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 팀장, CFP 2007년 10월 코스피가 고점을 통과할 때 가입한 적립식 펀드를 지금까지 납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불입했다면 수익률이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특정 지수 아래로 떨어져 불입을 중단할 때보다 수익률이 앞선 것은 물론이고, 수익률도 10%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동일한 펀드라면 거치식과 적립식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 정확한 답은 ‘상승기·하락기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겠지만, 최근 3년간 수익을 비교해 보면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거치식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적립식 투자전략의 우월성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이에 따라 적립식 투자전략이 최근 들어 또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적립식 투자의 의미: 오랫동안 싸게 산다 적립식 투자전략은 정액분할 투자법(Cost Averaging)에 근거하는데, 이 투자법은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이 일반 투자자에게 추천한 투자법이기도 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매달 넣은 금액이 많지 않다면 당장은 신통치 않아 보일지도 모르지만 10년, 20년, 그 이상이 지난 후에는 의미심장한 결과를 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적립식 투자전략이란 결국 매달 붓는 적금처럼 월이나 분기 단위로 일정한 기간과 금액을 정해서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 자산에 꼬박꼬박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종의 분할 매입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는 데다 가격이 낮을 때에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어 평균적인 매입단가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 말하자면 정기 투자, 분산 투자, 장기 투자라는 3가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적립식 투자의 원리: 위험을 분산시킨다 적립식 투자전략의 원리는 간단하다. 우리가 어떤 대상에 투자를 할 때 수익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파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도 저점과 고점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결국 적립식 투자전략의 의미는 투자 시점을 분산함으로써 잘못된 시기에 투자할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할 금액 100을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20씩 5번으로 나누어 투자한다면 투자기간 동안 시장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향후에 시장이 조금만 올라준다면 일시에 투자한 경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낼 확률이 높다. 실제 투자 사례인 위 표를 보면 이 전략의 위력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5개월 동안 A기업에 총 40만 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 5개월 시점에서 보면 A기업의 주식 가격은 처음에 투자한 시점보다 100원 하락했다. 따라서 일시에 투자한 사람은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 시점을 분산한 적립식 투자자는 오히려 양호한 수익을 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가능한 이유는 투자 시점을 효율적으로 분산해 매입단가를 지속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적립식 투자의 장점 4가지 적립식 투자전략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소액의 투자자금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편리한 투자 방법이라는 점이다. 많은 금융기법이나 금융상품들은 적어도 수천만 원 이상의 자금이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적립식 투자는 자신의 수입 중 일부분을 적은 금액이라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 장기 투자할 수 있으므로 투자 시 부담이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적립식 투자 전략은 잘못된 시기에 투자 자금 전부를 일시에 투자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주가 등이 가장 낮은 저점에 투자하여 고점에 투자자금을 회수하였다면 엄청난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문제는 누구도 저점과 고점을 알 수 없으므로 이렇게 크게 먹으려는 투자를 하려 들다가는 위험이 너무 커지게 된다. 반면 적립식 투자 전략은 투자 시점을 분산시키므로 잘못된 시기에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셋째, 적립식 투자 전략은 투자 자산 가격이 저평가될 때 보다 많이 투자하게 하며, 고평가 되어 있을 때 적게 투자하도록 하는 방법이므로 시장가격의 움직임과 역으로 투자하게 하는 내재가치 투자법과 동일하다. 투자자들은 보통 투자 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지나치게 낙관하고, 반대로 투자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해 투자를 망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투자 자산 가격이 폭등하면 더 투자하고, 하락하면 투자를 회수하고자 하는 욕망을 투자자 자신도 모르는 새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장의 움직임과 함께 움직이면 손실의 차단(loss-cut) 같은 위험관리는 되겠지만 투자 성과는 떨어지게 된다. 즉, 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쫓아다니며 투자하는 것은 노후 준비 같은 장기투자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반면 적립식 투자는 그런 실수를 막아 주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폭락하는 시장에서도 원래 세웠던 투자 계획을 계속해 지키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아무리 치밀하게 수립한 계획일지라도 투자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하락 시장에서는 계획을 지키기 쉽지 않다. 적립식 투자 전략은 하락시장에서 투자 자산의 구입량을 증가시킨다는 점이 근본적인 장점이므로 투자자산 가격 하락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계획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게 해준다. 적립식 투자는 장기간 불입해야 효과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큰 조정 없이 내년 후반까지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 사이에 한 차례 조정을 겪은 후에야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 움직임을 고려해 봤을 때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이지만, 아무도 알 수 없는 사항이다.
이럴 때 시도해 볼만한 전략이 적립식 투자전략이다. 섣불리 목돈을 투자했다가 시장이 크게 조정돼 좀 더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위험, 또는 막연하게 조정을 기다리면서 투자를 미루다가 아예 투자 기회를 놓칠 위험, 이 두 가지 위험 모두를 피할 수 있게 하는 게 적립식 투자 전력이기 때문이다. 손해 볼 확률을 0로 하고 투자할 수 있다면 최고지만 인간에겐 그런 예지력이 없고, 상황에 휩쓸리기도 쉬워. 정해진 시점에 적은 액수를 꼬박꼬박 불입해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는 위험을 분산시켜 좋은 수익 거두는 지름길 본래 적립식 투자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투자해 투자기간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 저점을 잡자는 것이 아니라 평균을 낮추자는 것이다. 적립식 투자에 있어서도 투자 타이밍이 중요하지만 문제는 저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고, 저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굳이 적립식으로 투자할 필요는 없다. 그럼 동일한 펀드라면 거치식과 적립식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유리할까? 정확한 답은 ‘상승기-하락기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겠지만, 최근 3년간 수익을 비교해 보면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거치식보다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증시가 불확실한 때는 새로운 주식 투자를 미루거나 아니면 기존 투자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한 뒤 더 싼 가격에 다시 사는 ‘마켓 타이밍 전략’이 유효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하기는 매우 어렵다. 시장이 하락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여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기존 투자 자금을 회수하려는 강한 충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의 힘을 믿고 견뎌내면서 장기적 안목을 갖는 것이 성공 투자의 핵심이다. 물론 적립식 투자 전략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의 도구는 아니다. 이 투자법이 투자손실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인 방법도 아니다. 즉, 투자자산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이 투자법도 마찬가지로 손실을 피할 수 없으며, 반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면 목돈으로 일시에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뒤지게 된다. 하지만 어떤 시장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해서 오르거나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등락을 반복하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확정해 가는 것이 시장의 모습임을 생각하면 적립식 투자전략은 분명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