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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예산, 지키느냐, 깎느냐 치열한 대결 예상

9월 국회, 겉으론 모두 “친서민” 합창…속으론 실리 챙기기 대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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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86호 심원섭⁄ 2010.09.06 18:14:14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8월 29일 전격 사퇴함으로써 ‘8.8개각’에 따라 격화일로였던 청문회 정국은 다소 진정되었다. 그러나 9월 1일부터 시작된 정기국회로 그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만간 총리 및 2개 부처 장관직에 대한 후속 인선을 단행해야 하기 때문에 또다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가피한 만큼 100일간의 정기국회 중 최초 한 달은 ‘인사 청문’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총리-장관 후보를 낙마시켜 정국 주도권을 잡은 민주당은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며, 한나라당은 ‘인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등 여야 간 기 싸움이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여야는 정기국회를 하루 앞둔 지난 8월 31일 각각 의원 연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8,8 개각’ 이후의 여야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쟁점 법안은 물론 4대강 사업과 개헌 등의 현안을 둘러싸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우선 한나라당은 ‘서민경제 살리기, 지역경제 활성화, 안전-안보 불안해소, 공정사회 구현,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을 정기국회 5대 기조로 내세우고, 서민경제 관련 입법과 원활한 예산 확보에 진력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김태호 후보자 등의 낙마를 이끈 기세를 몰아 예산심사 과정에서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해 민생-서민 예산으로 돌린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청문회-국감-4대강예산 등 무한공방 예고 추석 연휴 이후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의 엇갈린 성적표와 인사청문회 정국의 파고를 거친 여야는 정국 주도권 장악을 위해 국감 기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대두될 것으로 예상되는 4대강 사업 예산을 사업 규모에 맞게 확보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일부 예산 조정은 가능하지만 사업 중단이나 규모의 축소는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의원 연찬회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역사적 과업으로서 이 시기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친수구역활용특별법과 하천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중점법안에 포함시키는 등 내부적으로는 민주당의 반대를 돌파할 전략 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개헌 논의도 이번 정기국회의 복병이다. 하지만 여권 핵심부의 개헌 의지가 강하지만 친박계가 반대하고 있어 당력을 결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의원연찬회에서 “올해 9월 정기국회가 개헌의 마지막 기회”라고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한-EU(유럽연합) FTA 비준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물론, 오후 11시∼오전 6시 옥외집회를 금지하도록 한 집회-시위법 개정안도 오는 11월 개최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전에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대표적 민생법안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강화 법안을 친서민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적극 처리하기로 하는 등 161개 중점 법안을 선정해 놓았다. 다만 한나라당은 유통산업발전법 만을 중점 법안으로 꼽은 반면, 야당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회 운영과정에서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며 “야당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책임의식을 갖고 정쟁보다 민생을 위해 함께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8월 30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13개 상임위별 당정협의를 동시에 개최하는 등 대규모 회동을 가졌다.

당정, 정기국회 앞두고 대규모 ‘호흡 맞추기’ 정기국회에 대비한 여당 연찬회에서 이 같이 동시다발적 당정협의가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앞으로 당이 국정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당정협의를 위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현인택 통일부, 이귀남 법무부, 김태영 국방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장-차관들도 대거 참석했다. 당정은 90여 분간 진행된 당정협의를 통해 정기국회에서 다뤄야 할 중점 법안과 함께 상임위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통상통일 분야 당정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한-미 및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북한 수해 현황 및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외통위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북한이 예전에 후계자를 선정할 때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번에도 이 표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번 방중도 북한의 후계 구도와 연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정부 측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당정은 행정안전 분야 협의에서 내년에 1558억 원의 예산을 투입, 지역 고용창출사업 4만개를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행정고시 폐지를 비롯한 공무원 채용 방식 개선안을 놓고 사전에 당정 간 충분한 조율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당의 강한 질책이 있었다. 또한 야간 옥외집회 규제 문제를 핵심으로 하는 집회-시위법과 관련해서는 민주당과 지속적으로 절충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획재정 분야 당정협의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물가 상승 우려가 있는 만큼 9월1일 실무당정 협의를 통해 물가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원들은 ▲총예산 대비 복지비가 2010년 수준 이상 배정되고 ▲4대강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지역에 대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추진 필요성 등을 주문했다. 또 당정은 ‘8.29 부동산 대책’에 대해 “주택거래 활성화에 기여하면서도 집값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은 낮다”는 긍정 평가를 내놓았다. 