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순 재무설계사 얼마 전 한 기업의 사장이 보험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 있었다. 소위 CEO 퇴직보험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험에 가입했는데 알고 보니 설계된 보험이 저축성 보험이 아니라 보장성 보험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험사 측은 CEO퇴직보험은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연 사장과 보험사 중 어느 쪽 주장이 맞는 것일까? CEO퇴직플랜으로 설계하는 보험은 주로 변액유니버설보험이다. 또한 변액유니버설보험은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 두 가지로 나눠진다. 이 보험들은 보험료의 일부가 펀드에 투자되고 일반 예금통장처럼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CEO퇴직보험으로 모두 설계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두 보험으로 설계를 하면 가입자 입장에서 별 차이가 없는 것일까? 변액보험의 두 가지 종류 이들 보험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위험보험료의 비율’에 있다. 위험보험료란 일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일정액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지불하는 요금이다. 예를 들면 10억 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한 경우 월 평균보험료는 200만 원 상당이다. 하지만 가입한 뒤 바로 사망을 하든 20년 후에 사망을 하든 보험금은 똑같이 10억 원이 지급된다. 이처럼 한 달 동안 200만 원만 지불했더라도 사망할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조건으로 내는 요금이 위험보험료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장성보험의 보험료는 종신사망보험금이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보험료가 큰 편이다. 저축성보험의 경우에도 사망보험금이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금액은 보험료에 비해 크지 않은 데다가 만약 적립금이 사망보험금보다 크다면 적립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사는 위험을 크게 부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저축성 보험에 적립되는 금액과 보장성 보험에 적립되는 금액은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변액보험의 수익률 이처럼 적립에 큰 차이가 있지만 보장성 보험으로 임원의 퇴직금을 설계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근거는 수익률이다. 변액보험은 종신보험이든 저축보험이든 모두 펀드에 투자되는 상품이다. 그러므로 적립률이 다르더라도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된다면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의 경우 저축으로써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장성 보험의 수익률은 저축성 보험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생명보험사별로 보장성 변액보험과 저축성 변액보험의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보장성 보험의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S사나 P사의 변액종신보험의 연평균 펀드수익률은 20%를 넘는다. 게다가 변액 종신보험 펀드들의 가장 큰 특징은 펀드가 설정된 이래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된 펀드는 하나도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종신보험 펀드의 특성상 주식형 펀드라 하더라도 투자성향은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저축성보험의 펀드는 각양각색이다. 가짓수만 쳐도 보장성 보험 펀드의 다섯 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고르지 않다. 외국의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의 경우에는 연평균 -15%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반면 I사의 코리아인덱스파생상품형 펀드는 연평균 수익률이 43%에 육박한다. 이렇게 수익률 변동 폭이 큰 이유는 저축성보험의 펀드는 안정적인 투자 성향의 펀드와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펀드가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의 수익률을 표면적으로만 비교해보면 보장성 보험의 수익률은 최고 수익률이 조금 못 미칠 뿐 안정성 면에서는 저축성보험보다 낫다. 그렇다면 CEO 퇴직보험을 설계할 때 보장성 보험으로 설계해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긍정적인 결론을 내릴 때 필요한 전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익률이 적어도 10% 이상일 것과 다른 하나는 가입 이후 보험을 설계한 보험설계사가 더 이상 펀드에 대한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다. 보장성 보험의 수익률이 10% 이상 된다면 적어도 18년이 경과하면 납입 원금을 적립금으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저축성보험의 경우에는 8년이 걸리지 않는다. 이 같은 차이가 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맨 처음 언급했던 ‘위험보험료의 크기’에 있다. 저축성보험의 수익률을 말할 때 각 펀드별로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이 지속적인 손해를 보는 것은 펀드관리를 하지 않을 때뿐이다. CEO퇴직플랜을 보장성으로 설계하면 설계사에게 더 많은 수당 돌아가. 저축성으로 설계해야 투자금액 높일 수 있어 변액보험은 가입 당시 여러 개의 펀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후 자신이 선택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경우 다른 펀드로 변경할 수 있다. 변경할 수 있는 펀드 중에는 해외 주식형 펀드도 있고, 채권형 펀드도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가 폭락한다 해도 채권형 펀드로 변경을 시킨다면 이 같은 위험도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변액보험이다. 모두 같은 회사의 같은 변액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수익이 다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변액보험이 관리가 되고 있다면 일부러 낮은 수익률의 펀드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각 생명보험사는 대부분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펀드를 유지하고 있다. 변액보험이 관리가 되고 있는 한 수익률은 저축성 보험이 보장성 보험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CEO 퇴직보험을 종신보험으로 할 수는 있다. 변액보험이라면 그것이 저축성이든 보장성이든 펀드수익에 따라서 보험료가 적립된다. 또한 유니버설 기능이 있으므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명 보험을 가입하는 이에게 저축성 보험과 보장성 보험에 대한 적립률에 대한 차이에 대해 설명을 충실히 해준다면 퇴직금 재원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보장성 보험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험은 보장의 수단이나 혹은 저축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험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험을 가입하는 시대였지만 이제부터는 소비자가 보험을 정확히 알고 활용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보장성 보험으로 임원의 퇴직보험을 설계한 것 이면에는 설계사의 수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장성 보험의 가입수당이 저축성 보험의 가입수당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보험은 절세의 수단으로도 사용되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의 보험업은 이제 그 뒤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한국의 보험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정보의 왜곡으로 피해를 보는 가입자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보험은 보험사나 설계사가 아닌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발명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