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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새해결심과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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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4호 최영태⁄ 2011.01.10 16:51:05

최영태 편집국장 신발업체 나이키의 광고 문구인 ‘Just Do It’은 20세기가 낳은 명언이다. ‘그냥 해’라는 간단한 의미지만 그 안에는 인간심리를 꿰뚫는 혜안이 담겨 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무슨 운동을 하나, 어디서 하나 등등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말은 “잔소리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또한 새해 결심을 할 때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담배를 끊을까 말까, 금연보조제는 뭐로 할까, 언제부터 결행하나 등으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말 역시 “잔머리 굴리지 말고 지금 당장 끊어!”인 까닭이다. 사실 ‘Just Do It!’이 필요한 쪽은 여자보다 남자들이다. 남녀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랄 수 있는 여자 쪽은 ‘그냥 하자!’라고 결심하는 순간이 남자와 비교한다면 적다고 할 수 있겠고, ‘그냥 안 해서’ 후회하는 비율도 남자보다 낮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실제 심리 측정 실험에서도 드러났다. 남녀를 평생 괴롭히는 후회를 비교해 보니, 남자 쪽에는 ‘했어야 하는데 못 한 일’이 더 많고, 여자 쪽에서는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한 것’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다. 예컨대 이성 관계와 관련해 남자의 마음 속에는 대개 “그때 그 여자에게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갔더라면…”이라는 후회가 항상 남는다. 반면 여자의 마음 속에는 “그때 내가 왜 그렇게 쉽게 응했을까”라는 후회가 더 많이 남는다고 한다. 문제는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평생 가는 반면, 이미 저지른 일에 대한 후회는 대개 쉽게 잊힌다는 것이다. ‘후회 심리학’을 정립한 미국 일리노이대학 심리학과의 닐 로즈 교수는 저서 ‘If의 심리학’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람에게는 병균에 대한 면역력이 선천적으로 있듯, 마음에도 후회에 대한 선천적 면역력이 있다.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면 반드시 그 결과가 뒤따른다. 그런데 그 결과가 부정적이면 마음은 재빨리 그 결과에 만족하도록 우리 마음을 달랜다. “더 잘못 될 수도 있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는 작용이다. 일단 일어난 일은 되돌릴 수 없고, 계속 후회하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런 방어 작용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되고, 그 결과 ‘일단 저지른 과오’는 쉽게 잊힌다는 결론이다. 이를 로즈 교수는 ‘살면서 어떤 결정을 내리건 뇌는 우리가 그 결과에 만족하도록 만들어 준다’고 정리했다. 만약 후회의 면역학이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결과는 자살 등으로 이어진다. 일단 저지른 일은 이렇게 심리적으로 쓱싹쓱싹 처리가 되지만, 저지르지 않은 일은 후회의 면역학이 작동될 여지 자체가 없다. 그러니 “만약 그때 했다면 그렇게 됐을 텐데…”라는 상상의 나래만 펼쳐지면서 속이 끓고 평생 정리가 안 되면서 미로 속을 맴맴 돌게 된다. 적극적인 편이라 ‘안 한 일’이 더 많은 남자들은 평생 마음의 부담을 갖고 사는 반면, 소극적인 편이라 ‘안 한 일보다는 한 일’에 대한 후회가 더 많은 여자들은 후회의 면역학 덕분에 과거지사를 훌훌 털고 가뿐하게 다음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자가 스트레스 상황에 더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남자들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유족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말을 남긴단다. 그리고 그 내용은 대개 ‘그때 그걸 했어야 하는데…’라는 후회란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올해는 정말 Just Do It!해 보자. 과녁을 노려보기만 하고 활시위를 당기지 않으면 과녁을 절대로 적중시키지 못한다. 반면 어느 정도 준비하고 일단 활을 쏘면 그 다음 번에는 결점을 보충해 더 중심에 가깝게 쏠 수 있다. 그러기에 결론은 또 ‘Just Do I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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