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한국의집 대표 골프는 전쟁과 같아 치밀한 작전과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없다. 특히 장애물과 OB 지역으로 무장한 홀에서는 더욱 더 치밀함과 정신적인 안정감이 요구된다. 골퍼는 자기 자신이 지휘관이자 작전참모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종합 작전실이나 마찬가지이다. 아무 계획 없이 대포를 쏘는 것은 무모한 일이며, 체력과 공을 낭비하는 바보 같은 행동이다. 미국의 PGA 투어 라운드 장면을 TV를 통해 보면, 투어 프로들이 작은 노트를 꺼내들고 무엇인가 보고 있고, 어떤 홀에서는 노트에 기록을 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토너먼트전 라운드를 하면서 점검했던 상황들을 확인하며 공략 작전을 펴는 것이다. 필자의 30년 골프 경험을 통해서 볼 때, 티박스 내 어디에 티를 꽂고 티샷을 하느냐 하는 것은 공의 구질을 좌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티잉그라운드 어디에서 티샷을 할 것인가는 티잉그라운드로 올라가기 전에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해야 한다. 일단 티에 서면 주변 상황이 잘 안 보이고 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티잉그라운드의 경사는 항상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로 평면이 기울어져 있느냐에 따라 공의 구질 또한 달라진다. 평탄한 티라고 생각하고, 왼쪽이 OB나 해저드일 경우에는 우선 안전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한 편에서 티샷을 해야 위험을 모면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왼쪽에 서서 티를 꽂고 오른쪽을 향해 티샷을 하면 공은 약간 푸시형이 되기 때문에 왼쪽으로 날아간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안전을 기한다고 너무 오른쪽으로 티샷을 하면 산 경사면이나 숲속으로 공이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확한 거리와 방향을 판단하여 티샷을 해야 한다. 반대로 오른쪽이 OB나 해저드일 경우에는 오른쪽에 서서 왼쪽을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큰 위험 부담이 없다면 티 중간에 서서 중앙을 노리는 것이 요령이다. 티샷을 정중앙에 잘 갖다 놓는 것이 포병장교나 포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랫동안 자신의 구질을 연구하여 자신의 탄도와 공의 방향을 수시로 확인하고 수정하는 골퍼만이 OB 없이 안전하게 티샷을 할 수 있다. 골프라는 운동에서는 일단 잘못 친 샷에 대해서는 벌타로 응징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현명한 골퍼는 요령을 알기 때문에 스코어가 좋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