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7월 29일 현재 1770선에 육박하고 있는 코스피지수에 대해 상당수의 투자 전문가는 “당분간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럽발 경제위기와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하반기에 코스피 시장이 다시 냉각되는 ‘더블딥 현상(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보일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교보증권의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단호하게 “더블딥은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의 발제자로 나선 주 팀장은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20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경기부양책의 효과 감소, 남유럽 재정위기, 고용시장의 회복 지연 등이 선진국의 경제 회복 상승세를 약화시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이러한 우려는 실제로 다우지수가 13.5%, 유로 스톡스지수는 17% 하락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유가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4월 이후 20% 이상 조정됐다. 일단, 이러한 조정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된 것은 지금이 경기 회복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과도한 수준으로 보이는데, 이는 앞으로 경제 성장의 상승세가 다소 수그러들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선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유가나 구리의 가격 조정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특히 이러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을 방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호재로 작용한다.” -경제지표는 계속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경제지표가 둔화됐다는 것이 경기 회복의 정지를 나타낸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경제지표 둔화는 ‘경제 회복 속도의 둔화’를 반영한다고 보는 편이 좀 더 정확하다. 즉, 속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제 회복은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IMF(국제통화기금)에서도 “세계 경제가 3분기까지는 둔화되다가 이후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는 세계 상품 수출·산업생산· 선진국 고용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전망이다. 아울러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유럽 국가 간 안정 체제의 활용, 정책 협조, 주요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및 유로화 약세에 의한 수출 증가 등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 회복의 속도가 늦춰지는 것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나? “속도와 관계없이 일단 완만하게라도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기만 한다면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물가 상승 압력이 낮으므로 2%대의 초저금리 적용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계 경제의 경기 상승 국면이 길어짐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될 것이다. 이럴 경우, 성장률이 빠르고 고수익이 기대되는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으로 세계의 유동성이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 이 외에도, 노동비율 증가율 둔화와 가동률 증가에 따른 기업 수익의 개선이 경제회복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증시가 저평가되고 있는 점 등도 증시 상승세 지속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해외 경제, 그중에서도 중국 경제가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일부 전문가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중국의 선행지수 하락과 성장률 둔화 때문에 이러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는 한데,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우선, 중국은 긴축 기조를 계속 완화하고 있으며, 수출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소비부양책이 내수 회복을 가져오면서 9%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경제 성장은 해외 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세계 경제 성장의 50%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공급 물량의 증가와 긴축 등으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어, 우리나라 증시와는 당분간 차별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7.6%를 기록했는데, 하반기에는 그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지금 예상하기에는 4.6%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정도만 해도 안정성장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리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에서 호조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상대국의 80% 가까이 되는 국가들이 성장 속도가 빠른 신흥국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주요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상승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커지고 있는 실적과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도 우리나라가 수출을 무기로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 힘을 보태는 요소다. 일부에서 우려를 보이는 경기 선행지수 하락은 예전에 이를 회복하는데 11개월가량 걸렸던 점, 교역 조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4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어떻게 이뤄지겠는가? “일단 상장기업의 영업이익만 살펴보면, 지난 분기에 비해서는 14%,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9%나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IT·산업재·소재·금융업종이 이러한 성장세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성장률의 둔화라는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매출액은 줄어들 수 있지만, 순이익은 노동 생산성 향상과 가동률의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가 더 커질 것이다.” -증시 저평가는 어떻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탈출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은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증시의 저평가로 말미암은 메리트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실적 상승세는 다소 둔화돼도 지수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순자산배율(PBR, 주가를 한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것)을 기준으로 봐도 국내 증시의 저평가 정도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코스피의 PBR은 1.28배인데, 이는 2006년 이후 평균치인 1.42배보다 9%나 낮은 수치이다.” -국내외 유동성의 증시 유입은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더라도 국내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실질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마이너스 상태를 보이고 있고, 대외 불확실성 요인과 성장률 둔화 전망 등에 따라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유동성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만약, 위험 선호 현상이 확대된다면, 570조 원에 달하는 단기 부동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면 주식형 펀드를 통해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유동성의 유입 가능성도 위험자산 선호도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위험자산 선호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이럴 때는 성장률이 빠르고 고수익이 기대되는 신흥국으로 유동성이 이동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점과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더욱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을 종합해볼 때,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어느 정도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나? “우선, 하반기에도 코스피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단, 남유럽 재정위기 영향의 지속,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 선진국의 국가 신인도 위험, 한은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은 주가지수의 조정 요인이 될 것이다. 일단, 3분기보다는 오히려 4분기에 상승세가 확대되리라고 예상한다. 하반기 전체로 보면 1650~2000포인트 선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는데, 3분기에는 1650~1900포인트 선에서, 4분기에는 1700~2000 사이에서 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테마는 무엇인가? “선진국의 경제 회복과 IT 제품의 수요 증가가 가장 큰 테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고성장에 따른 수혜주, 수출 경쟁력이 큰 업종, 배당 투자 관련 테마 등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둘 만하다. 이 외에도, 녹색성장 관련 종목과 M&A관련 종목들도 투자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는 테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