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준희 연세의료원 심장혈관병원 교수 목은 우리의 몸 중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부분이다. 우리는 목을 1시간에 600회 이상이나 움직이게 된다. 이처럼 목은 수축과 이완을 쉬지 않고 계속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통증이나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나쁜 자세로 오래 일을 하거나 운동을 지속하면 정상적인 수축·이완의 리듬이 깨지고, 중력을 받는 방향도 나빠져서 경추(頸椎:목등뼈, 목의 척추)의 곡선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로 목의 통증은 디스크의 탈출보다는, 퇴화현상과 자세이상에서 비롯된 관절염, 근육의 수축이상, 경추의 이상물질 형성 등으로 인하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물리적으로 오는 경우는 자동차를 운전하다 발생한 추돌이나 충격으로 생기는 목의 이상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목의 통증은 허리의 통증보다는 훨씬 적게 알려져 있지만, 인구의 3분의 2에서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하게 되며, 특히 중년이 지난 사람들이 목의 디스크 증상을 보여 목에 보호대를 대는 경우를 많이 본다. 또 목 자체에 통증이 없더라도 목의 자세에 이상이 있으면, 위로는 머리로부터 아래로는 어깨에 이어 팔까지도 이상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어깨와 등에도 이상이 많이 오게 되는데, 이는 목의 자세에 이상이 왔을 때, 목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어깨와 등 부분에 가해지는 중력의 방향이 어긋나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온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평소에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 즉 습관적으로 뒷짐을 지고 다니거나,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자연히 머리·목·어깨 사이의 디자인에 이상이 오게 되는데,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의 80% 이상에서 이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신체 디자인 이상이 훗날 하루 이틀에 고칠 수 없는 심한 통증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 신체는 어느 곳 하나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될 복잡한 유기체이지만, 그중에서도 목이야말로 가장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할 기관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목이야말로 그 위의 뇌와 아래의 몸통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로서, 호흡·음식물 섭취·혈류·신경전달 등의 생명 유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막중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흔히 생사의 기로를 상징하는 “목을 맨다” “목이 날아간다” 등의 표현도 목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비유라고 하겠다. 조와 역할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목은 뇌에서 내리는 지령을 온몸에 전달하는 신경, 뇌로 오가는 혈관, 그리고 식도와 기도 등 중요 기관의 통로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부위이다. 따라서 목의 내부 구조는 그만큼 복잡하다. 또한 외관상의 기능으로써 목은 우리의 머리를 좌·우·상·하로 움직여 주위의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며, 5kg 전후의 무게를 가진 머리를 지탱하면서 머리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목의 지지대인 척추는 후두부의 무게를 지탱하고, 인대와 근육은 중력에 의한 머리의 관성 모멘트(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물체가 그때의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에너지의 크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의 맨 윗부분인 목의 경추에는 중력에 의한 머리의 무게와 근 수축력에 의한 큰 압박이 항시 가해지고 있다. 따라서 잘못된 자세나 목 근력의 약화는 곧바로 목의 이상과 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머리와 몸 사이를 잇는 목의 뼈는 24개의 척추뼈로 구성되는 우리 몸의 척추 중에서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는 7개의 뼈로 구성되며, 경추(cervical vertebrae)라고 부른다. 이 경추의 중간에는 공간이 있어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들을 보호하고 있다. 한편, 목의 근육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머리를 숙이고 젖히게 하는 근육군 ②경추를 숙이고 젖히게 하는 근육군 그러나 넓게 보면, 이 두 근육군은 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함께 작용하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 목의 근육 중에서 견갑거근(肩甲擧筋)·전사각근(前斜角筋)이 경추의 앞뒤에 균형적인 안정을 유지하게 해주며, 그 밖에 승모근(僧帽筋)과 흉쇄유돌근(胸鎖乳突筋)이 목의 좌우, 즉 옆의 균형을 유지하게 해준다. 목빗근이라고도 하는 흉쇄유돌근은 목 근육 중에서 가장 크고 우리가 목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근육으로, 머리뼈에서 복장뼈와 빗장뼈까지 연결되어 있으면서 목을 돌리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숨을 들이쉬는 데에도 보조 역할을 한다. 뇌에서 뻗어 내려온 신경은 목의 경추를 통해 양팔을 거쳐 손까지 퍼져 나감으로써, 목에 문제가 있을 때 통증은 팔로 뻗어 나가며, 반대로 손에 이상이 있는 경우 목에서도 증세를 느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