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 새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비관적인 전망이 대세지만 침체된 가운데 다양한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작년과 올해로 연결되는 부동산 빅 이슈 10가지를 짚어보며 2011년 부동산 시장을 예상해 본다. ① 지방 부동산은 회복 조짐 최근 부산을 비롯해 일부 지방에서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미분양 감소와 분양시장의 선전, 전세-매매가 상승세 등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2010년 9월에 전월의 7만 5829호보다 4705호가 줄어든 7만 1124호를 기록해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08년 12월의 최고점 13만 9000호와 비교한다면 49%나 감소한 셈이다. 분양 시장은 부산을 중심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속출했고 미분양이 우려됐던 세종시 첫 마을 '퍼스트프라임' 아파트는 1582가구 모집에 3345명이 접수해 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전용면적 59~149㎡는 전 주택형이 마감돼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활기를 띄는 것은 2007년 이후 건설사들이 사업성 악화로 지방공급을 급격하게 줄여 공급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1년에도 지방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 입주 물량은 2010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② ‘분양 양극화’ 심화될 듯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큰 기여를 했던 양도세 감면 제도가 작년 2월 11일 종료됐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뒤 건설업체의 분양 물량이 줄어들었고 수요자들의 관심도 끊겼다. 또한 정부가 민간아파트 공급 위축을 우려해 보금자리주택을 쉴 새 없이 쏟아내면서 민간 분양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이에 따라 2011년 분양 시장도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선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와 보금자리주택 공급 여파 등으로 건설업체들이 분양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분양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망 분양 물량에만 수요자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③ ‘입주 폭탄’ 끝나 전세 살아날듯 2007년 말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업체가 공격적으로 밀어냈던 분양아파트가 작년 입주 시점에 다다르면서 수도권 입주 물량 과다가 현실로 나타났다. 작년 고양, 광명, 남양주, 용인, 파주 등의 입주물량은 각기 1만 가구를 넘어서 인근 아파트의 가격을 떨어뜨렸다. 입주 시기가 다가왔지만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아파트가 상당수 있었고 대부분이 중대형 면적의 고가 아파트라서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작년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반사이익으로 입주가 늘어나는 단지도 있었다. 올해는 입주 단지에 전세입자가 늘어나고 입주 물량도 줄어듦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④ 전세대란 계속되면서 월세 증가 작년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난이 심화됐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매매 대기 수요자들이 대부분 전세로 전환했고, 전세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 지역의 소형 아파트 공급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당분간 전세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 월세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금리의 영향으로 집주인이 전셋돈을 은행에 예치하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1년은 금리 상승이 예정돼 있지만 대출 금리에 비한다면 예금금리의 상승폭은 상당히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주택 투자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 보다는 월세가 유리하다. 따라서 앞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⑤ 아파트 공급 감소세는 계속 국토해양부의 부문별 주택 인허가 실적에 따르면 2010년 11월까지 누적 신규 인허가 실적은 22만 9039호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12월 물량을 포함해도 연간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분양 물량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의 30만 6000호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입주 시점인 향후 1~2년 후까지는 주택시장이 불안한 지역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시장 침체로 분양 사업 성공 가능성이 낮아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에 공급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⑥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관심 높아져 최근 1~2인 가구 증가와 전세난 등으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이 급증하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09년 5월 도입돼 초기 인허가 물량이 2009년 1576세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 7월 6일 건축규제 완화(30세대 미만 건축 허용, 상업시설과 복합건축 때 건축허용 등) 등의 활성화 정책 시행으로 인허가 물량이 7월 1162세대, 8월 1471세대, 9월 2496세대 등으로 급증했다. 2010년 인허가 된 도시형생활주택은 원룸 형이 86%(7746세대)로 가장 많았고 단지형 다세대주택 8.6%(772세대), 기타 5.4%(492세대) 등의 순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오피스텔 및 소형주택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규제 완화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성이 좋아져 2011년에도 공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지역적으로 공급이 몰리는 지역은 단기 공급 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⑦ 1월 보금자리 본 청약 결과에 관심 지난 5월 보금자리주택 2차 지구 6곳(서울 내곡, 서울 세곡2, 남양주 진건, 구리 갈매, 부천 옥길, 시흥 은계)의 사전 예약 접수가 진행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서울 강남 지역을 제외하고 경기도 일대 지구는 낮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미달 사업장이 속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 공급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은 평균 14.8대1 경쟁률을 기록하여 성황리에 사전 예약을 마쳤다. 국토해양부는 또한 지난 5월 서울 항동, 인천 구월, 광명 시흥, 하남 감일, 성남 고등 등 5곳을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확정해 고시했다. 총 면적은 21.161㎢로 12만 13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이 중 보금자리주택은 8만 7800가구다. 그러나 현재 주택시장 수급상황을 고려해 사전예약 물량은 3개 지구(서울항동, 하남감일, 인천구월) 4758가구로 축소됐다. 4차 사전예약 시기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12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본 청약 입주자모집공고를 발표했으며 1월에 본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2011년에 본 청약을 하는 지구는 대부분 입지가 좋고, 사전예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이 많아 청약은 순조롭게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토지보상이 지연되면서 계획대로 청약이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부동산 침체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해 투자 가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분양가에 따라 청약 결과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⑧ DTI 규제완화, 3월말 종료 정부가 부동산 거래 불편 해소를 위해 작년 8월 29일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발표 시점이 여름 휴가철이었고 곧바로 추석 연휴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은 소강상태를 보였다.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 했지만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그만큼 이자부담도 늘어날 것이고,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은 게 소강상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0년 10월 신고 분 아파트 실거래 건수가 전월대비 22.7% 증가하면서 8.29대책의 효과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책의 효과를 논하기에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거래 동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DTI 규제 완화 역시 2011년 3월 종료된다. DTI 규제 완화가 끝나면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지 아니면 회복세로 전환될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⑨ 강남 재건축, 새해에도 잠잠? 재건축 아파트의 상징인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가 작년 3월 5일 정밀 안전진단을 통과해 조건부로 재건축이 가능하게 됐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 지 9년 만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은마아파트 가격은 떨어졌다. 이미 재건축 호재가 반영됐고, 현재 시장 상황이나 사업성을 고려할 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 77㎡의 경우 작년 2월 4층이 10억 3000만 원에 거래가 됐지만, 4월에는 12층이 9억 2000만 원에 거래가 됐고 4월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10월에는 13층이 8억 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1월 9층이 9억 27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2010년 하반기 들어 강남 재건축 시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가 늘어났고 가격도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고 재건축 사업 여건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회복세가 2011년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⑩ 또 건설사 구조조정? 2009년 말부터 신성건설, 세양건설, 풍성주택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최종부도 처리 되거나 법정관리, 워크아웃 신청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면서 2010년 상반기에만 3차례 건설사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구조조정 이후 건설업체들은 재무건전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현재 4차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에도 또 건설사 구조조정이 진행될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