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정치가 뜨거울 전망이다. 여의도 정치권의 10월 정국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 후반기를 맞아 열리는 첫 정기국회를 비롯해 국정감사, 그리고 다소 밋밋하게 끝날 것으로 보이는 김황식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연이은 정치이벤트를 통해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여기에 여권 잠룡들이 차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고,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도부가 10.3 전당대회를 통해 조만간 진용을 드러내는 등 세력 재편의 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여야는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9월 29일부터 30일까지 열었으나 ‘결정적 한방’ 없이 밋밋하게 이틀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는 지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송곳 질의’에 말을 바꾸다 여론의 역풍에 밀려 낙마한 것과는 다른 상황이다. 야당의 ‘전투력 부족’도 한 요인이 됐다는 평이며, 김 후보자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사실 민주당은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며 김 후보자의 △부동시(不同視. 양쪽 눈의 시력차)에 따른 병역면제 △‘4대강 감사’ 발표 지연 △재산 형성 및 증여세 탈루 △누나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에 대한 특혜 등 4대 의혹을 파고들겠다고 밝혔었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선 자료제출 요구에만 매달린 채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쟁점이었던 부동시 문제는 청문회 전날 김 후보자가 양쪽 눈의 시력 차가 6디옵터라는 시력검사 결과를 제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김태호 후보가 야당의 ‘십자포화’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해 야당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던 점을 감안해 한나라당 청문위원들이 김 후보자에게 충분한 해명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여당의 엄호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공석 상태인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명할 예정이어서 국감 기간에 인사청문회가 겹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외교부 내 특채 의혹과 인사시스템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첨예한 여야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국감, 예산심의, 4대강 등에서 여야 주도권 쟁탈전 그리고 청문회가 끝나면 10월 4일부터 23일까지 국정감사가 열린다. 이를 위해 여야는 국감상황실을 마련하고 내부 전략과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이번 국감은 후반기 정국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간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며 특히 국감이 야당의 무대로 통하기 때문에 야권으로서는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인 4대강에 공세를 퍼붓는다는 복안이어서 여야 간 첨예한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향후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4대강 사업, 개헌, 민심 끌어안기 방안으로의 친서민 예산, 재정 건전성 문제, 여권 내 비선조직과 불법 사찰 등이 집중 거론될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이번 국감을 ‘정책감사’ ‘서민국감’이란 콘셉트 아래 철저히 서민 위주로 펼쳐나가 야당의 포퓰리즘 정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감 증인 신청과 관련해 검찰 수사 중이거나 조사 중인 사람은 채택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하고, 야당의 근거 없는 정략적 공세에도 철저히 대응하겠다는 내부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입장은 9월 26일 당-정-청 ‘8인 회의’에서 이번 국감에서 공세적으로 나서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이와 관련 김무성 원내대표는 9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감 대비 점검회의’에서 “국회는 그동안 본래 취지와 달리 국감을 여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면서 “이번 국감은 생산적인 국감으로 (국회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김 원내대표는 “매섭게 행정부를 견제하겠다”며 “여당의 ‘정부 감싸기’는 없을 것이며, 합리적 견제 속에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옥임 원내대변인도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이나 무분별한 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한나라당은 오로지 서민을 중심으로 한 서민 국감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변인은 정무위의 경우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과 신한은행 고소-고발 사건 등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주거나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증인 채택은 자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식경제위에서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에 대한 현실적 해결 방식을 강조했으며, 교육과학기술위에서는 무상교육-보육, 저소득층 장학금, 시간강사 처우 개선에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이재오-김문수, 범상치 않은 ‘광폭행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외교관 채용 투명성 확보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가 주요 과제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는 문화복지 확대와 문화 바우처 예산 확충을 주로 다룰 계획이라고 한나라당은 밝혔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국토해양위와 환경노동위에서는 핵심 쟁점이 될 4대강 사업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야당을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4대강 사업이 조정돼야 가정, 골목, 중소기업, 지방, 농촌 등 5대 국민경제를 살릴 수 있는 ‘진짜 서민 정책’을 펼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에 따라 이번 국감을 ‘4대강 국감’으로 규정하고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는 4대강 사업 예산 22조2천억 원 중 8조6천억 원을 민생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정책위는 반값 등록금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추진을 2대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국감을 통해 ▲민간인 불법사찰과 권력사유화 논란 ▲스폰서 검사 의혹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자녀 특채 파문 ▲천안함 사태 등과 관련된 국민적인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상임위별로 핵심 증인 채택을 관철하기 위해 주력하는 것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북 쌀 지원 등도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다. 