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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조 작가 - 아이들의 염원을 드러냄과 숨김의 미학으로 표현

사진-조각-회화가 한 작품에…자유로운 생각 속 준비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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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3호 김대희⁄ 2010.10.25 11:15:20

화면에 담긴 어린아이들의 얼굴들…. 알 수 없는 묘한 이끌림에 시선이 절로 간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그 느낌의 깊이는 더욱 깊어지고 아이들의 눈에 시선이 멈춘다. 서울 팔판동 갤러리진선에서 개인전이 열리던 날 만난 박대조 작가는 아이들의 얼굴 그중 눈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정신과 영혼은 눈 속에 있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까지의 작품은 어린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삶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개인전에는 아이들이 품고 있는 소망, 염원 등을 담고 있죠.” 네팔 여행에서 만난 아이들의 소망과 염원 원래 한국화에서 출발한 박대조는 “먹이라는 게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고 한 마디로 표현했다. 수묵과 채색으로 산수와 풍경을 그리다가 우연히 석판에다 산수와 풍경을 그려 넣는 작업을 하면서 대리석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었고 지금은 사진과 조각, 회화 등 다양한 장르를 혼합한 작업을 하며 소재도 산수화에서 인물로 바뀌었다. 작업은 순수하게 대리석에 채색한 작품, 대리석 작업 뒤에 LED 백라이트를 넣은 작품, 사진 작업에 백라이트를 넣은 작품, 사진 작업위에 아크릴을 투명하게 연마한 블록을 올린 작품, 라이트 박스에 사진을 넣고 렌티큘러를 이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아이들 얼굴이 달라지는 입체적 작품까지 다양하다. 최근 선보인 어린아이의 얼굴 사진 작업위에 블록을 올린 작품 중 투명한 블록은 도시의 이미지를 단순화해 나타낸 것으로 도시의 삭막함과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대조시킨 작업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조각과 사진, 회화를 모두 결합한 작업이다. 먼저 사진을 찍고 나서 감광필름을 돌에 붙여 빛을 투과시킨다. 빛이 통과된 후 구멍이 뚫린 부분을 흙으로 쏘는 기법을 통해 돌의 표면을 쪼아낸다. 그리고 필름을 떼어낸 뒤 그 위에 다시 먹과 아크릴로 채색하는 과정을 거쳐 색다른 느낌의 인물 작업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추가로 백라이트를 비추는 방식 등 다양한 연출로 마무리한다. 그는 독특한 재료와 함께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 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담는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네팔 여행에서 만난 아이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모습과 함께 그들의 소망과 염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기존처럼 모든 아이들의 눈에 이미지가 비치지는 않는다. 조각과 사진, 회화가 결합된 박대조만의 ‘뉴 폼’ “그동안 내가 나타내고 싶은 것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네팔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에서 슬퍼 보이기도 하지만 순수하기도 한 혼돈된 모습,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자연을 닮은 어린아이들의 염원이 궁금했어요. 작품 속 어린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여러 가지 염원이 보여요. 하지만 염원을 모두 드러내진 않았죠. 아이들의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을 읽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이는 숨김과 드러냄 속에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에서 비롯됐다. 작품에는 간절함, 생동감, 독창성, 철학이 있으며 진리가 무엇이냐가 담겨야 한다는 그는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닌 숨어있는 영혼을 느끼도록 해야 하는 것에 그림을 보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느낌이 중요해요. 그냥 보는 그대로도 좋지만 이미지로 느꼈으면 해요. 화가는 이미지로 표현하죠. 말과 설명이 필요치 않아요.”

그는 한편으론 작품의 질을 떠나 작품 자체가 오래도록 남는다면 그것으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지금까지 전해오는 동굴벽화를 예를 들었다. 대리석을 이용해 만든 그의 작품은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매년 다른 시리즈별로 작업하는 그는 1개월여를 여행하고 돌아와 8개월 정도를 작업하는 등 1년 내내 작업으로 시간을 보낸다. 돌 작업은 오랜 시간이 걸리며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기에 경기도 용인에 매우 넓은 작업실을 마련해 작업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에 작품 소장돼 언제나 준비된 작가, 일탈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는 직접 여행을 다니며 촬영하고 경험해온 여행기를 에세이적인 책으로도 집필하고 싶다는 바람도 들었다. 또한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지만 반부조 형식의 작품도 할 예정이라고 살짝 귀띔했다. 특히 10월 초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에 자신의 메인 작품이 소장됐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다. 한편 전시 오프닝에는 특별한 음악과 영상이 선보였다. 음악과 미술의 조화를 꾀한 생각으로 대중가요 작곡가 하정호(버뮤다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조성모, 플라이투더스카이,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의 메인타이틀 작곡)씨가 작품을 보고 느낀 감정을 곡으로 만들었다. 하정호는 “미술작품을 곡으로 만든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처음 작품을 보는 순간 명료하면서 진정성이 보였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염원, 기도, 희망에 대한 메시지가 연주되지만 결국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음악과 함께 아이들의 얼굴과 눈 속에 비친 강렬한 염원을 나타낸 박대조 개인전 ‘염원’은 갤러리진선에서 10월 14일부터 31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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