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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북핵이 몰고올 전쟁공포 시나리오 4가지

동북아의 블랙홀, 북한 핵과 한반도 영구평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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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200-201호 편집팀⁄ 2010.12.20 15:02:15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북핵 개발의 역사 - ‘곰인형’ 없어지자 핵개발에 필사적 매달려 냉전체제가 해체된 지금의 한반도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때문에 새로운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서게 되는 운명을 맞게 되었다. 따라서 한반도와 동북아는 지금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때문에 과거 냉전시대보다도 더욱 위험하고 위협적인 국면에 처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맞서서 한국 역시 북한 핵위협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은 핵무기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상호확증파괴력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공포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고, 그 결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인들의 삶은 북한의 핵위협에 항상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깨지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철수를 하게 된다면 한국은 그야말로 북한 핵무기 앞에 목숨을 내맡기고 있는 상황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핵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한국도 핵 개발에 나선다면 한반도는 치명적인 핵지대로 변하게 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는 어떤 유일 강대국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 미·소를 중심으로 한 냉전시대의 경우라면 구소련 중심의 질서에 편입되어 있던 사회주의 종주국들은 자국의 자결에 따른 핵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역시 구소련의 개입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그 대신 북한은 구소련의 핵우산 정책 하에서 외부의 안보 위협으로부터 보호는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굳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소련과 동구 공산국가들의 붕괴 이후 북한은 더 이상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군사동맹국들을 찾지도 얻지도 못했다. 냉전체제의 해체로 북한은 안보의 보호자를 잃어버린 것이다. 북한은 안보 담요(security blanket: 어린 아이들이 항상 끼고 자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담요)를 잃었기 때문에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이 핵무기 개발밖에는 없다는 나름의 결정을 이즈음부터 더욱 강하게 했던 것 같다. 핵무기는 ‘사용 않는’ 무기지만, ‘조선 없으면 세계도 없다’는 북한 손에 핵무기 있으면, 사용 않으리란 보장 없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황은 충분히 있다. 북한은 1990년 9월 2일 한국과의 국교수립 의사를 전달하러온 소련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각서를 전달했다. 그 내용은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다면, 소련 스스로 북·소 동맹조약을 유명무실한 것으로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동맹관계에 의거해 왔던 몇몇 무기들을 우리를 위해 조달하기 위한 대책을 부득불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더욱 가속화시켜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나 1990년과 1992년 구소련과 중국이 각각 한국과 수교관계를 맺기 시작하고, 북한과 혈맹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모두 등을 돌리고 떠나면서 적국인 한국과의 실리외교를 추구한다는 명분하에 국교관계에 들어서면서부터였다. 북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립감과 체제 위기의식을 가졌고, 바로 이때부터 보다 적극적인 핵무기 개발 의지를 강화시켜 나갔던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는 바로 북한이 체제위기를 탈피하고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확실한 자위권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는 시점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이후 또 다른 전쟁의 조건이 강화되었던 것이다. 반면 평화의 조건들은 약화되기 시작했다. 냉전의 긴 평화의 시대를 구가하도록 만들었던 핵무기는 이제 한반도에서는 새로운 전쟁의 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북핵과 동북아 평화 - 한-일-대만 핵무장하면 동북아는 ‘핵무기 열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평화의 세기를 맞을 수 없다. 미국은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군사적 공격으로 해체시킬 것을 검토해 왔고, 이 옵션은 아직도 포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한국이 북한의 핵위협을 막기 위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한국으로부터 철수된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는 다시 한국으로 유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보수정치인들은 철수된 전술핵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본의 보수 정치인들 또한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더 이상 일본 열도가 그들의 위협에 속수무책일 수는 없다는 이유를 들어 자구책으로 일본 역시 핵무기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이 핵개발에 나서게 되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위정책을 갖고 있는 대만 역시 이에 뒤질 세라 핵무기 개발의 기지개를 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정책은 유명무실해질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안보 상황은 순식간에 핵무기의 열대(熱帶)로 변하게 된다.

