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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통해 삶의 이야기 기록하는 최경주

색의 중첩과 겹침 등 회화 속 판화의 재미도…갤러리 밥 1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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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6-197호 김대희⁄ 2010.11.22 13:41:31

“작품의 커다란 주제는 이방인의 자화상이에요. 어린 시절을 영국에서 보낸 적이 있는데 당시 이방인에 대해 느끼는 점이 많았죠. 그때의 느낌과 경험이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집단 속 외로움은 현대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이 모두 함께 느끼는 감성인 것 같아요.” 작업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느낌을 담아 이야기하는 최경주 작가가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제목으로 11월 3일부터 21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밥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그녀의 작품에는 산양이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알고 보면 양의 탈을 쓴 사람이다. 그들은 모두 표정이 없는 무표정이다. 이는 속마음을 숨긴 채 표정없이 또는 같은 표정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으로도 볼 수 있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나 자신뿐 아니라 모두의 이야기가 됐어요.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감추려고만 하는 것 같아요. 속이 우울할수록 겉은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을 단편적인 예로 볼 수 있죠. 어쩌면 그들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려주는….” 이번 전시의 제목인 ‘슬픔이여, 안녕’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1954년 소설 ‘슬픔이여 안녕’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여기서 ‘안녕’은 헤어짐의 ‘안녕’이 아닌 만남의 ‘안녕’을 의미한다. “슬픔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요. 슬픔은 보낼 수 없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지 없앨 수가 없으니까요. 그동안 나의 작업은 ‘이방인의 자아상’을 표현했죠. 이번 전시는 이의 연장선으로 아마도 슬픔마저 인정하고 포용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셈이에요.” 그녀의 작업 안에는 판화적인 요소가 많다. 여러 겹으로 색을 입히기도 하고 중첩시키기도 하며 회화와는 다른 판화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이는 표현 방법의 풍부함을 위해 그녀가 대학원서 판화를 전공한 영향이 크다.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한 번에 큰 끌림은 없어도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그림이 된다. 초창기 내용보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 기쁨과 치유를 느꼈다는 그녀는 버려진 사물을 그리기 시작해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지금까지 “그림은 평생 그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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