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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성형하러 중국 가는 날 온다”

중국서 성형 학술대회 연 이은정 의료관광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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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73-174호 김금영⁄ 2010.06.14 16:06:20

“한국 의료계도 세계 시장으로 적극 나가야 합니다.” 서울의료관광협회 이은정 회장의 결의 넘치는 한마디다. 서울의료관광협회는 서울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8년 7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구성된 협의체다. 서울 소재 600여 성형외과 전문병원 중 의료 기술과 통역 가능 여부 등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18곳의 병원과 서울시, 관련 여행사가 힘을 합쳐 만든 협의체다. 서울의료관광협회는 창립 이래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여러 차례 의료 관계자를 초청해 한국 의료계를 알리는 행사를 벌여왔으며, 지난 5월 29~30일에는 중국에서 ‘제1회 한·중 청두(成都) 미용학술대회’를 열었다. 학술대회가 열린 쓰촨성(四川省) 청두에 대해 이 회장은 “중국 안에서 소비가 가장 급격하게 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중국 정부의 서부지역 개발 지원과 더불어 주변 인구만 9000만 명이 넘는 큰 시장”이라며 “한류 열풍이 식지 않아 주민들이 한국에 우호적 입장을 갖고 있어 한국 의료계 진출이 기대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의 앞선 성형 의술을 현지의 미용 수술 분야 의사들과 미용업 종사자들 150여 명에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국내 성형외과 의사들이 직접 참여해 설명을 맡았다. 이 회장은 “전문성을 갖춘 의사를 대상으로 한국의 발달된 의학을 과장되지 않게 전달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적이었다”며 “참석한 중국인 의사들이 전달받은 지식을 중국 일반인들에게 정확히 알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달된 한국 성형 기술에 중국 의료계가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직접 와서 의료 기술을 견학하고 싶다는 중국 의사도 많았고, 중국인 예비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상담에서는 굳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한국 성형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갖고 수술을 원하는 환자도 있어 곤란할 정도였습니다.” “한국 의료계, 정신 차려야” 하지만 이 회장은 한국 의료계의 미래가 항상 밝을 수만은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청두에서는 서울 전체 면적의 절반보다 더 큰 원쟝구에 350억 위엔(약 5조 원)을 들여 의료복합단지 ‘청두 국제의학성’을 만들고 있다. 한국 의료진은 이번 학술대회 과정에서 청두 국제의학성 구축 현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은 “현재는 한국이 의료 기술과 서비스에서 중국을 앞지르고 있어 중국 고객들이 수술을 하러 한국으로 오지만, 대형 대학병원과 연구시설·재활시설을 포함한 청두 국제의학성이 완성되면 오히려 한국인이 수술하러 중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내년 2월쯤 완성되는 청두 국제의학성에는 5000병상을 가진 대형 병원과 첨단 연구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주변 주거시설까지 신경 써 최고급으로 완성해놓은 상태입니다. 단순히 의료복합단지라는 의미를 넘어서 쾌적한 환경을 바탕으로 휴양지 같은 의료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이죠. 이 점은 충분히 한국 소비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이 회장은 문제점이 이뿐만은 아니라고 했다. “중국은 첨단 의료 시설뿐 아니라 한국의 발달된 의료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한국 의사들을 유치하려 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열렸던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미용성형 의사들에게 청두 국제의학성으로 온다면 병원 건물을 무상으로 내주고 3년간 소득세를 면제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죠. 한국 의사들에게 흥미로운 조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회장은 “공간적 제약 때문에 중국처럼 규모가 거대한 의료복합단지를 만드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한 한국에 비해, 공간적으로 자유로운 중국에 청두 국제의학성이 완성되고 첨단 의료 기술이 갖춰진다면 앞으로 5년 후엔 한국인이 중국으로 몰릴 것”이라며 “한국 의료계는 현재 상황에 안주할 게 아니라 정신 차리고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계뿐 아니라 정부 또한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금은 중국인이 한국으로 오지만 초대형 의학단지 중국에 완성되면 한국 의사·환자 모두 중국으로 가는 날 올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대비해야“ 이 회장은 한국 의료계가 해외에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면 해외 환자를 국내에 소개시키는 에이전시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현재 해외에서 수술이 어려운 환자, 또는 한국행을 원하는 외국인을 에이전시가 국내 병원에 소개시켜주고 있습니다. 이런 알선 행위는 불법이었지만, 올해 5월 1일 의료법이 개정되어 해외 환자에 한해 국내 병원에 소개하는 것이 합법화됐습니다. 다만, 해외 환자를 소개하고 소개받으려면 보건산업진흥원에 등록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건산업진흥원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나 병원이 불법으로 환자를 데려오고 받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에이전시가 받는 소개비에도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가 권장하는 소개비는 수술비의 8~15%지만, 에이전시들은 30~40%를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심하면 400%까지 수술비를 올려 받은 뒤 그중 절반(200%)을 소개비로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서울의료관광협회 회장인 저에게까지 수술비를 200%로 높인 뒤 절반을 소개비로 달라는 요구가 올 정도면 에이전시의 횡포는 정말 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며 “이렇게 에이전시가 부풀린 의료비 탓에 한국 병원에 대해 외국인 환자가 안 좋은 인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은 실정이다. 이 회장은 “소개비 폭리에 대한 정책을 내놓는 일은 한국 의료계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한국 의료인의 해외 진출에 앞서 꼭 해결돼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 진출과 해외 의료관광 유치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서울의료관광협회는 오는 6월 30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또 한 번 중국 관련 행사를 연다. 이번에는 쓰촨성 정부 관계자 및 현지 기업인 150여 명과 미용 상담 예비환자 100~150여 명이 올 예정이다. 중국 의사 20~30여 명도 국내 병원 시찰 목적으로 방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국 청두 소재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중국 정부, 쓰촨성 성형외과협회의 협조로 열린다. 이 회장은 “이번 행사에서 쓰촨성 성형협회와 서울의료관광협회 사이의 업무협력 체결도 생각하고 있다”며 “청두 국제의학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돼 청두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한국 병원 관계자도 유익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2년 전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형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 13명을 초청해 청와대 등 국내 관광을 이틀 정도 시켜주고, 몸에 남은 상처를 수술한 뒤 일주일 정도 회복기를 거쳐 중국으로 돌려보내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들의 항공편·체류비·수술비 등은 모두 서울의료관광협회에서 부담한다. 이 회장은 “앞으로 이런 일에 정부가 지원해주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어를 3년간 배웠고, 현재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해외 진출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통역을 써도 되지만, 직접 말하는 것과는 효과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앞으로 정부와 코트라,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힘을 합쳐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국가의 부 창출에 의사들도 열심히 동참하는 것이죠. 현재의 해외 시장 주 타깃은 중국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면 세계 시장도 멀지 않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회장은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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