또한 세계 핵무기 확산을 막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같은 기구는 그 존재 가치가 상실될 것이며, 유엔의 기능 역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 더욱이 일본의 핵무기 보유는 일본이 대륙과 해양의 진출 그리고 세계패권을 한 번도 포기해 본 적이 없는 나라라는 점에서 러시아, 중국은 물론 미국까지도 긴장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세계는 순식간에 핵군축이나 핵감축이 아닌 핵확산 도미노 현상에 빠져들게 될 것이며, 지구촌의 모든 주권국가들은 핵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될 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와 동북아 평화를 삽시간에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수 있는 엄청난 재앙요인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반도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와 동북아 지역을 핵 연기와 방사능이 치솟는 폐허로 만들 수 있는 재앙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태가 된다면 하나 뿐인 지구에 생존해 있는 인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북한의 말대로 ‘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 없기’때문에 지구에 전 인류가 다 소멸하더라도 북한 민족만 살아남으면 이 지구는 가치 있는 곳일까? 사실상 상호확증파괴력을 갖고 있는 핵무기는 더 이상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없다. 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unused weapon)로도 정의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반드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비합리적인 지도자들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그는 자살하는 심정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독일의 히틀러나 일본의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같은 무력주의자들의 손에 핵무기가 들려 있었다고 가정해 보라. 이들이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성적인 지도자들이 각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경우라면 핵무기는 더 이상 사용될 수 없는 한계를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핵무기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다고 해서 인류에게 있어서 전쟁은 끝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핵무기로 꽉 들어찬 지구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평화 상태와 핵무기가 하나도 없는 지구촌의 평화 상태를 한번 비교해 보라. 인류는 어떤 평화 상태에 있는 것이 더 희망적인가? 핵이 전쟁 막는다지만 북핵 때문에 한-일-대만이 핵 갖는다면 억제력은 없어지고 재래식 군비경쟁 더욱 가속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종식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다 더 많은 국가들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전쟁은 ‘핵의 억지 효과’ 때문에 핵을 갖고 있는 국가들 간에는 서로 전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결국 군사력은 다시 재래식 무기의 경쟁시대로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재래식 군사력이 강한 나라가 결국 강대국이 되는 것은 명확해진다. 이처럼 재래식 군사력은 경제력과 비례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해도 주변 국가들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 효과는 순식간에 상쇄될 수밖에 없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와 동북아 평화 체제를 불안한 국면으로 몰고 가 결국 평화무드를 해체할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자신들의 체제를 스스로 해체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북한의 핵무기가 바로 세계 3대 화약고 가운데 하나인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의 위기를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핵과 전쟁 가능성 - ‘일본의 핵무장’, 미-중 절대 방관 못해 북한의 핵무기는 몇 가지 점에서 한반도는 물론이고 세계와 동북아 평화에 전쟁의 씨앗으로 자라고 있다. 