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발 와이파이 존 구축 경쟁이 수도권 외 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 유명 피서지에 와이파이 존을 구축할 계획을 속속 내놓거나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KT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뒤 양대 통신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와이파이 존 구축에 열을 올리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이동에 대비해 비수도권 지역으로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고 나섰다. 통신사 중 휴양지 와이파이 구축을 가장 먼저 발표한 곳은 KT. 이 회사는 7~8월 휴가 기간 동안 강원도·경상도·전라도·충청도·제주도 등 전국 30개 해수욕장에 ‘쿡앤쇼 존 비치’를 만든다. 경포·해운대·대천해수욕장은 29일, 광안리·중문 등 27개 해수욕장은 7월 5일부터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계절적 특성상 ‘쿡앤쇼 존 비치’를 휴가 기간이 끝나는 8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나, 이후 지속적인 고객 수요가 있는 곳은 쿡앤쇼 존을 상설 운영할 방침이다”라고 밝혀 향후에도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선공에 맞서 SK텔레콤도 조만간 피서지 와이파이 존 구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6월 말 현재 KT는 전국 2만5000여 곳에 쿡앤쇼 존의 구축을 완료하고, 전국 30개 피서지까지 먼저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SK텔레콤에도 회심의 카드가 있다. 타 통신사 고객에게도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와이파이’ 전략이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SK텔레콤은 강릉시와 협의를 거쳐 7월 1일 개장하는 경포대 해변에 개방형 와이파이 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강릉시청 관계자는 “강릉시 자체적으로 와이파이 존을 바닷가에 구축하기는 했으나 휴가철 수요를 대비해 증설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때마침 6월 중순에 양사가 제안해왔다”며 “KT는 자사 고객들만 사용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누구든 사용할 수 있어 SK텔레콤을 선택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관광객들이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즐기길 바라는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와이파이 존도 전국 유명 해수욕장·휴양지에 다 구축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구체적인 지역은 7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는 이동성이 떨어지는 와이파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심 구석구석까지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KT는 한강 유람선과, 코엑스·청계천 등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지역을 비롯해 롯데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 ‘쿡앤쇼 존’구축을 완료했다. 또한 7월부터는 GS칼텍스 주유소 4000여 곳에 단계적으로 와이파이 존을 구축하는 것과 더불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설치를 요구하고 있는 지하철과 버스 내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20일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콜드스톤·빕스 등 CJ푸드빌이 운영하는 1000여 개 매장에 이어, 30일 부산도시철도 108개 전 역사에도 개방형 무선 인터넷 존인 ‘T 와이파이 존’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양 통신회사가 와이파이 존 구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와이파이의 취약한 이동성을 점점 느끼지 못하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