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선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눈에 띄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박석현 연구원은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증시가 2011년에는 최대 2500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해, 참가한 기자들과 관계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박 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수출주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올해 연말에는 1950포인트, 2011년 연말에는 250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이 제시한 코스피 주가 상승의 근거는 무엇일까? -2011년 말까지 1년6개월가량 남았고, 주식시장은 1700포인트 선에서 장이 형성되고 있다. 800포인트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의 실적에 대한 반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는 편인데, 2011년까지 기업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이 진행되면 국내 주가가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연말까지 P/B(주가순자산비율)가 1.21배에서 1.39배 선에서 유지된다고 볼 때, 올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최소 1560포인트에서 최대 1950포인트까지도 상승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실적은 얼마나 향상될 것으로 보나? “올해 말에는 89조 원, 2011년 말에는 96조 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의 36조 원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고, 지난해 연말의 54조 원에 비해서도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수치다. 기업들의 이러한 순이익 성장은 경상 GDP 대비의 기업 이익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올해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은 경상 GDP 대비 7.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사상 최대 수준이며, 내년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업들의 순이익 성장이 코스피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국가 전체 부가가치에서 기업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은 결국 국내 시장의 시가총액이 확대되는 양적 팽창으로 연결된다. 현재 코스피의 연평균 시가총액은 889조 원으로, 올해 경상 GDP의 77.8%를 차지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연평균 시가총액의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경상 GDP의 90%에 해당하는 연평균값 1106조 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최대 1328조 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코스피 지수의 정점은 어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는가?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 상승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년 간 이어진다면, 저평가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이 더욱 커지리라고 보고 있다. 일단 올해 하반기까지는 경기둔화 국면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에 대한 가치평가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올 하반기에는 최소 1560포인트에서 최대 1950포인트 선에서 코스피 지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1년부터 경기 사이클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고, 여기에 시장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게 적용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2350포인트를 기록하고, 연말에는 2500포인트 선까지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하반기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국내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은 올해 4분기에 바닥을 치고, 재고순환·산업생산·수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증가율 하락도 함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생산율은 올해 1월 최고점을 기록한 뒤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순환적인 경기둔화 국면은 올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올해 연말에 바닥을 치고 나면, 내년부터는 경기 확장의 흐름을 다시 한 번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경제지표율의 하락도 큰 폭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코스피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성장세 둔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5월까지 우리나라의 월별 수출액 추이는 예년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소비 수요 확대와 올해 3월부터 눈에 띄게 선명해진 선진국 소비 회복 신호에 따른 영향이라고 본다. 이러한 점들을 놓고 볼 때, 연말까지 월별 수출액으로 표시되는 수출 경기의 경상 레벨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출증가율을 놓고 살펴보면, 상반기는 33.8%, 하반기는 23.6%의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상대적인 둔화 추세를 보이지만, 수출증가율은 꾸준히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즉, 상·하반기 구분 없이 계속해서 20% 이상의 수출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선행지수 증가율 등 실물지표 증가율 둔화에 따른 수출증가율 둔화는 제한적으로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경상 레벨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다면, 코스피의 상승 기조에 어떤 영향이 있겠는가? “수출액의 증가세가 지속되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이익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기저효과 관점에서 본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기보다는,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 수준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시점이다.” -그리스에 이어 헝가리까지 유럽 시장의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유럽의 국가 부채 및 재정위기 문제는 7월 이후가 되면 악재로서의 영향력이 사그라들 것이다. 특히 지금 시점에서는, 유럽의 긴축정책에 따른 수출 비중의 둔화 가능성보다는,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보여주고 있는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주요 지역별 수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퍼센티지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고, 미국도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유럽보다는 이 두 국가에 대한 흐름을 지속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과 미국의 흐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일단 중국은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투자 긴축과 경제성장률 유지를 위한 소비 진작을 함께 가져가는 ‘투 트랙(Two Track)’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당분간은 이러한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해서는 고용시장과 소비경기 확대를 두고 일각에서 ‘팽창’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사실 ‘팽창’이라는 표현보다는 ‘정상화’라는 말이 최근의 미국 경제 상황에 좀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본다. 즉, ‘성장세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회복 사이클이 지속적이다’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종목은 어떤 것인가? “올해 업종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자동차·운수창고·조선·화학·전기전자 등 수출 위주의 종목에서 초과수익률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출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수출경기 호조 때문에 이익모멘텀(이익추진력)이 다른 주보다 상대적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이 수출경기 주도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주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