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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살빼기’를 믿는 당신은 바보

내게 맞는 식사 방법 알고 평생 실천해야 평생 날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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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8호 편집팀⁄ 2010.07.12 16:24:02

서희선 가천의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여름철에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불어난 살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려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게 된다. 1992년, 렙틴(leptin)이라는 단백질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지방세포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저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내분비기관으로 교과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비만이 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식이 바뀐 지 거의 10년이 됐다. 그래서 이제는 “비만은 병이다”라는 말에 대부분의 국민이 동의하지만, 여전히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들이 난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3차 병원인 대학병원에서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다 보면, 단식원을 이용했거나, 한 음식만 먹는 원 푸드 다이어트(one food diet),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다이어트 대체 식품들을 이용해 체중 감량을 시도하다가 중단한 뒤 요요현상이 일어나면서 찾아오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식욕억제제의 효과에 의존하여 먹는 음식의 양을 무조건 줄였다가, 식욕억제제 복용을 중단한 뒤에 요요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요요현상을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생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 체중을 오랜 기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정답이다. 탄수화물(밥·떡·빵·과자) 줄이고 단백질 늘리는 ‘고단백 다이어트’ 잘만 하면 확실한 효과 보장 그렇다면 평소에 어떤 음식을 먹어야 살이 찌지 않을까? 단백질을 위주로 먹어야 된다는 다이어트 방법들이 시대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시중에 유행하고 있다. ‘황제 다이어트’ ‘닭가슴살 다이어트’ ‘닥터 애킨스 다이어트(Dr. Atkin’s diet)’‘덴마트 다이어트’ 등으로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 단백질 위주 다이어트의 이론적 배경은 미국의 애킨스 박사가 창시한 이론에 근거한다. 애킨스 박사는 고단백질 식사를 하면 생물의 조직 내에 들어온 물질이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이화작용을 유발하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단에서 스테이크(고단백 음식)를 줄여도 살이 빠지지 않는 현상을 확인했다. 고기를 덜 먹어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그는 탄수화물 음식인 감자튀김에서 찾았다. 고기의 양과는 상관없이 감자튀김의 양이 살을 찌우는 데 중요하더라는 발견이다. 이런 과정을 연구하여 그는 탄수화물을 비만의 주범으로 설명하면서,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는 다이어트법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침은 회덮밥, 점심은 스테이크, 저녁은 회정식 등으로 고단백 식단을 적용하기에는 비용도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부작용도 문제가 된다. 극단적인 고단백 식단은 신장 기능에 무리를 주고, 골다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대사성 산증을 유발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는 전혀 먹지 않아도 과일을 좋아하고 빵·떡·고구마·감자·국수만 먹는 여성의 경우에는 단백질을 늘리고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방법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른바 ‘탄수화물 중독증(carbohydrate addiction)’을 가진 여성은 특히 생리 전에 식욕이 증가한다. 이럴 때는 뇌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serotonine)의 분비가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영양학적으로 체중 감량을 위해 총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지, 3대 거대 영양소인 단백질·탄수화물·지방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현재까지는 균형적인 식단(balanced diet)으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이 6:3:1 정도가 권장되고 있다. 하루 1600kcal의 식단을 예로 들면, 어육류군을 5단위 섭취하도록 권장된다. 적어도 하루에 살코기 200g(고기집 기준으로 1인분) 또는 삶은 계란 1개, 두부 2~3쪽, 조기구이 1마리 정도를 끼니마다 섭취하라는 권장사항이다. 또한 총 섭취 칼로리도 최소 하루에 1200kcal 이상을 섭취할 것이 권장된다. 이론적으로는 평소에 먹던 하루 식사에서 보통 한국인의 한 끼 식사 열량인 500kcal 정도 적게 식사를 하도록 권장된다. 이런 방법으로 식사를 조절하면 하면 한 달에 2kg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매끼 반드시 일정량의 단백질 음식을 먹으면서 하루 500kcal를 줄이면 한 달에 2kg 감량 가능 또한 하루 800kcal 이하의 열량을 섭취해 극히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인 초저열량 식이요법(very low calory diet)도 드물게 적용된다. 이 방법을 쓰는 경우는 고도비만(체질량지수가 27~32 이상) 때문에 수술을 준비 중이거나, 운동/식사/행동 요법을 시행하고 12주가 지나도 체중의 5% 이상 감량이 실현되지 않은 경우, 또는 체질량지수가 35 이상이고 현재 체중의 10% 이상을 감량 목표로 정한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3개월 이내 단기간 동안 적용된다. 초저열량 식이요법을 적용할 때는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 폭식증 및 거식증 환자에게 잘못 적용하면 요요현상으로 인한 우울증의 심각한 부작용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식이요법은 의사의 철저한 감시 아래 최장 12~16주까지 가능하다. 일반인이 이러한 초저열량 식이요법을 자기 마음대로 장기간 지속하면 탈모·두통·담석증 등이 생기면서 건강이 극도로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체중 감량은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함께 병행하여 평생 도전해야 하는 숙제다. 특히 특별한 음식을 먹어 체중을 감량한다는 전략은 실패를 맛보기 쉽다. 그런 단일 음식 다이어트보다는, 평생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식단을 잘 선택해야 평생 효과가 지속된다. 빨리 체중을 감량하려는 급한 마음에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안 된다. 토끼와 거북의 경주에서 거북처럼 묵묵히 올바른 방법으로 체중 감량에 도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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