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방안’ 세미나 열려

차가워진 바람에 몸이 움츠러들듯 국내 미술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술품 양도소득세’가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미술품 양도소득세’는 작고한 작가의 6,000만 원 이상 미술품 거래(단 생존 작가는 제외, 외국작품은 포함)에 대해 매매차익의 20%를 과세하게 된다. ‘미술품 양도소득세’는 1990년 처음 입안된 뒤 5차례 유보를 거쳐 2003년 폐지된 바 있다. 이후 2008년에 재도입되면서 2011년 시행을 조건으로 그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해 11월 4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한국미술문화미래위원회(미술관련 6개 단체로 구성) 주최로 미술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및 방안-미술품 양도소득세 부과와 관련하여’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 김윤섭 소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한국미술협회 차대영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미술작품의 공익성과 공공재화로서의 성격(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김진엽 부장) ▲한국 미술시장의 현안 및 제도적 개선방안(미술과 비평 장준석 주간) ▲미술품 양도소득세 시행이 미술 문화 발전에 미치는 파장(청주공예비엔날레 정준모 전시감독) 등 3가지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또한 종합토론 시간에는 익산문화재단 이태호 정책연구실장, 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상임이사, 한국화랑협회 박우흥 부회장, 서양화가 임옥상이 추가로 참석해 질의하며 뜨거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국내 미술시장에는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무엇보다 이날의 가장 큰 화두는 말이 필요 없는 ‘미술품 양도소득세’였다. 미술계에서는 벌써부터 시장 침체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방안 모색 및 올바른 시각의 정립 등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나아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우려했다. 아울러 정부의 계획 없고 안일한 태도를 비판하며 무엇보다 미술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사안들을 해소한 후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시기상 완전한 폐지보다는 시행을 최소한 8~10년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공감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세미나에서 제시되는 이론보다는 미술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실제적인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비판적인 주장도 나왔다. 회의와 담론보다는 미술인들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사태가 오기까지 미술계와 미술인들이 스스로가 자처한 일이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