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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의 라틴 현대미술 감상

알베르토 코르다와 체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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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9호 편집팀⁄ 2010.12.22 16:07:50

박종철 (화가·미술평론) 1928년 쿠바의 아바나 출생인 코르다는 세계적인 사진작가로서 그 위명을 떨쳤고 그 위명에 일조를 한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게릴레로 에로이코(체게바라)이다. 1960년 쿠바에서 라 쿠부르호 폭발사건이 일어났고 그 폭발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집회에서 포착된 이 사진은 당시 전 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고 특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 우상화되기까지 했다. 이 사진은 현재까지도 미술, 문화, 사상계의 아이콘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사상가나 지식인을 포함하여 학생, 디자이너, 사진작가, 문학가들에게 진보적인 사상의 상징물로서 꿈과 용기를 주는 작품으로 각인되어졌다.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들과 한국의 작가들도 앞 다투어 작품의 오브제로 활용하고 있으며 청년들이 즐겨 입는 티셔츠에도 등장되는 등 가장 많이 복제되고 작품화되는 사진이기도 하다. 검은 베레모를 쓰고 고독, 우수 그리고 열정적인 시선을 품고 있는 체게바라의 모습에서 고독한 영웅이며 휴머니스트의 체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이 사진 작품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데 반해서 상대적으로 작가인 ‘코르다’라는 이름은 낯설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코르다는 체게레바의 사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매스컴이 보도한 바 있는 대부분의 쿠바 혁명사진을 위시하여 피델 카스트로, 헤밍웨이, 사르트르, 아바나혁명 광장 등을 찍었으며 1950년대 쿠바의 애버던(Avedon)이라고 불리며 패션, 광고사진에도 심취하였다. 당시 세계 유명잡지의 모델로 활약했던 그의 아내인 노르카와 다른 모델들을 상대로 사진을 찍어 패션 사진작가로서도 활동했다. 코르다의 작품세계는 스튜디오 코르다(Studios Korda), 리더들(Leaders), 사람들(Peoples), 여인들(Women), 바다(Sea)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1959~1969년의 쿠바혁명 사진에서 혁명가의 모습과 이념을 표상화했다면 리더들에서는 지도자들의 현실적 상황과 열정 뒤에 잠겨 있는 번민, 군중 속의 고독을 다루고 있고, 여인들에서는 여성들의 아름다움과 일상을 포착하고 있다.

한편 1970년대의 해저사진은 코르다의 자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꿈을 보여 주고 있다. 1946년 35㎜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하여 여자 친구를 모델 삼아 처음으로 사진작업에 임한 이래 1954년에는 아바나에 친구 루이스버스 바이어스와 함께 코르다 스튜디오를 설립, 2년 후에는 스튜디오를 이전하면서 이름도 스튜디오 코르다로 바꾸었다. 1959년에는 일간지 ‘혁명’(Revolucion)의 요청으로 피델 카스트로를 동반하여 그의 사진을 찍기도 하였으며, 1962~1964년에도 피델의 국내외 여행(시에라 마에스트라, 오리엔테, 구 소련 등)을 여러 차례 동반하여 많은 사진을 찍었다. 1966년에는 해저 사진작가로서 쿠바 과학자들에 의해 진행된 카리브 우노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1500여 장의 바다 속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1968년 3월 24일에는 내무부가 스튜디오 코르다를 압류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1978년에는 멕시코시티의 현대 미술관에서 ‘라틴아메리카의 현실’ 전에 참여하였다. 그 후 파리 퐁피두센터, 마드리드 국립 현대 미술관, 뉴욕, 아바나 등지에서 전시하였으며, 2000년에는 체게바라의 사진을 광고에 이용한 러시아의 보드카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어 승소하기도 하였다. 그는 2001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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