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큰 맘 먹고 새 차를 구입한 나배짱 씨는 요즘 소액 빌리기에 정신이 없다. 차를 구입하고 늘어난 빚만 벌써 200만원 안팎.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심정으로 약 400여만 원을 선비용으로 지급하고 매달 나오는 40만원 안팎의 할부금과 유류비를 포함해 100만원이 넘는 카드 값, 그 외 기타 생활비를 이용하고 나면 급여에서 남는 돈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모자란 돈을 채워 넣어야 한다. 나 씨는 “새 차를 구입하는 것이 이렇게 큰 부담이 되는지 몰랐다”면서 “(차를) 다시 되팔아 버릴까 생각했지만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오히려 차를 보면 내부를 꾸미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다. 재테크는커녕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 술만 먹으면 ‘내가 낼께’를 연발하는 강심장 씨. 신용등급이 2등급이라며 한도가 빵빵한 신용카드를 이용해 낸 술 값만 매달 80만원 이상. 황당한 것은 술 값만 100만원을 넘게 냈다고 자랑하는 친구들 이야기에 오히려 본인은 착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옷 사는 것은 아까워도 술 값은 아깝지 않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강 씨는 오늘도 ‘부어라 마셔라’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 새해 들어 자동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친구들과의 단합을 위해 술자리는 빼놓지 않는 직장인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재테크보다는 빚 부담에 더 허덕인다는 점이다. 큰 맘 먹고 새 차를 구입했지만, 생각보다 지출이 많아 적자에 허덕이는 나 씨와, 인맥을 위해 옷 사는 것은 아깝지만 술 값 내는 것은 아깝지 않다는 이상한 신조를 가진 강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이들의 재테크는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까. 전문가들은 당장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부터 없애야 한다고 지적한다. 카드를 이용하면 당장 현금이 지출되지 않아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고, 특히 술을 먹고 난 후 선뜻 나서 계산하는 것은 카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은행권에서 재테크를 담당하는 한 팀장은 “남자들은 여성보다 소비를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가 있다”면서 “지갑에 약간의 현금과 비상금을 따로 두고, 술을 마시면 갹출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매달 5~10만원 안팎의 적금을 하고 이를 은행대출 이자처럼 매달 납입해야 한다는 인식을 스스로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당장에는 어렵지만, 습관이 들면 자연스럽게 소비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미 구입한 자동차 비용은 어쩔 수 없는 일. A은행 자산관리 팀장은 “나 씨의 경우 당장 차를 되파는 것은 오히려 큰 손해”라며 “새 차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지도 못한 돈이 지출되지 않도록 안전운행을 해야 하고,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고를 내지 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는 이론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차를 사지 않았을 때와 차를 구입했을 때 지출내역을 매달 확인해 최소한의 비용을 쓰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재테크의 첫 발에 성공했다면, 다음으로 금융과 친해져야 한다. 또 잘랐던 카드를 다시 만들어 포인트와 할인혜택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가장 먼저 은행 적금을 늘리거나, 신용한도를 최소한으로 줄여 자신에게 꼭 맞는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좋다. 은행이자가 4% 안팎이더라도 1~2년 후에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이를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재테크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이 얼마의 급여를 받고 얼마만큼의 여윳돈을 만들 수 있느냐”면서 “여윳돈을 만들 수 없다면, 가장 먼저 줄여야 할 소비가 무엇인지, 또 필요 이상으로 지출된 것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수 있는 가계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용카드 사용도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맞는 소비를 파악하고 한도를 50만원 안팎으로 줄여 이용한다면 오히려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 심한 당신이라면 사회 초년병 마음으로 돌아가라 특히 이미 빚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정확히 파악해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비 낭비가 심한 직장인들의 경우 사회 초년생이라는 마음으로 첫 발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도 좋다. 청약저축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라면 당장 가까운 금융기관에 가서 청약통장에 가입하라.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일정 시한이 지났을 때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또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투자 지표는 ‘금리’다. 돈값을 알아야 어느 곳에다 돈을 묻어둘지, 판단이 선다는 것이다. 현재는 저금리 돈값이 너무 싼 시기다. 우리 경제가 뚜렷한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만큼 금리가 앞으로 ‘확’오를 가능성도 적다. 이런 저금리 상황에서 형편없이 낮은 이자가 기대되는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꼬박꼬박 넣어둔다면 품만 팔고 소득은 적은 국면을 맞는다. 적금은 적립식 펀드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은행의 정기적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적립, 주식 등에 투자하는 것이 적립식 펀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등락이 심한 편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 수익률이 나쁘다고 할 수 없어, 적립식 펀드를 통해 은행 정기예금을 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직장생활 몇 년을 하고 결혼을 해야 하므로 적립식 펀드를 잘 활용해 ‘목돈’을 만지는 것이 좋다. 직접 주식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다. 주식시장의 흐름 등 ‘돈의 행방’을 잘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다. 술을 마실 때 순간의 자존심을 버리고, 당장의 편안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이미 재테크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후 금융과 친해지고, 다양한 금융상품 가입을 통해 목돈을 마련할 경우 훗날 불어난 잔액이 당신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대중교통 이용이 얼마나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를 알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