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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병원 응급실 꼭 알아두세요”

응급실 긴급이송·조기치료 가장 절실한 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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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73-174호 편집팀⁄ 2010.06.14 15:54:34

허지회 연세의대 신경과 교수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으면서 흡연을 하던 53세 남성이 아침에 깨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고 왼쪽 팔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함께 있던 부인이 119에 전화로 신고하였고, 환자는 증상이 생긴 후 45분 만에 응급실에 실려 왔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히 병세를 물어본 의사는 뇌졸중이 의심되어 즉시 신경과에 연락을 하고, 뇌 컴퓨터촬영(CT)과 혈액검사 등 기초적인 검사를 하였다. 검사 결과 환자의 증상은 뇌경색에 의한 것으로 진단되어, 정맥 내로 혈전용해제를 주사하였다. 혈전용해 치료는 약물을 이용해서 혈전(피가 응고된 피딱지)을 녹이는 치료인데, 용해제를 투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환자의 마비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마비가 왔다. 의료진은 곧바로 환자의 혈관에 가는 관을 넣어 뇌동맥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혈전이 막고 있는 부위를 확인한 후 혈전용해제를 직접 혈전에 주사하였다. 다행히 혈전은 잘 녹아 없어졌다. 다음날 환자의 마비는 많이 풀렸으며, 며칠 후 퇴원할 때는 아무런 증상 없이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그림1).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사망하지 않더라도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흔하다. 뇌졸중이 이렇게 위중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위의 환자가 장애 없이 빠르게 회복된 것은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환자의 초기 대처가 적절했기 때문이다. 초기 대처라면 뭔가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단순한 것이었는데, 증상이 생기자마자 곧바로 119에 전화한 구호요청뿐이었다. 그러면 뇌졸중은 어떤 병인지, 어떤 경우에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는지, 그리고 왜 빨리 병원에 가는 대처가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뇌졸중이란 어떤 질환인가 뇌혈관의 병인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 모두를 지칭하는 말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병이고, 뇌출혈은 뇌혈관이 터져 뇌 안에 피가 고여서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병이다. 뇌출혈은 혈압이 높거나 혈관의 기형이 있는 부위에서 터지기도 하고, 동맥의 일부가 약해져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동맥류라고 하는 부분에서 터지기도 한다. 동맥류가 터지는 경우에는 거미막하출혈이라고 하는데, 아주 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게 된다. 뇌경색과 뇌출혈은 두 가지 모두 뇌혈관의 이상으로 생기고 뇌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증상일 때 뇌졸중을 의심해야 하나 뇌졸중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신체 일부에 기능장애가 나타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기능장애가 갑자기 나타난다는 점이다. 뇌는 우리가 생각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고, 움직이는 등 우리 몸의 모든 기능을 조절하는 센터와 같은 곳이다. 그래서, 뇌에 이상이 오면, 우리 몸의 기능 중 일부가 제대로 안 되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신체 일부의 마비 증상인데, 뇌졸중 환자의 10명 중 6~7명에서 이런 증상을 보인다. 이 외에, 발음이 어둔해지거나, 말을 잘 못 하거나, 알아듣지 못 하거나, 또는 감각이 둔하거나 저리거나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비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은 몸의 한쪽에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술에 취한 것처럼 심하게 어지러워 몸의 균형을 잡지 못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때로는 둘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개골 내에 거미막하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심한 두통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 생기는 두통은 ‘태어나서 이런 두통은 처음 느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자기 심하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런 증상들은 모두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다면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혈액을 통해서 산소와 영양분이 계속 공급되어야 한다. 혈액은 혈관을 통해서 공급되기 때문에, 뇌혈관이 막히면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곧바로 뇌가 기능을 못 하게 된다. 뇌의 일부가 기능을 못 하면, 위에서 말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뇌의 기능만 없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뇌세포도 죽게 된다. 뇌세포는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몇 분이 지나면서 죽기 시작하여 수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다행히 요즘은 혈전용해제라는 약물을 이용해서 혈전을 녹일 수 있다. 혈전용해제는 정맥 내로 주사할 수도 있고, 동맥 사진을 찍어 막힌 부분을 확인하고 그 부분에 직접 주사할 수도 있다. 정맥 내로 주사하는 방법은 쉽고 빠르게 혈전용해 치료를 할 수 있는 반면, 혈전용해 효과는 조금 떨어진다. 반면에, 동맥 내로 혈전용해제를 주사하는 방법은 혈전용해 효과는 더 높지만, 동맥사진을 찍고 관을 혈전이 있는 부위까지 넣어야 하는 등 치료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혈관조영술을 할 수 있는 시설과 기술을 가진 의사가 있는 큰 병원에서만이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혈전이 있는 동맥 혈관 내에 기구를 넣어서 혈전을 부수거나 끄집어내기도 한다. 혈전을 녹이면 뇌로 혈액이 다시 공급되어 뇌 손상이 중단되고, 경우에 따라 뇌 기능도 회복될 수 있다. 그렇지만 위에서 설명한 대로, 시간이 지나면 이미 뇌세포가 죽어 혈액이 다시 공급되어도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혈전용해 치료가 효과를 보려면 증상이 생긴 후 적어도 3시간에서 6시간 이내에는 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혈전용해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모두가 다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빨리 치료할수록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므로 뇌졸중이 의심되면 바로 119로 전화하거나, 직접 갈 수 있으면 응급실로 곧바로 가야 한다. 급성기 뇌졸중의 치료 뇌졸중은 처음 발생한 후 며칠 동안이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 동안 뇌가 붓거나 증상이 진행되기도 하고 잘 재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합병증도 잘 생긴다. 따라서 이 급성기 동안에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뇌졸중 집중치료실에서 치료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 며칠 동안은 이런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다. 뇌졸중으로 입원하면, 뇌졸중이 진행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하는 약물로 치료하고, 뇌부종이 있는 경우에는 부기를 가라앉히는 약을 쓰게 된다. 마비와 같이 신체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재활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뇌졸중의 예방 뇌졸중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언제나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뇌졸중을 앓은 환자들은 재발 방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므로 뇌졸중 환자의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를 하게 된다. 뇌경색 환자의 경우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항응고제나 혈소판 응집억제제라는 약물을 사용한다. 보통 이런 약물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생 복용해야 한다. 동시에, 뇌졸중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 원인을 찾는 검사를 병행하게 된다. 혈관의 동맥경화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5명 중 1명은 심장 질환이 원인이 된다. 따라서 뇌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져 있지는 않은지 혈관 사진을 찍거나 초음파 등의 검사를 하고, 심장 질환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심전도나 심장 초음파검사 등을 하게 된다. 동시에,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당뇨병이나 고지혈증과 같은 질환은 없는지 검사를 병행한다. 또한 생활습관의 변화도 중요하다. 흡연은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싱겁게 먹으며,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하는 식생활습관과 함께,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40분 이상의 꾸준한 운동도 필요하다. 뇌졸중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발생한 경우라도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많이 좋아질 수 있다. 뇌졸중 발생 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치료와 예후에 결정적이다. 증상이 생기면 가장 빨리 근처에 신경과 의사가 있는 큰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래야 혈전용해 치료를 받을 기회가 있고, 또 초기의 치료가 예후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당뇨병·흡연·심장병이 있는 사람들은 평소 가까이에 신경과 의사가 있는 커다란 병원을 미리 알아놓고, 만일의 경우 119에 전화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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