전쟁 시나리오 1 일본의 “우리도 핵 갖겠다” 주장에 미-중 합의 아래 북핵 공격 첫째, 미국의 관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세계 핵확산의 촉매자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북한과의 핵협상에서 또 다시 미국이 실패한다면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재고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이 북한 핵무기 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워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협상이든 군사적 공격이든 포기시키지 않으면 일본은 자위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시켜 결국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지를 강행할 경우, 미국은 일본의 핵개발 압력에 견디지 못해서 북한의 핵시설을 군사적 폭격으로 파괴시킬지도 모른다. 지금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와 같은 극우주의자들이 집권 자민당의 당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일본의 핵무장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은 일본의 핵무장을 극력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끝까지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중국은 서로 합의하여 북핵 시설에 대한 군사적 선제공격을 강행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북한의 핵무기는 한반도에 새로운 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결심을 하는 경우는 일본의 핵개발 의지가 북한의 핵 포기 의지보다 더 강해질 경우이다. 미국의 판단에 북한의 핵 무력화만이 일본의 핵개발 의지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일 것이다. ‘북핵 탓 일본의 핵무장’을 미-중은 절대로 용인 못해. 일본이 핵무장 본격 추진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의 검은 불길 타오른다 전쟁 시나리오 2 미국, ‘북한과 더 이상 대화 불필요’ 판단 따라 북한 핵시설 폭파 시도 둘째, 미국이 북핵 문제는 더 이상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단정 짓고, 미국이 확실히 북한의 핵 군사력을 선제공격함으로써 전멸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거나 아니면 북한의 반격을 완전히 방어할 수 있다고 확신 혹은 오판했을 때, 미국은 북한 핵시설을 폭파할지도 모른다. 전쟁 시나리오 3 미국, 북한 핵 능력 과소평가하고 스텔스기로 야간폭격해 초토화 셋째,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이다. 만일 미국이 자체적으로 분석하기로 아직 북한이 핵무기를 상용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할 경우에 한해서, 미국은 북한이 상용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시점 이전에 북한의 핵보유 능력 자체를 완전히 해체시키려 할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공격할 목표물은 북한 미사일 기지가 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로라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보복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 군사적 공격을 단행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F-22 전투기는 한밤중에 평양으로 날아가 자신들이 판독한 평양의 군사기지를 초토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북한이 갖고 있는 레이더망에는 포착되지 않고 북한으로 날아들어 갈 수 있는 초정밀 전투기이다.

만일 실전에 들어간다면 현재 북한에 있는 소련제 MIG-19, 21 전투기를 모두 합쳐도 F-22 스텔스 전투기 한 대와의 전투에서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의 북한의 방위체제로 미국의 군사적 폭격을 막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여성용 스타킹으로 M-16 총알을 막겠다는 것과 비슷한 상황에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F-22 스텔스 전투기 한 대가 저녁에 북한 영공을 뚫고 들어갔을 때, 이 비행기 한 대로 북한의 주요 군사기지는 모두 파괴될 수 있고 무력화될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북한이 일본 열도와 한국을 향해 배치해 놓고 있는 장사정포 위치까지도 포함된다. 이 전투기가 어둠을 뚫고 북한 영공을 침투하게 되면 북한 레이더망에는 마치 밤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한 마리처럼 보여 북한의 레이더 판독 수준으로는 정확히 비행기인지 아니면 하늘을 나는 새인지에 대한 판독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북한의 방위 체계가 막는다는 것은 한 미국 군인의 말에 의하면 “장갑차나 탱크를 당나귀나 노새를 앞세워 막아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수준”인 것이다. 전쟁 시나리오 4 북핵 실체 인정한 중국이 북핵의 독자적 해체를 시도하며 전쟁 발발 넷째,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그 위력을 실제로 인정하게 되는 경우이다.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면 가장 절박한 상황에 빠지게 될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북한 핵무기 위협에 대처한다는 구실로 한미 군사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미일 군사동맹 또한 더욱 공고화되면서 자위대의 활동반경은 공격적이면서도 넓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에 대한 모든 방어부담은 중국이 지게 된다. 