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 정치전문大記者 dailypen@cnbnews.com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폐막됐으나, 회의가 끝나자마자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 대치구도가 여의도 정치권을 초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검찰의 정치권 수사 △대포폰 재수사 및 국정조사 △감세논쟁 △개헌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아랍에미리트(UAE)에로의 전투병 파병 등이 핫이슈로 등장하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이 속속 고개를 들면서 ‘지뢰밭 정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이 국가 중대사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잠시 내려놨던 ‘사정의 칼’을 본격적으로 움켜쥐자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정치권과의 마찰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우선 검찰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과 관련해 소환에 불응했던 민주당 소속 강기정, 최규식 의원 측 관계자들에 대한 전격적인 체포를 강행하자 민주당은 예산심사 보이콧 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면서 예결위-상임위가 곳곳서 파행을 겪고 있다. 이 바람에 새해 예산안 심사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검찰의 ‘청목회 수사’ 칼바람에 정국 예측불허 민주당은 검찰이 자당 소속 의원실 관계자들을 체포한 것에 대해 대포폰 의혹 등 국정 난맥상을 덮기 위한 고도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에 대해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첫 예산심의에 착수할 예정이었던 국회 예결특별위원회(위원장 이주영)에 불참하는 한편 상임위 활동을 전면 거부하는 바람에 예산국회 파행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1월 17일 오전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정권은 불법 민주주의 파괴 수단이었던 대포폰을 숨기기 위해 어떤 일도 할 태세”라며 “정권의 실정에 전면적으로 나서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민간인 사찰에 대한 재수사와 특검, 국정조사를 예결특위, 상임위와 연계해야 한다”며 예산심사 보이콧을 주장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 대응에 따라 11월 17일 오전 개시 예정이었던 예결위 파행과 맞물려 법제사법위와 환경노동위, 지식경제위 등 상임위별 전체회의 및 소위도 공전하는 등 오후 예정된 상임위별 법안 및 예산심사 소위도 정상 진행되기 어려울 전망이어서 예산심사 작업도 사실상 ‘올스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연말 정국의 최대 전선은 4대강 예산으로 여야간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당장 검찰이 청목회 수사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바람에 야권과 검찰간 대격돌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수사선상에 오른 국회의원 11명 중 2∼3명에 대한 기소로 봉합되느냐, 아니면 소액 후원금에 대한 전면 수사로 확대되느냐에 따라 정국의 물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는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기자와 만나 “검찰의 정치권 사정이 게이트로 발전할 수도, 찻잔 속의 태풍이 될 수도 있는 예측불허의 상황”이라며 “청목회 수사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청목회 수사를 비롯한 검찰의 잇단 수사를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 핵심부의 향후 정국 운영과 연계시키는 시각도 있다. 내년이면 집권 4년차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사정과 함께 개각을 통해 정치권과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레임덕(권력누수)을 차단하자는 포석이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검찰 수사의 칼날에 맞서 ‘청와대 지급 대포폰’과 민간인 불법사찰을 내세워 대여 파상공세를 펼칠 태세다. 따라서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던 민주당은 11월 18일 일단 소환에는 응하지만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청와대 대포폰’ 공세를 강화하고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어 정국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처럼 검찰의 정치권 수사에 대한 반발이 워낙 거센 탓에 예상보다 시간은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만, 여론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데다 명분도 뚜렷하다는 점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수사라며 전의를 불태우는 분위기다. 다만 수사팀 주변에서는 “단시일 내 수사를 끝내겠다”는 이귀남 법무장관의 공언과는 달리 정치권과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한동안 이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목소리는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청목회 수사의 샅바싸움에서 밀린 야당은 ‘청와대 대포폰 의혹’의 재수사 요구로 맞불을 놓으면서 전선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의혹을 입증할 새 증거가 추가되지 않은 이상 재수사가 불가하다고 버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이 국정조사나 특검까지 주장하고 있는 데다 여권 일각에서도 재수사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서병수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 등이 재수사 필요성을 언급한 데다 일부 의원들 중에서도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아 자칫 여권 내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 청와대 대포폰과 공수처를 쟁점화 이런 가운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C&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2라운드’ 수사에 본격 돌입하고, 서울중앙지검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소환을 서두르면서 ‘사정정국’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월 9일 임병석 C&그룹 회장을 기소한 중수부는 당분간 비자금 흐름을 추적하며 확실한 물증을 잡을 때까지는 섣불리 로비 의혹으로 표적을 이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중앙지검은 신병 치료를 이유로 일본에 머물고 있는 천 회장을 입국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늦어도 이달 안에는 입국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수사팀은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리는 