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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건강 칼럼]흉터 없는 갑상선암 내시경수술 경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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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8호 편집팀⁄ 2010.11.29 14:17:24

이영돈 가천의대길병원 외과 교수 갑상선 암은 한국에서 여성 암 중 1위, 남성에서는 6위며, 남녀 통틀어서는 발생률 2위(2007년 통계)인 데다, 해마다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외국에서도 갑상선 암 발생률이 증가하지만 한국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왜 갑상선 암 발병이 증가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도 건강검진을 이전보다 더 자주 받고, 검진에 목 초음파 검사가 포함돼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갑상선 혹에 대한 검사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한국에서 대부분의 갑상선 암은 유두상암이라는 사실이다. 유두상암은 전체 갑상선 암의 90% 정도를 차지하며, 치료가 잘 되고 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아주 좋다. 그래서 한국 갑상선 암의 생존율은 외국보다 높아 전체 갑상선 암의 5년 생존율이 98.8%로 보고되고 있다. 갑상선 암의 종류로는 유두상암 외에 여포(소포)암, 허슬세포암, 수질암, 림프암 및 역형성암 등이 있다. 갑상선을 이루고 있는 세포의 대부분은 여포세포로서, 이 세포들에서 발생하는 암이 바로 유두상암과 여포 암이며, 이들 암은 대부분 분화도가 아주 좋다. 분화도가 좋다는 뜻은 암으로 변한 세포가 암이 발생하기 전의 원래 정상세포를 많이 닮은 상태를 말한다. 암의 성질이 온순하여 치료가 잘 되고 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반면 분화도가 나쁘다는 것(미분화암)은 변화된 암세포가 원래 기원한 정상 세포와는 판이한, 아주 기형적인 세포의 모양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 역형성 암은 미분화암에 속하며 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아주 나쁘다. 그래서 진단을 받은 뒤 대개 1년 이내에 환자가 사망한다. 그러나 다행히 역형성 암은 갑상선 암 환자 중 아주 드물고(1~2%) 대개 70~80대 고령에서 발생한다. 허슬세포암은 여포 암의 한 부류로서, 여포 암과 아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병이 나은 뒤의 경과는 여포암보다 약간 나쁘다. 갑상선을 이루는 세포 중 다른 하나가 부여세포(여포세포 곁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또는 C-세포라 불리는 세포인데, 이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 수질암이며 전체 갑상선 암의 약 3%를 차지한다. 이 수질암의 80%는 유전적 요인이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20%는 가족성이거나 유전적 요인을 갖고 있다. 갑상선 수질암은 위에서 언급한 유두상암이나 여포암과는 달리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비교적 재발이 잘 되고 예후가 분화암보다는 나쁘지만 다행히 성장속도가 느려 병의 경과가 양호하다. 갑상선 암은 목 초음파 검사와 미세침 흡인 세포검사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 많은 환자들이 피 검사 즉, 갑상선 기능검사의 정상 여부와 갑상선 암의 진단을 혼동하고 있다. 갑상선에 암 덩어리가 있어도 대부분 갑상선 기능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온다. 기능검사는 단지 갑상선이 갑상선 호르몬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지 알아보는 검사다. 초음파 검사와 동시에 시행하는 가는 바늘을 이용하는 흡인 세포검사의 정확도는 약 95%이며, 재차 검사를 하면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 그 외 보조적인 검사로는 방사성 동위원소 스캔, 목 컴퓨터 단층촬영(CT 스캔) 등이 있다. 수술 방법에 따라 장기 재발률-생존률에 차이 갑상선 암의 수술 목적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완전하게 암 조직을 제거해 재발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암과는 달리 수술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견들이 많다. 많은 이견이 생기는 이유는 단 하나, 갑상선 암의 경과가 좋기 때문이다. 즉 어떠한 방법으로 수술해도 단기(5~10년) 재발률 및 생존율이 좋다. 그러나 수술 방법에 따라 장기(20~30년) 재발률 및 생존율에는 차이가 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갑상선은 기도를 앞과 옆에서 싸고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무게는 약 10~20gm 정도다. 아주 작은 혈관부터 큰 혈관까지 많은 혈관이 분포하고 있으며 갑상선 뒤 쪽으로는 아주 작은 내분비 기관인 부갑상선이 좌우 양측에 두 개씩 붙어 있다.

더 뒤 쪽으로는 목소리를 내는 성대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되돌이 후두신경이 지나간다. 갑상선 암의 수술은 부갑상선과 되돌이 후두신경을 다치지 않게 보존하면서 갑상선의 한 쪽 엽(반절제)이나 혹은 전체(전절제)를 잘라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갑상선과 기도 주위에 위치하는 작은 콩알만 한 림프절들(보통 10~20개)을 동시에 절제한다. 갑상선 암의 크기가 작고(1cm 이하), 갑상선 주위조직으로 침범이 없고, 갑상선 주위 림프절에 암의 전이가 의심되지 않을 때는 갑상선의 한 쪽 엽과 동측 림프절만 절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암이 1cm를 넘거나 크기에 상관없이 주위조직에 침범이 있거나, 목 림프절에 전이가 의심될 때에는 갑상선을 전부 떼어내고, 양측 기도 주위 림프절들도 철저히 절제해야 한다. 또한 과거에 목에 어떠한 이유에서든 방사선 조사를 받았거나, 가족 중에 갑상선 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크기나 암의 상태에 관계없이 갑상선을 전부 절제하는 것이 좋다. 만약 목 옆 쪽(측경부)에 림프절이 전이되면 절개 부위를 크게 하여 턱 밑에서부터 쇄골까지의 모든 림프절을 깨끗이 절제하기도 한다. 수술 자국 안 남기는 내시경 수술 성과좋아 최근 수술 절개 부위를 놓고 여러 논란들이 있다. 수술 원칙은 변함이 없으나 흉터가 남을 수 있는 목의 전면 부위의 절개를 피하고 싶은 심정은 환자나 의사나 마찬가지다. 목의 전면 부위의 절개를 피하려면 겨드랑이나 젖꼭지 주위를 통해 절개 장치를 넣어야 한다. 이 경우 갑상선과 거리가 멀어져 반드시 내시경을 사용해야 하고, 수술 조작은 초음파 절삭기 등을 이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내시경과 초음파 절삭기의 조작을 로봇 팔을 이용해 하기도 한다. 이런 모든 내시경 수술은 목의 전면부를 절개해 하는 기존 수술 방법과는 달리 적응할 수 있는 경우가 한정된다. 향후 장기간의 결과(재발률 및 사망률)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내시경 수술을 적용해 나가야 한다. 현재까지 성적으로 볼 때 내시경 수술은 암의 크기가 작고 주위 조직 침범이 없으며, 기도 주의의 림프절 전이 의심이 없는 경우에 미용상으로 좋은 수술로 여겨지고 있다. 갑상선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두상 암과 여포 암의 치료 성적은 아주 좋다. 이는 이들 암의 경과가 아주 좋고, 수술 이외에도 방사성 요오드 동위원소 같은 치료가 잘 듣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외과 의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세밀하게 수술을 하는 덕분으로 보인다. 한국의 갑상선 암 수술 성적은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오히려 더 낫다. 갑상선 암은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 치료로서 충분히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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