미일 동맹이 강화되면 중국이 상상할 수 없는 미국의 최첨단 군사기술이 일본으로 이전된다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공격에 대한 방어 구실로 미국과 일본이 미사일 방어시스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고, 여기에 대만까지 끌어들인다면 대만 건너편 중국 푸젠성(福建省)에 대만을 겨냥해 배치되어 있는 미사일들은 쓸모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구실로 미국이 대만과 동북아 지역에 더욱 가까이 진입해 들어가게 되면 이는 곧 대(對)중국 포위 전략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화는 중국의 지역 및 국제적 지위를 떨어뜨리고 대만과의 영토 통일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접경지대에 살고 있는 약 3억 명에 달하는 중국 동북 3성의 자국민들이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된다는 사실을 중국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가 중국 내 분리독립 운동파들 손에 들어갈 경우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중국이 자국의 국경선 근처에 건립되어 있는 북한 핵시설에 대해서 미국의 폭파 계획을 묵인하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나서서 해체할 경우 이는 예상할 수 없는 긴장과 위기를 몰고 올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 이렇다 할 증후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아직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거나, 아니면 북한의 핵 보유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외교의 대실패, 북한 핵 - 1994년 전쟁 났다면 “한국인 100만명 사망” 지금 한반도는 1953년 7월에 조인된 정전협정에 따라 휴전 상태에 놓여있다.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채 사격중지 상태가 50년 이상 계속 되어온 것이다. 일시적으로 전쟁이 중지된 상태이지 전쟁이 완전히 종결된 상태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전쟁의 상태도 아니고 평화의 상태도 아닌 ‘반전반평화(半戰半平和)’의 혼재 상태가 지금의 한반도이다. 전쟁 속에 잠시 화염이 멈춰 있는 막간의 평화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는 언제든지 깨지기 쉬운 미완의 평화이자 불완전한 평화이다. 1899년과 1907년 두 차례에 걸쳐 전쟁 규약을 명문화한 헤이그 조약에 따르면 “원래 전쟁은 선전포고로 시작하고 평화조약으로 끝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은 선전포고도 평화조약도 없는 전쟁이었다. 전쟁의 시작도 예시하지 않고 새벽에 기습적으로 일으킨 전쟁이었고, 전쟁의 종결을 상징하는 평화조약도 아직 없는 상태이다. 그래서 남과 북은 지금까지 제휴조차 없는 적대적 대결 관계를 50년 동안이나 지속해 오고 있다. 그동안 북한과 한국·미국 간에는 직접적인 적대관계가, 북한과 일본 사이에는 간접적인 적대 관계가 지속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에서 몇 번의 전쟁 위기를 초래했고 또 지금도 계속해서 전쟁의 씨앗으로 남아 있다. 북한 핵문제는 이미 1993년과 94년에는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을 만들었고, 2002년에도 극단의 위기를 불러 일으켰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와 IAEA 탈퇴에 이어 촉발된 1994년의 북핵 위기는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토록 만들었고 동시에 해상봉쇄 준비와 유사시 작전지원 등을 위해서 비밀리에 일본 방위청에 협력을 타진토록 했다. 이를 받아들인 이시하라 노부오(石原信雄) 관방부장관은 극비리에 방위청과 외무성에 연구를 개시하도록 했다. 북한은 한국 국민과 해외 교포에게 김영삼 정권을 타도하자고 호소했을 정도였다. 94년 미국은 일본 자위대에 ‘북한 침공’을 준비시켰고, 북한은 전쟁발발을 각오. 미군 10만, 한국인 100만 죽는 사태 일촉즉발 당시 미 국방장관은 육·해·공군 1만 명 증파와 F-17 스텔스 폭격기의 증파, 항공모함 인근 해역 배치라는 안을 채택할 준비를 하고 있었고, 북한은 이때 전쟁을 각오하고 있었다. 그리고 만일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를 예측하기 위해 존 살리카쉬빌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소집한 전체 회의의 검토 결과는 북한과의 전쟁 기간을 90일로 잡았을 때 이로 인해서 발생할 사상자는 미군 5만 2000명, 한국군 49만 명에 달했고, 전체적으로는 미군 사상자 8만~10만 명을 포함해 군인·민간인 사상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결국 카터의 방북으로 북핵 위기는 극복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맺어진 북미간의 제네바협약으로 북핵 위기는 끝을 맺게 되는 듯했었다. 그러나 이 북핵 위기는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으로 위기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고,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도는 급박한 상황으로 급변했다.