천 회장이 입국하는대로 구속수사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이 이런 검찰의 행보에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한 서울서부지검이 맡고 있는 한화ㆍ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 수사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한화그룹 수사의 경우 거듭된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대검의 한 간부는 “다음 주부터 재경 지검들과 중수부 수사가 본격적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바빠질 것”이라며 “조사 대상인 정치권과의 일부 마찰은 불가피하겠지만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검찰이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검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논의가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공수처 도입을 당론으로 정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서도 공수처 도입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검찰 개혁과제로 거론돼왔던 공수처 도입이 공론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공수처 도입은 참여정부에서 처음 논의됐다가 최근 ‘스폰서 검사’ 의혹을 계기로 다시 떠오른 사안으로 현재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반대, 민주당은 찬성으로 의견이 엇갈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 이후 검찰 출신 한나라당 한 의원은 “검찰 수사가 한계를 넘어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검찰권 행사가 균형을 찾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공수처 도입의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당 의원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검찰을 견제해야 한다는 이유로 공수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해 관련법을 제정하면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끝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으며, 특히 민주당은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공수처 도입을 정면으로 제기하겠다는 태세다. 손학규 대표도 최근 “국회의원 압수수색은 청와대에 의한 고도의 기획사정”이라며 “제도개편 차원에서 공수처 설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출신인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도 “국회 사개특위에서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과 권력집중 분산을 위한 수사권 조정을 논의하겠다”면서 “공수처 설치에 대해 검찰이 명분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수처 도입이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논의돼야지 지금처럼 정치권의 ‘화풀이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감세 논쟁’, 여권의 또 다른 내홍 될 수도 여권 내부에서 또 다른 내홍의 중심은 ‘감세 논쟁’이다. 청와대는 여전히 감세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뿐 아니라 당내 대권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나서서 최고 소득구간의 소득세율 인하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부에서도 현재의 감세 기조를 유지할 경우 ‘부자 대통령’, ‘부자 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혀 친서민 정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참모는 “법인세는 이미 인하하기로 예정이 됐고, 기업 경쟁력을 위해 국제적으로 내리는 추세”라면서 “그러나 소득세는 어느 정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감세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고, 현재 법인세와 소득세율 인하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당 정책위의장 재임 시절 마련됐다. 따라서 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감세철회 주장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것은 야당이 짜 놓은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라고 철회에 부정적이다. 게다가 당장 감세하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경제 변화 사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 역시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보된 세율(인하)을 2013년에 할지 1년 더 연장할지는 그때 경제사정을 봐서 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는 정부의 기본 철학에는 변함이 없지만 감세 정책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금과옥조는 아니라는 안팎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일단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이 오는 22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감세에 대한 의견을 모으면 이를 놓고 당정청이 9인 회동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보자며 결론을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대통령 역시 최근 안상수 대표와 원내대표단을 각각 청와대로 초청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감세에 대한 정치권의 의견도 자연스럽게 수렴한 바 있다. 한나라, 개헌 공론화에 민주 “국면 전환 위한 수작” 정국의 향배를 가를 또 하나의 변수로는 G20 정상회의 이후로 미뤄져왔던 ‘개헌’ 문제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언급한 대로 한나라당은 11월 22일 의총을 열어 개헌 문제를 매듭지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권 입장에서는 개헌 문제를 올 연말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길 경우 논의 자체가 어려워지고 실질적으로 개헌 가능성도 그만큼 상쇄되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G20 정상회의가 끝났으니 이제 개헌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 의원총회를 통해 개헌 여부를 결정한 뒤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여야간 개헌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통해 구체적인 개헌의 내용을 다뤄나간다는 ‘3단계 접근법’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친박 측이 개헌 논의를 제기하는 것을 원치 않는 데다 민주당도 개헌 논의에 응할 경우 연말 정국이 ‘개헌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개헌 동력은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친박계는 현 정부 임기 중 개헌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당내에서 ‘2012년 총선에서 부분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 및 19대 국회 전반기 권력구조 개편 개헌’ 등 중재안이 나오고 있어 개헌 여부 및 방향에 대한 극적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개헌 추진’ 입장을 결정하더라도 야당과의 협상은 또 다른 난관이다. 