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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광의 아프리카미술과 친해지기

“남아공 월드컵의 막바지에서 신혼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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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7호 편집팀⁄ 2010.07.05 15:30:26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의 스타일인 ‘뽈레 뽈레‘(Pole Pole-slowly slowly) 정신을 통해 서로 다르게 살아온 우리 부부, 함께 길을 가자.

아프리카 사람들이 추구하는 느림의 미학은 여유로움을 갖고자 하는 아프리카 정신과 직결된다. 이는 상대적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즉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마음의 부자 됨”을 잊지 않게 하는 구체적 힘으로 작용한다. 전쟁, 질병, 가난, 크나큰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은 바로 여유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아프리카 정신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많은 것을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인들, 상대적 빈곤에 시달리며 자신이 지닌 행복을 깎아내리거나 절망에 익숙해지려는 사람들, 그들에게 아프리카의 ‘뽈레 뽈레’ 정신은 자신이 지닌 자그마한 행복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알게 하는 이정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게 길을 가면, 우리 부부 함께 아름다운 세상에 도달하리라. 아프리카 사람들의 열린 사고인 ‘까리부’(Karibu-welcome) 의미를 우리에게 적용하여 마음의 문을 즐겁고 반갑게 열어 보자.

아프리카는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했던 서구 열강에도 열려 있고 앞으로 다가올 그 어느 힘에도 열려 있다. 정치-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닌 인간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열린 사고로 지향되기 때문이다. 몇몇 지역에서 여러 갈등이 있지만 다양한 종족과 다양한 문화 그리고 다양한 종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의 본래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만의 이성 혹은 편견으로 재단한 아프리카에 자신을 가두려고 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까리부’ 하며 손을 흔들 때, 수십 년 동안 서로 달리 살아온 우리부부, 마음의 문을 함께 활짝 열어봅시다. 아프리카의 똘레랑스인 ‘하쿠나 마타타’(Hakuna Mtata-no problem)를 우리의 이데아로 받아들이거나 가훈으로 생각해보자.

아프리카에는 두 손을 펴 보이고 있는 조각이 많다. 이때 한 손은 누군가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희생의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데 사용하는 용서의 손이다. 녹록치 못한 현실에서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라는 것으로 이는 “괜찮아, 걱정하지마, 문제 될 것 없어, 잘 될꺼야”라는 뜻을 지닌 ‘하쿠나 마타타’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리가 아프리카보다 더 나은 것은 무엇일까! 인간다운 세상을 외치면서 증오의 눈빛과 소통의 부재함을 확산시키는 한국 사람들의 이율배반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용서와 화해, 희생과 관용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든 오늘의 현실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즐겨하는 말, ‘하쿠나 마타타’를 우리 부부의 이데아로 삼고 가훈으로 길이 빛내보자.

아프리카의 가능성을 대신하는 말, “뽈레 뽈레, 까리부, 하쿠나 마타타”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 사람들은 신을 현실세계로 끌어내리는 행위의 중심에 인간을 세운다. 이는 예술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예술세계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거나 일상을 미화시키는데 그 이면에 항상 인간의 꿈을 드러냈다. 그래서 그들은 인간성을 파괴시킬 수 있는 혹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게끔 하는 절대권력 내지는 절대 신앙을 부정한다. 정치는 물론 종교 앞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고 싶어 했던 아프리카 사람들, 그들이 사는 곳으로 마음의 끈을 옮기는데 필연성을 부여할 때이다. 우리 부부 아프리카를 통해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탐구해보자. 정해광 (아프리카미술관 관장·갤러리통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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