선 인물난’속 재선급 위원장 속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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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0호 심원섭⁄ 2010.05.17 17:04:42

한나라당 김무성,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등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5월 1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취임 후 첫 상견례를 겸한 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뒤,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과 관련하여 국회법을 지키는 범위에서 선출하되 6.2 지방선거 일정 때문에 물리적으로 5월 중 선출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방선거 직후 조속한 시일 내에 선출하기로 했다. 사실 여권 수뇌부는 지난달 중순중부터 이명박 정부 후반기의 ‘여의도 라인업’ 구축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서해상의 해군 천안함 침몰사고로 정국이 어수선하지만, 여의도 권력 ‘빅3’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장, 집권여당 대표 및 원내대표 선거가 점점 임박해오면서 본격적인 밑그림 그리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 세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의 국정운영 방식이 일정 부분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여당을 비롯한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가장 핵심이었던 원내대표의 경우는 친박계 좌장 역할을 담당했던 김무성 의원이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무혈입성’했다. 따라서 이제는 국회의장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의 국정운영 방식이 일정 부분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여당을 비롯한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국회 상임위원장 문제도 정리해야 하고, 천안함 사태의 전개 방향에 따라서는 청와대 개편과 개각까지 거론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여당 원내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빅2’를 살펴보면, 집권 중반의 정국 주도권 확보와 세종시 수정안 관철, 개헌 및 권력구조 개편 등 중차대한 과제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로열티 높은 친이계 주류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짜야 한다는 게 여권 수뇌부의 속내로 보인다. 하지만 친이계 내에서도 저마다 생각이 다른데다, 친박계의 거부감과 중진들의 각자도생(各自圖生)까지 겹치면서, 결과를 쉽게 단언하기 힘든 형국이다.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오는 6월부터 18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는 만큼 국회직의 주요 포스트를 선점하기 위한 여야 중진 의원들의 발걸음이 서서히 빨라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입법부를 상징하는 국회의장단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오는 5월 29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바통을 넘겨받을 의장 후보로는 한나라당 내 최다선인 6선의 박희태·홍사덕 의원과 4선의 안상수 전 원내대표, 그리고 역시 4선의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친이계인 안 전 원내대표의 경우는 당 대표 도전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홍 의원은 친박계라는 현실적 한계가 있어, 결국 최다선인 박 의원으로 낙점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정치권 내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가운데 박 의원이 입법부 수장직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해 정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듯했으나, 지난해 10.28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이 되면 좋겠다”고 노골적으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더구나 당 지도부도 당시 선거유세를 하면서 “박희태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의장은 맡아놓은 셈”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홍사덕, 친박계라는 점이 약점 될 수 있어 또한 원내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국회의 오랜 관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홍 의원도 박 의원과 같이 경륜의 6선 의원이고 균형감과 탄력적인 사고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국회의장의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당내 비주류인 친박계라는 점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홍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회 권력과 청와대가 불가피하게 부딪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친박이…’라고 해석할 것 아니냐”며 “이는 내가 국회의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때 친박계 좌장 역할을 담당했던 김무성 의원이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원내대표 자리를 맡은 것과 마찬가지로,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원만하게 풀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친이계가 홍 의원을 적극 미는 방법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원내대표의 경우는 지난 2008년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경쟁했다는 점에서 재도전 가능성이 점쳐지나, 유력한 당권 주자로도 분류되기 때문에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조기 전당대회가 무산되었지만, 오는 8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안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직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당권과 국회의장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안 전 원내대표가 친이계 핵심이라는 점에서 ‘입법부와 행정부의 유기적 협조를 통한 원활한 국정운영’ 역량이 부각돼 국회의장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어찌 됐건 안 원내대표는 미디어법과 새해예산 처리 과정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의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당내 역학구도에 따라서는 확실한 친이계 주자인 안 전 원내대표에게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치권의 관계자는 “박희태 의원과 함께 안상수 전 원내대표가 당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 경우 친이계의 표 분산을 노리고 홍사덕 의원이 경선에 가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회부의장인 4선의 이윤성 의원이 5월 12일 국회의장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의장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 전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회가 민의의 중심으로 반듯하게 다시 서고 국회가 국가 발전의 중추로 그 역할을 다하도록 하는 한편, 국회를 화합과 소통을 위한 중도 정치의 장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며 “18대 하반기 국회의장이 돼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의장은 “중요한 국가적 현안에 대해 국회의 결단이 필요할 때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결단할 줄 아는 국회의장이 필요하다”며 “국론을 모으고 행정부와 함께 국가위기 극복에 앞장설 수 있는 국회의장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부의장은 “18대 전반기 국회에서 미디어법 통과를 둘러싼 극한대립 상황 때 저는 개인적인 정치적 욕심이나 모양새보다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몸을 던졌다”며 “변화를 주도하고 국민들을 찾아가 예우하는 국회의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KBS 9시 뉴스 앵커 출신으로, 당 대변인, 국회 산업자원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아무튼 원내 제1당 한나라당의 최다선인 6선의 박희태·홍사덕 의원과 4선의 안상수·이윤성 의원 등 4명이 김형오 국회의장의 바통을 넘겨받을 ‘잠재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이들 가운데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탄생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관측이다.