손학규 대표가 최근 “개헌이야말로 정치인을 위한 정치놀음”이라며 ‘개헌 불가론’을 밝히면서도 “꼭 필요하다면 책임정치 차원에서 4년 중임제 정도는 생각할 수 있지만…”이라고 언급해 ‘개헌 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은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 한 핵심관계자도 “지금도 여야 사이에 물밑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 의원 186명이 참여한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가 여야 협상에서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국회 개헌특위 구성에 합의하면 ‘개헌 반대론’의 명분을 약화시키며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대표의 대야(對野) 설득과 동시에 김무성 원내대표가 개헌특위 구성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개헌특위에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 등이 주목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 개헌특위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대선을 불과 2년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에 대한 예비주자들의 입장이 현격하게 갈리고, 현행 헌법 중 어떤 부분을 고칠지에 대한 합의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가 개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진행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또 하나 정국의 ‘블랙홀’인 ‘UAE 파병’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 등 야당은 이번 파병이 UAE에 한국형 원자로를 수출하는 데 따른 대가라는 의혹이 짙다는 점에서 파병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적극적인 반대 운동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민주당 손 대표는 “파병이 원전 수주의 전제조건이었다면 국가적 망신이자 제국주의적-구시대적 발상으로, UAE 파병을 절대 반대한다”며 파병안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국회 국방위원인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파병의 절차를 놓고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헌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여당 내 일부 비판론자들도 파병안 국회 통과의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유 의원은 파병 연루 의혹을 제기한 우리나라와 UAE간 4건의 양해각서(MOU)에 대해 국방부가 공개를 거부한 데 대해 표결을 통해서라도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당장 11월부터 국방위가 시끄러울 전망이다. 지난 G20 정상회의 기간 중에 진행했으나 결렬된 한미FTA 추가협상과 관련해 야당은 정부가 미국에 ‘퍼주기식’ FTA를 체결하려 한다는 인식 하에 예산국회 기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방침이어서 적지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FTA 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수 주 내에 협상팀을 미국으로 보내겠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결국 밀실 협상을 통해 미국에 대폭 양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만 수용한 협상은 안 되고 여러 독소조항을 개정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밀실, 양보 재협상은 절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민주당은 통상계약 체결 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통상절차법 제정도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양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위해 추가 논의를 벌일 예정인 만큼, 국회가 이러쿵저러쿵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한미FTA는 수출 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라며 “야당도 국익 차원에서 협조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MB “4대강 마무리 위해 예산 기한 내 통과기대” 이처럼 예산국회 돌입 속에 ‘4대강 예산’ 전면전 예고, 검찰수사, 민간사찰, 감세, 개헌, 한 미FTA 재협상 등이 정치권의 ‘빅뱅’ 가능성으로 등장하면서 예산국회는 파행으로 얼룩지면서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에 빠져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금주말까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당과 최대한 협상하되 야당의 ‘예산심사 보이콧’이 계속될 경우 내주 단독심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상수 대표는 “정치적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고 나라살림을 다루는 예산문제는 정상적으로 다루는 투트랙 국정운영을 제의한다”면서 야당에 예산심사 재개를 촉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일부 야당의 국회 파행 목적이 정부에 상처를 입혀 다음 총선-대선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있다고 판단되면 다음 주부터 협조 받을 수 있는 야당, 무소속 의원과 함께 상임위와 예결위 심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11월 18일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새해예산의 시한 내(12월2일) 처리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내년에는 4대강 사업이 사실상 거의 마무리되는 만큼 이에 대한 예산 통과에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소득세, 법인세 인하 같은 감세 기조에 대해서도 여론을 수렴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 정부 국정운영의 3대 기조인 ‘잘 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강조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집권 후반기 국정 철학으로 내세운 공정한 사회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협조를 구해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