당시 부시 행정부의 참모들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후, 그 다음 제거 대상은 바로 북한의 김정일이라는 말을 감추지 않고 했었다. 당시 부시의 국가안보관에는 성경에서나 읽을 수 있는 ‘악’의 개념이 되살아났다. 부시의 사고 체계에는 ‘악’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었다. 부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사고체계에서 ‘악’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것처럼, 자신도 레이건 대통령을 따라가고 싶어 했다. 부시는 1982년에 레이건이 영국 의회에서 구소련을 향해 ‘악의 제국’이라고 공격했듯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들에 대해 ‘악의 축’이란 말로 공격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제국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악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연설도 했다.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을 향하여 자신은 “파리 잡는 일은 지긋지긋하다. 방어 놀이도 신물 난다. 공격 놀이를 하고 싶다. 지금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테러리스트들에게 날아가 공격을 하고 싶다”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부시에게 있어서 북한은 악의 존재이자 테러지원 국가로 선제공격의 대상이었다. 당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서는 이라크와의 전쟁이 끝나자 부시가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할지도 모르며, 북한에 강압적인 정권교체를 시도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당시 한국의 시민사회는 미국의 대(對)북한 군사공격에 반대한다는 여론 조성 및 확산 작업에 뛰어들었고, 반전·반부시 평화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은 한동안 공개적인 현장 시찰 활동을 중단한 채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이후 다시 북핵 협상이 소강상태에 빠져 들자 북한은 미국과의 핵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2006년 7월에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섰고, 한반도는 또 다시 긴장과 위기의 상황을 맞게 되었다. 당시 다수의 한국인들은 핵과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북한의 김정일보다는 재임 중 두 번에 걸쳐 전쟁을 일으켰던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한반도 평화에 더욱 위협적인 인물로 보고 있었다. 부시 독트린에 입각한 일방주의 외교정책과 선제공격론으로 북한과의 새로운 전쟁이 언제 발생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지냈다. 북핵 문제와 미국 외교 - 오바마의 ‘힘의 대화’ 실패하면 다음 순서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 선거 캠페인 중에 “부시 행정부가 북미협상을 포기하는 바람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까지 초래되었다”며 북미 직접협상 방침을 분명히 밝혔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일 핵무기 폐기 의사를 확실히 한다면 김정일과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도 경쟁자인 매케인 후보에게 “왜 적대 국가의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자신은 부시 행정부가 대화조차 거부했던 지도자들을 기꺼이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외교적 대화 노선은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은 뒤로 점점 후퇴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그의 외교 정책의 기조는 “단호하고 직접적인(tough and direct)” 태도를 견지하는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대화를 하기는 하되 부드러운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터프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낮은 자세의 대화는 하지 않고 ‘힘 있는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대화도 하지 않고 대결로 들어갈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대화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세 때 “북한과 대화하겠다”던 오바마, 대화 노력 뒤로 물린 것은 왜일까? 대화 끊긴 미-북, 이제 남은 수순은? 부시처럼 군사력, 명령, 억압, 지배에 기초한 하드 파워(hard power)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일방주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취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대화, 설득에 기초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에만 의존해 세계 문제를 풀어가는 그런 방식도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힘의 대화’ 추구론이다. 힘이 밑받침되지 않은 대화와 협상은 한계가 있다고 보는 태도다. 외교도 마찬가지이다. 강력한 군사력이 뒷받침 되지 않은 외교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자세다.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오바마 외교노선이 추구하는 대화정책이 일단 ‘평화로운 방법으로 핵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울지 모르지만, 터프하고 직접적인 대(對)북한 대화정책이 별반 효력을 낳지 못할 경우에 그가 언제까지나 대화만 하고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의 ‘터프하고 직접 대화에 기초한 외교 방식’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즉,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오바마의 대화우선주의에 입각한 대 북핵 정책이 좋은 결실을 얻지 못하고 그의 대화노선이 교착국면에 빠질 경우, 그 이후에 오바마 대통령이 뽑아들게 될 대북 핵정책은 무엇일까. 세계가 주시하는 문제다. -필자 소개 :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국민의 정부 초대 국정상황실장, 16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 미국 듀크대 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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