정의화, 원내대표 접고 국회부의장 노려 국회부의장의 경우는 여당 몫으로 친이계 주류 측에서는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접었던 4선의 정의화 의원을 꼽고 있다. 그리고 친박계에서는 4선의 박종근 의원이 앞서 가는 가운데, 이경재·김영선·이해봉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부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국회의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부의장에 대하여 친이 강경파, 친이 온건파, 친박계 중진 등으로 조합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결국 국회의장이 누구냐에 따라 부의장 선출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는 얘기가 신빙성 있게 들리고 있다. 야당 몫 부의장으로는 5선의 박상천·김영진, 4선의 이미경, 3선의 홍재형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은 전반기 부의장 선출 시에도 선수 관례를 따르지 않고 경선을 실시한 만큼, 하반기에도 경선으로 부의장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구 민주계, 이 의원은 당권파, 홍 의원은 당내 충청표를 기반으로 하며, 당쇄신모임 공동대표인 김 의원은 비주류에 기대를 걸고 있다. 16개 국회 상임위원장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단이 각각 출범하고 조만간 18대 국회 후반기의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되면 16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의 3선 의원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면서 ‘실속 상임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에서는 주요 당직을 맡았거나 원내대표 후보로 나섰던 의원들이 대거 상임위원장을 택하는 흐름이 뚜렷해 ‘하향지원’을, 반면에 야당은 ‘3선 인물난’으로 재선 의원 위원장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이뤄진 2008년에 153석이었던 한나라당의 의석수는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 일부와 무소속 의원의 입당으로 169석에 달해 상대적으로 늘어난 의석 때문에 원 구성 지도가 바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야당과 협상하여 원 구성을 하겠지만, 의석 분포를 볼 때 전반기 때보다 1∼2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더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전반기 18개 상임위 및 상설특위 가운데 운영위·정무위·기획재정위·외교통상통일위·국방위·행정안전위·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국토해양위·정보위·예결특위·윤리특위 등 11개 상임위원장 직을 차지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와 교육과학기술위·농림수산식품위·지식경제위·환경노동위·여성가족위 등 6개 상임위를,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해 보건복지위의 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보건복지위 놓고 여야 간 협상 난항 예상 따라서 한나라당은 우선 후반기 원 구성에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자유선진당 몫의 보건복지위원장 직을 찾아오고, ‘불량 상임위’로 불리는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직도 여당 몫으로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민주당은 원래 보건복지위가 야당 몫이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여야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상임위원장 직 배정 문제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재보선 없이 3선을 채운 의원을 우선 배정한다는 원칙 하에 계파와 전문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민주당은 희망 상임위를 복수로 신청받은 뒤 선수(選數)·이념성향·연령 등을 고려해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이후 합당할 미래희망연대 몫으로 상임위원장 직 한 자리는 남겨둘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인기 상임위로 꼽히는 국토해양위 위원장에 친이계에서는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역임한 장광근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친박계에서는 허태열·송광호 최고위원 등이 자리를 노리고 있어, 계파 간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인기 상임위인 기획재정위 위원장에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성조 의원이 단독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현 서병수 기재위원장과 같은 친박계이며, 정책위의장을 지내고 상임위원장으로 가는 것은 결국 ‘실속’을 위한 하향지원이라는 평가다. 또한 원내대표 출마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안경률 전 사무총장과 이주영 의원도 각각 행안위원장과 정보위원장 자리에 이름이 오르고 있고, 4선의 남경필 의원은 외교통상통일위원장으로 거취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경험이 없는 중진 의원들이 최고위원이나 국회부의장 등 요직을 노리고 있어 재선 의원들이 위원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법제사법위원장에는 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재선의 우윤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박주선 최고위원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농림식품위원장에는 재선의 최인기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는 재선의 변재일·박영선·오제세 의원 등이 희망 의사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교육과학기술위원장에는 재선의 김성순 의원, 지식경제위원장에는 3선의 김영환 의원의 이름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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