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를 이끌어 나갈 총리,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후보자의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세금 탈루 같은 의혹들이 쏟아졌다. 장상·장대환 총리 후보자(2002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2009년)는 위장 전입으로 낙마했지만, 그 위장 전입도 이제는 자녀 교육이 목적이라면 용인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의혹들에 대해 후보자들은 “죄송하다” “송구스럽다”며 고개만 숙이면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식으로 청문회에 임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공직자의 정책 수행 능력, 철학, 도덕적 자질을 검증하는 장치로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간 청문회는 한 방을 노리는 의혹 제기와 일단 피하고 보자는 버티기 답변,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증인 출석이 반복됐다. 또한 후보자의 정책 검증보다는 개인 신상에 관한 의혹에 초점을 맞춰 청문회 본연의 기능을 상실해 ‘청문회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