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숙 작가가 ‘내 안의 섬-바람’이란 주제로 3월 9일부터 15일까지 갤러리라메르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의 조각은 섬, 비구름, 나무 이렇게 세 가지 모티브가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다양한 구조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독특한 미감을 바탕으로 하는 조각은 회화적 요소를 지님과 동시에 미묘한 생동감을 가득 담고 있다. 점토로 형태를 만들고 초벌구이를 한 작품들은 테라코타의 영역이지만 작가는 여기에 채색을 가해 작품에 생명력과 서정성을 부여한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라는 존재는 작가에게 있어 바다에도 육지에도 속하지 않는 미지의 세계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오정숙은 섬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자신이 어린 시절 꿈꿨던 동화적 상상력을 환기시킨다. 이는 조각으로 표현되면서 사람들의 상상력 또한 자극시킨다. ‘나무’는 섬에 기대어 사는 존재로 자신의 위상을 드러낸다. 강한 바람에 휘날리는 나무는 역경에 맞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인간의 삶의 여정과도 닮아 있다. 이처럼 작가는 자연과 자아를 구분하지 않고 일체돼 같이 숨을 쉬고자 한다.