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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김소연展: 소유는 소외를 부르는 환상이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1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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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4호 편집팀⁄ 2010.11.01 15:03:35

하계훈 (미술평론가) 김소연은 방임 아동들의 사회적 부적응과 정서적 혼란에 의해 나타나는 자폐적이거나 퇴행적인 행동에 주목해왔다. 이러한 아동들의 모습은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과 레진, 우레탄 등을 재료로 해 실물 크기에 가깝게 사실적으로 재현된다. 이번 전시에서 김소연은 이전의 방임 아동들의 이미지를 표현해 온 연장선상에서 주제를 보다 일반화시켜 ‘소유는 소외를 부르는 환상이다’라는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출품된 김소연의 작품은 욕망을 추구하는 아동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소유욕으로 대표되는 아동의 욕망의 대상은 물고기로 상징되는데 아동과 물고기가 크게 세 가지 상황 속에 놓인 것을 보여준다. 첫 번째 작품은 아동이 낚싯대를 메마른 땅 속에 드리우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보여준다. 아동은 물고기라는 욕망의 대상을 채집하기 위해 낚시라는 행위에 몰두해 물고기를 획득한다. 두 번째 상황에서 아동은 잡은 물고기를 헬륨을 주입한 풍선처럼 줄에 묶어 들고 있으며, 세 번째 상황에서는 아동이 화초처럼 화분에 물고기를 심어서 키우려는 것을 보여준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행동이 김소연의 작품 속 아동들에 의해 행해진다. 이 아동들은 결핍의 상태에서 소유욕의 만족을 통해 안정과 성취감을 얻으며 자신의 사회적 존재감을 느끼려 한다. 그런데 이번에 표현된 아동들은 이전의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어떠한 행동에 몰두하는 상황을 연출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공리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김소연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어린 아이들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사회에 유익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구성원들로부터 배척될 것이다. 사회를 향해 표출되는 방임 아동의 욕구는 다른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롭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역시 외면될 것이다. 김소연 역시 자신의 작품속의 아동들이 보여주는 행동의 반사회성과 부조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점을 공론화해 결핍이 소유에 대한 욕구를 부르고, 소유욕이 다시 타인에 대한 공격성과 파괴를 부름으로써 원래 아이가 채워나가려 했던 결핍이 또다시 생성되는 잘못된 행위의 반복적 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들을 통해 김소연은 이전의 방임 아동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인간성의 보편적인 속성에 대한 연구와 관찰로 확장시키고 있다. 우리들 개개인의 인간성에 잠재된 소유욕이나 폭력성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에 대한 성찰과 이러한 요소들이 사회를 향해 발현됨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반사회적, 반공리주의적인 결과를 염려하는 작가의 우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면할 수 없는 이러한 인간성에 대한 치유의 희망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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