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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약국이 2층으로 간 까닭은?

층별 상가 투자요령…“비싼 1층보다는 저렴하면서 접근성 좋은 상층부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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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4호 편집팀⁄ 2010.08.24 09:28:52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상가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일까? 상가 투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당연히 1층 코너 자리라고 말한다. 분양 현장에 가보면 1층 코너 상가는 가장 먼저 분양이 완료되는 자리임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층별 분양가로 상가의 가치를 볼 때 1층의 가치가 100이라면 2층이 50, 3층이 40, 4층 이상은 35 정도의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2층이 35 이하, 3층은 30 이하, 4층 이상은 25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장기간의 경기불황으로 이러한 층간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져 1층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에는 1층의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1층 상가일지라도 후면에 있다거나, 전면이 좁고 이면이 긴 상가, 기둥에 가려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분양가가 비싼 1층 상가보다는, 전용 엘리베이터나 서비스 공간을 독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층부 상가가 분양가도 싸면서 접근성도 훨씬 나을 수 있다. 사례를 통해서 2,3층이 그렇지 못한 1층 상가보다 경쟁력이 있음을 살펴보자. 상가의 층별 용도가 변화하고 있다 상가에서 수십 년 간 지속되어오던 층별 용도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았던 상가의 층별 용도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1층에 당연히 있던 업종들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층을 차지했던 대표적 업종들인 은행·약국·부동산 등과 같은 1층 전용 업종들이 하나둘씩 1층 이외의 층으로 이동하더니, 이제는 1층이 아닌 2층에 은행이나 약국·부동산 등이 자리 잡는 현상을 해당 업종 관계자들뿐 아니라 소비자들조차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갈수록 치솟는 1층 상가의 분양가 상승에서 찾을 수 있다.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해 1층 전용 업종들이 1층 이외의 층수로 이동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1층 점포의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해온 금융 점포는 최근 아예 ‘유치 기피 업종’으로까지 분류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주5일제 근무로 금요일 저녁이면 불이 꺼져 상가 활성화에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판단 때문인데, 이에 은행들은 아예 상가를 임대하는 대신 분양받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전통적 1층 선호 업종이던 약국과 부동산도 예외가 아니다. 여전히 1층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최근 부동산 업소 가운데는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껴 역세권 오피스텔이나 대형 건물 아케이드 상가 지하층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업소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 상가 1층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던 정승관(남·43) 씨는 최근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서울대 전철역 인근 오피스텔로 사무실을 이전해, 부담 1억 원에 월세 300만 원이던 임대료를 부담 1000만 원에 월세 85만 원으로 낮춘 케이스다. 정 씨는 오피스텔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이전하는 대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밖에, 건물주들이 선호하던 1층 약국 또한 의약분업 실시의 여파로 상층 약국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등 임대료와 건물 이미지 등에 따라 업종별 점포 층별 선호도가 크게 달라지는 추세이다. 층별 상가 투자 시 주의할 점 다양한 업종이 들어올 수 있는 1층보다 상층부는 유행 업종보다는 실수요자 위주의 전문화된 상가를 넣어야 한다. 상층부 이상에서는 병·의원이나 유명 학원 등 전문 업종이 입점해야 장기간 임대가 가능하며, 그만큼 공실이 발생할 여지도 적어진다. 또 상가를 팔 때는 임차인에게 직접 매도할 가능성도 크다.

상층부 상가에 투자할 때는 시세 차익보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투자해야 한다. 상층부는 아무래도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상층부는 상가라고 해도 판매 시설이나 근린 생활 업종보다 업무용 사무실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인근 상가 건물에 입점한 사무실 임대가와 매매가를 비교해 투자해야 한다. 일반적인 상가의 층별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은 상권이다. 상권이 좋으면 상층부 상가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최근까지 상가 투자에서는 주로 1층 코너 또는 전면, 주 출입구를 선호했다. 하지만 1층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하여 오히려 상층부를 택하는 업종이 늘어나고 있다. 상층부 선호도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질 수도 있게 된다. 이처럼 상층부 점포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창업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층부 점포는 1층보다 권리금이나 월세가 상대적으로 싸서 이 돈을 규모 확대와 시설에 투자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상층부 점포는 대개 권리금이 싸거나 없고, 임대료도 훨씬 저렴하다. 창업 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포 개설비를 1층의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또 33~66㎡(10~20평) 규모가 대부분인 1층과 달리, 165㎡(50평) 이상의 넓은 매장을 확보하기도 쉽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최대한 많은 고객을 수용해야 하는 외식업의 경우 넓은 매장은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매장이 클수록 고객의 시선을 끄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상층부 상가는 단점도 적지 않다. 우선 접근성과 가시성이 1층보다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1층 상가처럼 지나다 우연히 들르는 손님을 기대하기 어렵다. 손님이 계단을 오르는 불편함을 감수하며 찾아오게 하려면 업종의 발굴과 함께 맛과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한다. 2층 이상의 상가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 공실 발생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현재 임차인이 들어와 있다는 상황만 보고 투자해서는 곤란하다. 역세권이나 대학가 등 공실이 발생할 위험이 적은 상권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또 주변에 상가 공급 물량이 과다하다면 공실 위험은 더욱 커진다. 2층 이상은 권리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권리금이 붙더라도 1층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1층은 시설비 비중보다 순수 상권과 입지(목)를 기준으로 권리금이 형성되지만, 2층 이상은 시설비가 권리금 형식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층은 또 동선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외부에서 진출입이 용이한 반지하상가나 전용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2,3층 상가 등은 수직 동선이 형성되므로 일반적인 2층 이상 상가보다 훨씬 낫다. 또 경사진 곳에서는 한쪽에서는 2층이지만 반대쪽에서는 1층인 상가 건물이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표면상 1층은 신경 쓰지 말고 어느 쪽이 주동선이 되는지를 우선 판단해 투자에 임해야 한다. 사례로 보는 층별 상가 투자 [사례1] 투자자인 경우 = 모 금융기관의 부장인 박경한(남·47세) 씨는 몇 해 전부터 동기들이 조기 퇴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상가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1년 전에 평소 가깝게 지내던 지인에게서 K디지털단지 내 아파트형 공장 상가에 대한 투자 제의를 받았다. 3층에 있는 점포의 분양가는 3억 원이고, 보증금 5000만 원에 월 270만 원의 임대 조건으로 샤브샤브 전문점이 입점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박 씨는 시간이 나는 대로 주변 상권을 돌아다니며 경쟁 업종을 분석하였고, 3층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접근성과 가시성을 꼼꼼히 살펴본 후 고심 끝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 2억 원과 융자 1억 원을 합쳐 분양을 받았다. 주 고객이 젊은 층이어서 업종이 들어맞아 계약 기간 2년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임차인이 매수 의사를 밝혀올 정도로 매출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박 씨는 당분간 상가를 매도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사례2] 실수요자인 경우 = 경기도 신도시의 한 상가 건물 2층에 가격파괴 삼겹살 전문점을 연 허창(남·41) 씨는 1층과 2층 가운데 어느 쪽을 분양받을까 고민하던 끝에 결국 2층을 분양받기로 했다. 1층을 분양받을 경우 투자 금액도 부담되었지만, 업종의 특성상 넓은 공간을 활용해야 희망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현재 하루 100~150만 원의 매상을 올리고 있다. 입지와 업종을 감안해 전문가들이 매긴 하루 최대 매상(80만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만약 1층에서 창업을 했을 때 지금보다 2배가량의 투자비가 들어갔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허 씨의 선택이 유효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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