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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골프장의 더티 매너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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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181-182호 김맹녕⁄ 2010.08.09 16:33:33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연일 한낮의 수은주가 섭씨 30도를 넘나드니, 폭염 속의 골퍼들은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게 마련이다. 너무 땀이 나다 보니, 골퍼들은 스윙할 때 어깨가 올라가지 않아 고통을 받기도 한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골퍼들의 복장은 제멋대로이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걷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 티셔츠를 배꼽 위까지 올리고 페어웨이를 활보하는 골퍼도 있다. 티셔츠를 허리춤 밖으로 내놓고 걷는 모습은 요즘 같은 더운 날에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비지땀을 흘리다 보니 흰 수건을 허리춤에 동여매고 걷는가 하면, 목에 걸고 그린 위에서 퍼트를 하기도 한다. 카트 위에 앉아 털이 잔뜩 난 종아리를 캐디에게 보여주며 남자의 상징이라고 으스대는 골퍼도 있다. 또한 “아이 더워”를 연발하면서 그늘집을 배회하는 골퍼가 있어 주위의 시선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나서는 물컵이나 종이컵을 아무 곳에나 던지고 가는 얌체도 있다. 목욕탕에 가보면 더욱 재미(?)가 있다. 냉탕에서 물장구를 치며 물속으로 펭귄처럼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바람에 물방울이 튀어 옆에 있는 사람은 눈을 뜰 수가 없다. 덥다고 벌렁 욕조 바닥에 드러누워 코를 골아대는 골퍼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욕조에서 올라와 몸을 말린다고 잔뜩 문신이 새겨진 가슴과 배를 선풍기 앞에 대고 남자의 상징을 손으로 잡아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폭력배 타입도 있다. 몸이 타서 후끈거린다고 얼굴용 크림을 병째로 쏟아 부어 온몸에 바르는 양심불량 저질 골퍼가 아무렇치 않다는 표정으로 거울 앞에 서 있다.

아무리 더워도 골퍼들에게는 상호 지켜야 할 에티겟이 있다.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찌는 더위 속에서도 생도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단정한 복장에 모자를 쓰고 훈련을 받는 광경이 인상적이었다. 날씨가 더울수록 사람의 진가는 발휘된다. 옛날 양반가의 남자들은 아무리 더워도 갓에다 정장 차림을 하고 외출해야 하는 엄한 규율이 있었다. 골프장은 공동의 유희장이므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본다. 폭염 속에서 골퍼의 단정한 복장은 더 우아하고 멋있게 상대방에게 투영된다. 필자와 함께 대한항공에서 직장생활을 한 엄주익 골퍼는 언제 보아도 단정한 복장에 영국에서 유행하는 스테트슨 둥근 모자를 쓰고 라운드를 하여 ‘영국 신사’로 통한다. 잘 다려져 선이 확실한 바지 그리고 잘 닦인 구두는 그를 멋쟁이로 불리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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