조영택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입장에서 각종 의혹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국감이 되도록 소속 의원 전원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미 16개 상임위 위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팀플레이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10월 1일부터 국감 상황실을 가동하고, 국감 기간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 기획팀 회의를 통해 쟁점을 정리하는 한편 신속한 대응 전략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피감기관에 대한 온라인 제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원내대표실 실무자들이 매일 의원회관을 돌면서 야간 근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감 기간에는 상임위별로 위원들의 활동사항도 모니터 하는 등 박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 대한 ‘군기잡기’를 통해 국감 준비를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과 민간인 불법사찰, 고위 공직자들 자녀에 대한 특채 의혹, 4대강 사업 등 쟁점들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핵심 관련자를 대거 증인으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증인 채택에 무리가 많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 간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국감이 끝나면 최근 서서히 정치적 기지개를 켜고 있는 여야 잠룡들이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지난 8.8개각에서 ‘블루칩’으로 평가받았던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정치권 세력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차기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여야 잠룡들 본격 기지개…대권게임 막오른다 우선 여권 내에서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지사 등 3인의 정치적 행보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차기 1순위 주자로 확인되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움직임이 가장 큰 관심으로 꼽힌다. 그동안 조용한 행보로 일관해 왔던 박 전 대표는 최근 소속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에서 거시경제에 대한 ‘박근혜식 경제 화두’를 잇따라 던져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지난 8월 2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공개 활동에도 부쩍 나서고 있다. 우선 그는 지난 6월 기재위 첫 회의에서 복지와 국민화합을 중심에 둔 경제발전을, 그리고 9월 2일에는 국가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강조해 그동안 상당한 ‘경제내공’을 쌓았음을 과시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9월 8일에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정책을 재조명한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데 이어 8월 10일에는 대구시와 당정협의를 위해 대구를 찾았다. 더구나 그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이틀 뒤인 8월 23일에는 친이계 핵심 의원들인 강승규 김영우 조해진 의원 등과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9월 14일에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주선한 여성 의원 오찬 모임에도 참석해 농담으로 자리를 이끌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9월 27일에는 박준선 유정현 이범래 주광덕 조문환 의원 등 수도권 친이계 초선의원 5명과, 그리고 다음날인 28일에는 김재경 김정훈 김정권 권경석 신상진 등 영남-수도권 친이계 재선 의원들과 만난 오찬을 함께하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친이계 의원들과의 만남에 대해 “일상적인 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친박이라는 계파 벽을 허물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2년도 채 남지 않은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대권 프로그램의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칙이 지배적이다. 박 전 대표의 경우 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후발 주자들의 추격세가 심상치 않고 잠룡 간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서둘러 채비를 갖추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권 내 차기 주자 중 2위 그룹을 형성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의 당 공식회의 참석 문제를 놓고 친박계 일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최근 한나라당은 당 소속 시-도 지사가 중앙당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도록 한 당헌 개정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9월 30일 전국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이는 친이계의 리더 격인 정두언 최고위원이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도 지사들도 당무에 참여시키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방행정 수장들의 매주 수요일 개최되는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의 참석 가능성이 점쳐지며,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 서울시장과 김 경기지사가 지역 행정에 머물지 않고 중앙 정치무대에서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이명박 정권 후반기 들어 당-정-청은 물론 시-도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표면적 이유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여권의 차기 주자 육성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몽준-오세훈 암중모색 중…안상수는 다크호스 사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2012년 정권 재창출을 이끌 최적의 후보를 선발하고,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서 앞선 흥행 성공을 위해서는 잠재적 대권 주자 사이의 무한경쟁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에 이어 2위 그룹을 형성하는 오 서울시장과 김 경기지사에게 ‘경쟁의 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 서울시장과 김 경기지사 입장에서도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지만, 대권행(行)을 위해서는 국정 참여 및 대국민 노출을 통한 ‘도약’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를 키워줄 필요가 있다”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 이들이 참여함으로써 건전한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했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는 공히 ‘별들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여권 내 잠룡으로 꼽히는 박근혜, 정몽준 전 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참석 대상인 데다, 오 서울시장과 김 경기지사가 가세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경기지사는 최근 일련의 ‘광폭행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최근 청와대와 이 대통령에 대해 잇따라 각을 세우는가 하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에 매일 서민 취향의 글을 올리고 질의-응답을 하면서 서민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기지사는 9월 10일 한나라당의 차명진-김세연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승만-박정희-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했다. 