당정은 또한 민간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 4대강 주변 지역 개발을 위한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 국토해양 분야 41개 법을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민주, ‘청문회 자신감’ 속 4대강 공세를 예고 반면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평범한 국민을 위한 대안 국회’로 규정하고 서민을 위한 수권 정당의 면모를 확실히 부각하는 데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정기국회 목표를 ‘정권 독주 제동’, ‘서민을 위한 수권 정당’으로 정했으며, 3대 핵심 실행과제로 ▲평화전략-대북정책 전환 ▲5대 국민경제(가정-골목-중소기업-지방-농촌 경제) 살리기 전략 ▲민주수호 및 비리 척결 전략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30대 서민대책과 40대 관련 법안을 담은 ‘민생희망-서민활력 3040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해, 민생-복지 예산으로 돌리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기국회 첫날인 9월 1일 4대강 사업, 여권발 개헌론, 민간인 불법사찰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전방위 대응을 예고하며 기선잡기에 나섰다. 또한 민주당은 ‘일 당 백’을 외치며 국정감사와 예산 및 법안 심사에서 서민경제 회복과 남북문제 해결, 민간인 불법 사찰 규명에 주력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여권이 ‘친서민 행보’를 강화함에 따라 서민-중산층 정당을 자처해온 민주당의 차별성이 흐려질 수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워 놓았다.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연찬회에서 “향후 ‘MB식 친서민’ 대 ‘민주당식 서민’의 경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국정 키워드와 실천방향,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에 따라 권력의 안정화 또는 조기 레임덕의 기로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내정자 2명의 낙마를 이끌어낸 청문회 정국의 기세를 몰아 정기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국정감사와 예산-결산 심사에서 △현 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서민경제 △재정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의 4대 위기 △여권 친서민 정책의 허구성 △국정 난맥상을 총체적으로 꺼집어 내면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4대강 국회’로 규정하고 4대강 사업을 역대 정부의 용수-치수 사업으로 축소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이명박식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며 공사의 시기와 예산, 보와 준설 규모의 조정을 요구한 뒤 “이런 것이 이뤄져야만 국회에서 법정기일 안에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해 공사의 시기, 예산의 집중, 보와 준설의 문제를 조정해 역대 정부의 치수-용수 차원의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른 야당과의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법안 심사에 있어서는 ‘민주-민생-참여’라는 3대 원칙 아래 ‘민생희망 40개 법안’을 선정해 정기국회 내 처리를 위해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업형슈퍼마켓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고용보험법, 무상급식 도입을 위한 학교급식법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집시법, 통신비밀보호법, 친수구역 활용법 등 21개 법안을 ‘MB악법’으로 규정해 강력 저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여권발 개헌론에 대해서는 “개헌 논의를 집권 세력 내의 정파 간 이해관계를 위해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당리당략에 근거한 정략적 개헌은 저지할 것”이라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선진당 “변화-쇄신으로 보수야당 선명성 부각” 자유선진당도 8월 31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국회의원-최고위원’ 연찬회를 열고 9월 정기국회 전략 및 당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보수 대안 야당’으로서의 색깔을 보다 분명히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선진당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가 이념적 측면에서 “탈이념-중도실용으로 회귀했다”며 더 이상 보수정권으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다짐했다. 이회창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 때 자신은 보수가 아니라고 말했고 요즘은 이념을 떠나 중도실용으로 간다고 했다”며 “이렇다면 이명박 정권은 보수정권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나 싶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선진당은 최근 이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 도입 등을 “무분별한 대북유화 정책”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특히 선진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4대강 사업 등 반시장-반민주-반민생에 해당하는 정부 정책은 저지하고, 농어민 고등학교 등록금 면제, 기초노령연금 인상, 저소득층 유아 보육비 확대 등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관철하겠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친서민 경쟁’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선진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 패배로 원내외에서 당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되고,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진로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와대의 인사실패 등으로 민심이 술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권을 상징하는 ‘보수’라는 정체성을 문제 삼아 대안 보수 세력으로서 선진당의 존재감을 키우고, 여당에서 이탈한 보수층을 흡수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선진당은 ‘따뜻한 보수’를 자처하고 있는 만큼 민생 문제에 보다 집중해 기존의 경직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지지기반을 넓힌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진당은 향후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당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당 지도체제와 조직, 지지율 제고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는 올해 국정감사를 10월 4~23일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며, 아울러 9월7~16일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결산심사를 완료키로 했다. 이어 16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국감 대상 기관을 승인하고 상임위원회에서 올라온 법안들을 의결하기로 했다. 이어 10월 25일에는 본회의를 개최해 시정연설을 청취하고, 26~27일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기로 합의했다. 질문시간은 이전과 동일하고, 5석 이상 정당에는 대표연설을 하도록 했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200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등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4대강 예산 등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 때문에 처리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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