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197호 김대희⁄ 2010.11.22 13:47:56
가나아트 갤러리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신사실파 작가 5인(유영국, 김환기, 백영수, 이중섭, 장욱진)의 195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한자리에서 모은 ‘유영국의 1950년대와 1세대 모더니스트들’전을 11월 11일부터 12월 5일까지 연다. 해방 직후인 1947년 김환기, 유영국, 장욱진 등은 “새로운 사실(寫實)을 표방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신사실파’를 결성했고 이후에 이중섭과 백영수가 참여했다. 1950년대 한국미술사 최초의 조형 운동을 펼쳐나갔던 이들 신사실파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 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혼란의 시대 상황에도 불구하고 추상예술의 의지를 전개해 나갔다. 이번 전시는 다수의 작품이 유실된 1950년대 작품들과 이후 이들의 대표작 및 근작 등 총 50여 점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를 통해 당대 민족사적 수난이 이들에게 남긴 개인사적 상처와 작업 활동에 미친 영향 그리고 예술을 통해 고통을 극복하며 이를 통해 국내 미술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과정을 살펴보는 자리가 된다. 유영국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미공개작 5점 선보여 유영국(1916~2002)은 기하학적 추상에서부터 자연을 모티브로 한 추상에 이르기까지 일생 동안 다양한 스펙트럼의 추상 어법을 실현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에 한 획을 그은 추상미술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유영국의 1953년 작품 3점과 같은 시기로 추정되는 작품 2점 등 유작 5점이 발굴됐다.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까지 다양한 전시 참여 등 왕성한 활동에 관한 기록은 남아 있으나 작품들은 대다수 유실되었기에 이번 발굴은 미술사적, 작가적 연구를 위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가나아트가 기관 최초로 이들 미공개작을 발표한 이번 전시는 한국전쟁 전후의 작품 경향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며 한편으로 유영국의 작가적 공백기라 여겨지던 시기, 그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확인하고 한국 근현대미술사에서 그의 위상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가나아트센터 김현경 큐레이터는 “1950년대, 격동의 시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당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한국 근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방향을 엿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02)3217~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