그는 ‘지방행정체제 개편특별법’에 대해 “1015년 전 고려 시대에 생겨 조선총독부와 김일성-김정일도 없애지 못한 도(道)를 없앤다는 법안이 어떻게 나오느냐”고 정부의 방침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 “내각제는 안 되고 대통령제를 가져가되 국회에 좀 더 권한을 주고 지방자치와 언론자유를 강화해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재조정 검토와 관련해서는 “한국 전체를 동북아의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청와대를 향한 최근의 쓴소리가 대권을 인식한 것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도지사 임기가 4년 남았고 대통령도 임기 절반이 남았는데 (대권을) 염두에 둔들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일단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7.28 재보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당선돼 여의도 정가에 복귀하자마자 8.8개각에서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이재오 장관은 아예 여의도를 무대로 본격적인 ‘특임 활동’에 나선 모양새다. 그는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노동계와도 본격 소통에 나서는 한편,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화두로 던진 ‘공정한 사회 구현’의 전도사 역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상득-이재오의 ‘박근혜와 관계설정’도 관심사 뿐만 아니라 이 장관은 9월 10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김영선 구상찬 이혜훈 의원 등 수도권 친박계 의원 3명과 오찬을 함께 하는 등 당내 친이-친박계 간 화합의 물꼬를 트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16일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을 가지는 등 야당과의 소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이 장관은 7.28 재보선 당선 이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90도 직각인사’와 지하철 출-퇴근 등을 통해 예전 ‘투사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 장관이 지난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 2008년 총선을 거치며 깊어진 계파간 갈등의 골을 메우려는 여권 지도자의 화합-소통 행보로 읽힌다. 2012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계파 화합이 급선무라는 암묵적 교감도 기저에 깔려 있다. 실제로 이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투쟁하는 정치를 통해 이뤘다면 이제는 넉넉하고, 섬기고, 배려하고, 포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9월 16일 정부청사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차기 대권과 관련해 “킹메이커냐, 아니면 실제로 킹으로 뛸 것이냐”라는 질문에 “2년 6개월이나 남은 얘기”라며 “그런 얘기는 천천히 해도 늦지 않다”고 대답했다. 이어 기자들이 “(대선) 출마를 부정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거듭 질문하자 그는 “부정이든 긍정이든 간에 그 얘기를 빨리하는 것은 국정에 부담이 된다. 먼 세월 남은 얘기니까”라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 장관은 “지금은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할 때라는 의미”라며 “이명박 정권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와 이 장관, 김 지사 등 3인의 활발한 정치적 행보에 가려져 있지만,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도 차기 대권을 향한 암중모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6.2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당대표 사퇴 이후 지역구 활동과 월드컵 한국 유치를 위한 해외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는 오는 12월2일로 예정된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때까지는 한국의 유치 활동에 몰입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정 전 대표의 정치재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해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자신의 핵심 정책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이른바 ‘재선 후유증’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당장은 고초를 겪고 있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서울시정을 원만히 이끌 경우 정치적으로 한층 성장하면서 차기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고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경우 본인이 직접 차기 대선을 겨냥한 행보에 나서기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직접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여권 내의 강력한 ‘다크호스’인 셈이다. 이외에도 여당 일각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등도 잠룡의 대열로 뛰어들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야권 ‘빅3’, 정세균 손학규 정동영 날선 각축전 한편 야권도 10.3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정세균 전 대표와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 사이의 ‘3각 각축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9월 11일 전남 광주를 시작으로 27일 경기도까지 시-도당 개편대회를 여는 한편 방송사 토론회도 10차례 정도 추진하는 흥행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차기 당대표가 향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대 결과에 따라 빅3의 운명이 엇갈리면서 당내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주자로는 선두로 꼽히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패한 지 석 달여 만인 지난 9월 15일 당의 싱크탱크인 참여정책연구원 원장 직을 맡으면서 ‘여의도 정치’를 재개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연구원 개원식에 앞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참여당의 ‘진보자유주의’ 노선을 설명하면서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도 개진했다. 그는 진보자유주의에 대해 “다원성과 개인의 창의성을 기본으로 하되 국가가 적극적인 선행을 하라는 것”이라면서 “이는 국민의 삶과 관련된 보육, 교육, 일자리 정책 등에서 사회적 해법을 찾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유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필요하다면 이명박 정권의 정책도 적극적으로 참조할 것”이라는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이외에도 여의도 정가의 가을 정국은 오는 11월 11일 열릴 G20 정상회의 등 적지 않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