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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덕 재테크 칼럼]‘안전 금융상품’은 과연 안전할까

상식을 뒤집으면 주식의 가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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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8호 편집팀⁄ 2010.11.29 14:21:15

신영덕 SC제일은행 광장동지점 우수개인고객 담당자 올여름 영화계에서는 기존의 열녀로 대표되는 춘향전의 설정을 완전히 바꾼 ‘방자전’이 많은 화제를 낳았다. 최근 대중문화계에선 고전 뒤집어보기가 한창이다. ‘방자전보다 발칙하고 장화홍련보다 잔혹하다’라는 부제가 눈에 띄는 ‘傳(전)을 범하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고전소설의 주제가 ‘권선징악’이라니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 논리를 따르면 기껏 아비의 눈을 뜨게 하려고 열여섯 짜리 소녀가 몸을 던지는 것이 ‘선’이란 것이다….” 한 편, 한 편 서로 다른 고민과 숨결을 지니고 있는 많은 고전소설을 권선징악이라는 계몽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시선이다. 우리가 효(孝) 사상이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로 알고 있는 심청전을 뒤집어 보자. 이야기 속의 심청이는 공양미 삼백 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져야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심청을 울며 전송할 뿐 만류하지는 않는다. 백미 삼백 석을 대신 내주겠다던 장승상 댁 부인도 마찬가지다. ‘딸은 아버지를 위해 죽을 수 있다’는 이념을 공유한 공동체 안에서 심청의 죽음은 정당화 된다. 아버지 심봉사는 본인의 눈을 뜨기 위해 부처님과 공양미 삼백 석으로 거래를 하고, 남경뱃사람과 인당수 용왕은 심청과 '안전한 항해'를 거래한 것이다. 심청은 이 두 거래 속에서 어떤 이득도 없으며, 단지 생명을 잃을 뿐이다. 심청전을 뒤집어보면 아비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동체가 그 딸을 살해하는 섬뜩한 이야기가 된다. 방자전이나 심청전에서 보듯 우리가 알고 있으며, 보편-타당하다고 생각해 온 정형화된 시각이 과연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심청전이나 춘향전을 뒤집어 보듯 우리의 투자환경이나 상품을 뒤집어 생각해 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직까지 한국인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미국의 더블딥 우려다. 더블딥은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 후 다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뜻하며, 이중침체라고도 표현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을 경기침체라고 하는데, 더블딥은 이 같은 경기침체가 두 번 연달아 나타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형태상으로는 W자 경기회복 양상이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는 소비부진, 고용시장 및 부동산시장 침체, 재정적자 등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더블딥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클수록 대비책 마련도 서두르게 될 것이며, 이는 더블딥을 방지하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는 위기라 말할 수 없다. 최근, 중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은 주식시장을 하락세로 이끌었다. 하지만 중국이 실시한 일련의 긴축정책은 수출성장전략에서 내수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자산가격의 상승 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선제 정책이라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은 한국 기업과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시적인 주식시장 하락은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긴축 정책은 입에는 쓰지만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보약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기억하는가? 미네르바의 글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많은 투자자들을 더욱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미네르바라는 이름은 희미하게 기억되고, 그 당시의 위기는 투자의 기회였음을 느끼게 된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존재하는 양면의 칼날과 같은 것이다. 최근 정기예금의 금리는 3% 후반으로, 세후 이율로 계산해보면 3% 초반의 이자수입이 발생한다. 올해 한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약 3%로 전망되고 있으므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제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교육비 상승률은 7% 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정기예금을 하고 있다면 해마다 원금을 손해보고 있는 셈이 된다. 또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원리금 합산 5000만 원까지 보호해 주는 예금자보호법을 감안해 4500만 원 정도 예치하면 안심이라는 생각도 좋지만, 만에 하나 해당 저축은행이 부실 대출 등으로 영업정지나 파산을 하면 실제로 내 돈을 찾을 수 있는 기간은 4~6개월 이후가 될 수 있다. 해당 기간 동안의 이자나 현금화되지 못하는 점은 당연히 손해다. 원금 보장한다는 정기예금이 정말 안전할까요? 저금리시대에는 원금 까먹는 사태 비일비재. 반면 주식(회사)의 가치는 인플레와 상관없어. 다시 말해,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정기예금, 예금자보호대상 예금의 이면을 뒤집어보면 그리 안전한 상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주식은 항상 위험한 자산일까? 주식의 가격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가치에 수렴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가치보다 턱없이 낮거나 높을 때도 있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 소유권에 대한 가격인 만큼 결국 장기적으로 기업의 본질적 가치의 변화를 쫓는다. 그런데, 기업의 본질적 가치는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라면회사인데 밀가루 값이 올랐다면 오른 만큼 라면 가격을 올린다. 즉 물가가 올라도 기업의 가치는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실제로는 라면 값이 오르면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상황이 더 좋아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는 물가상승 위험을 피할 수 있다. 결국 구매력을 포함한 원금을 잃을 장기적인 가능성은 경우에 따라 주식, 채권이나 예금이 더 클 수도 있다. 시각에 따라 안전자산이 위험자산으로 위험자산이 안전자산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것은 위험하다 또는 위험하지 않다라고 고정된 시각을 갖는 것이 더 위험한 투자 방법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투자의 목적이며, 자산배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나의 투자목적에 따라 인플레이션과 성장을 감안해 적절한 자산배분을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단기적 이익이나 유행을 따라가는 투자는 무모하고 위험하다. 심청전의 예에서 보듯, 누구나 알고 있는 교훈인 ‘효’의 이데올로기를 벗어 버리면, 심청전 이야기는 마을사람들과 심봉사가 공모한 잔혹한 살인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반복되는 사실은 우리의 현실에서 재해석되고 가치를 부여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래가 좋은 것은 그것이 하루 하루씩 다가오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과거의 기억으로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미련한 행동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로 미래를 단정 짓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면서 보내는 하루는 미래의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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